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이 오래 사신 집을 물려받으면 세금이 다 없어진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없어지는 것은 부모님 생전에 오른 몫의 양도소득세이고, 그 뒤로 오른 몫은 그대로 남습니다.
상담하다 보면 가장 흔한 사례가 있습니다. 수십 년 전 싸게 산 집을 자녀가 물려받아 곧 팔려는 경우입니다. 이때 핵심이 스텝업, 즉 취득가 재조정입니다.
연방 세법 1014조에 따르면 상속받은 재산의 취득가는 사망일 기준 시가로 새로 잡힙니다. 부모님이 예전에 얼마에 샀는지는 더 이상 계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부모님이 오래전 20만 달러에 산 집이 사망 당시 80만 달러였다면, 자녀의 취득가는 80만 달러가 됩니다. 그 사이 오른 60만 달러에는 양도세가 붙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오해가 생깁니다. 물려받은 뒤 몇 년 두었다가 90만 달러에 팔면, 차액 10만 달러는 과세 대상입니다. 세금이 사라진 게 아니라 출발점이 바뀐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정확합니다.
반대 경우도 있습니다. 사망 당시 시세가 구입가보다 낮으면 취득가도 그 낮은 시가로 내려갑니다. 이를 스텝다운이라고 부릅니다.
상속 재산은 보유 기간과 상관없이 장기 보유로 취급됩니다. 물려받고 몇 달 만에 팔아도 단기 세율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캘리포니아에 사는 한인 가정이 꼭 알아야 할 대목이 하나 더 있습니다. 부부 공동재산(커뮤니티 프로퍼티)의 이중 스텝업입니다.
일반 주에서는 부부 공동 명의 집이라도 먼저 돌아가신 분의 절반만 취득가가 재조정됩니다. 남은 배우자 몫 절반은 옛 취득가가 그대로 남습니다.
캘리포니아처럼 공동재산 제도가 있는 주에서는 다릅니다. 집이 공동재산으로 분류돼 있으면 첫 배우자가 사망할 때 집 전체의 취득가가 시가로 재조정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명의 형태입니다. 오래전 조인트 테넌시로 등기해 둔 집은 공동재산으로 인정받는 데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등기부에 어떻게 올라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제가 제일 안타까워하는 경우는 따로 있습니다. 부모님이 생전에 편하게 한다며 자녀 이름으로 집을 넘겨주는 경우입니다.
생전 증여는 스텝업이 없습니다. 자녀는 부모님의 옛 취득가를 그대로 넘겨받습니다. 이것을 이월 취득가라고 합니다.
앞의 예로 보면, 20만 달러에 산 집을 증여받아 80만 달러에 팔면 60만 달러가 고스란히 양도차익이 됩니다. 상속이었다면 없었을 세금입니다.
자녀를 공동 명의로 올려 두는 것도 비슷한 문제가 생깁니다. 넘겨준 지분만큼은 증여로 보기 때문에 그 몫은 스텝업을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물려받은 집에 자녀가 직접 들어가 사는 경우도 따져볼 만합니다. 본인 주거용으로 5년 중 2년 이상 소유하고 살았다면 양도차익에서 독신 25만 달러, 부부 공동신고 50만 달러까지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스텝업과 이 주거용 공제를 함께 쓰면 물려받은 뒤 오른 몫까지 상당 부분 세금 없이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거주 요건은 실제로 살았다는 기록으로 증명돼야 합니다.
여기서 재산세 이야기를 섞으면 헷갈리기 쉽습니다. 스텝업은 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 문제이고, 재산세는 계속 보유할 때 매년 내는 세금입니다. 전혀 다른 제도입니다.
캘리포니아 재산세는 프로포지션 19(Prop 19)가 기준입니다. 부모 자녀 간 이전 때 옛 과세표준을 이어받으려면 자녀가 1년 안에 그 집을 주 거주지로 삼고 홈오너 면제를 신청해야 합니다.
이어받을 수 있는 한도도 정해져 있습니다. 주 조세형평위원회(BOE) 발표에 따르면 2025년 2월 16일부터 2027년 2월 15일까지 이전분은 기존 과세표준에 1,044,586달러를 더한 금액까지입니다.
그러니 물려받은 집을 세 주거나 비워 두면 재산세는 시가 기준으로 다시 평가됩니다. 양도세는 스텝업으로 줄었는데 재산세가 크게 뛰는 일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연방 상속세는 대부분 가정과는 거리가 멉니다. 2026년 기준 개인 면제 한도가 1,500만 달러라서, 웬만한 집 한 채로는 상속세 신고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시가 증빙은 꼭 챙기셔야 합니다. 사망일 기준 감정평가서가 있어야 나중에 팔 때 취득가를 입증할 수 있습니다. 몇 년 지나서 소급해 감정하면 비용도 들고 신뢰도도 떨어집니다.
정리하면 확인할 것은 네 가지입니다. 증여인지 상속인지, 등기 명의가 공동재산인지, 사망일 시가 감정을 받았는지, 그리고 들어가 살 것인지 팔 것인지입니다.
세법은 개인 상황에 따라 적용이 크게 달라집니다. 실제 결정 전에는 세무사나 상속 전문 변호사와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의회에서 스텝업을 줄이자는 논의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현재까지 이 규정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바뀔 가능성은 늘 열어 두시는 게 좋습니다.
제 의견을 덧붙이자면, 집은 서둘러 자녀 명의로 넘기지 않는 편이 대체로 낫습니다. 리빙 트러스트로 정리해 두고 상속으로 넘기는 쪽이 세금 면에서 훨씬 유리한 경우를 오래 봐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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