
LA에서 살면서 어지간한 홈리스 정책에는 눈썹 하나 안 꿈쩍하는 사람인데 (어짜피 해결이 잘 안되는거 아니까), 오늘 뉴스를 보고는 진짜 마시던 커피를 뿜을 뻔했습니다.
LA 시의회가 한인타운 바로 옆인 13지구(실버레익, 에코팍, 할리웃 등) 내 12곳의 노숙자 야영 금지구역을 해제했다네요?
그것도 찬성 10표, 반대 3표로 아주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답니다.
발의한 사람은 이 동네 관할 휴고 소토-마르티네스 시의원이고요.
그동안 LA시 조례 (Section 41.18) 가 있어서 그나마 인도에 텐트 못 치게 묶어두던 곳들인데, 이제 그 고삐를 풀겠답니다.
명분은 참 예술입니다. "텐트 단속해 봤자 옆 블록으로 옮겨갈 뿐이다! 단속 대신 주택이랑 복지 서비스를 줘서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아니, 그 '근본적인 해결'이 대체 언제 되는데요? 몇 년 뒤? 십년 뒤?
그 해결책이 완성될 때까지 길거리에서 세금 내고, 장사하고, 아이 키우며 사는 주민들은 대체 무슨 죄를 지어서 그 난장판을 일상에서 견뎌야 합니까?
길거리에 노숙자 한 명이 누워있는 거랑, 인도에 텐트가 둥지를 틀어서 거대한 '텐트촌'이 되는 건 차원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텐트가 들어서는 순간 보행권 박탈은 기본이고 쓰레기, 악취, 인분, 마약 중독자들의 고성방가에 화재 위험까지... 그 블록 상권과 주거 환경은 그냥 끝장나는 겁니다.
LA에 있는 ATM이 밤이면 사용불가 노티스가 뜨고, 길거리 구석마다 인분이 방치되있고, 이게 LA 현실입니다.
더 열받는 건 LA시가 노숙자 문제에 돈을 안 씁니까?
해마다 시민들 주머니 털어서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고 있잖아요! 그런데 체감되는 건 0입니다.
다운타운 정리하면 한인타운으로 오고, 고가도로 밑 정리하면 주택가 골목으로 들어가는데, 이제는 아예 금지구역 표지판까지 치워주시겠다?
규제를 해제하려면 최소한 "이 12곳을 해제하는 대신, 여기 거주하던 노숙자 몇 명을 어느 임시주택으로 수용하고, 새로 텐트가 생기면 어떻게 관리하겠다"는 구체적인 Road-map이라도 가져와야 할 것 아닙니까. 대책도 없이 일단 '규제 해제!'부터 질러버리면, 그게 무슨 정책입니까?
노숙자 무작정 쫓아내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경찰력만으로 해결 안 된다는 거, LA 오래 산 사람이면 다 압니다.
하지만 노숙자 권리 챙기느라 정당하게 세금 내고 사는 보통 시민들의 안전과 권리를 아주 대놓고 뒷전으로 밀어버리는 행태에는 정말 열이 끝까지 받칩니다.
LA 정치인들 보면 문제 해결에는 관심이 없고, 이 사안을 어떻게 포장해야 본인 정치 표밭에 유리할지만 머리 굴리고 있는 게 눈에 너무 보입니다.
표지판 치운다고 텐트가 사라집니까? 노숙자가 집을 얻습니까?
우리 시민들이 그런 눈가리고 아웅에 한두 번 속았어야죠.
골치 아픈 뉴스 안 보고 편하게 좀 살고 싶은데, 진짜 유권자들이 똑똑해져서 투표로 다 엎어버리지 않는 이상 답이 없어 보입니다.


하늘Vision
Crystal P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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