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인 남성은 왜 나이 들어서도 데이트를 멈추지 않는가  - Atlanta - 1

요즘 미국에서는 60대, 70대에 새로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이 드물지 않다.

나이에 비해 건강하고 재력까지 받혀주는데 올리고 보자는 스타일로 데이팅 앱에 프로필을 올리는 어르신들 이야기도 들린다.

처음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다들 신기해하는 반응부터 보인다. 그 나이에 굳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통계를 들여다보면 이게 결코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다. 65세 이상 성인 중 싱글로 지내는 비율이 36퍼센트에 달한다.

50세에서 64세 사이는 이 비율이 29퍼센트로 조금 낮다. 나이가 들수록 배우자와 사별하거나 이혼해서 혼자가 되는 경우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 싱글 상태를 대하는 태도가 성별에 따라 크게 갈린다는 점이다. 65세 이상 여성의 49퍼센트가 싱글인 반면 남성은 21퍼센트에 그친다.

배우자와 사별한 뒤 새로운 관계를 원하는 정도도 남녀가 확연히 다르다.

배우자를 잃은 지 1년 반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연애를 원한다고 답한 비율이 여성은 15퍼센트, 남성은 37퍼센트였다.

이혼이나 사별을 겪은 50세 이상 여성 중 60퍼센트는 재혼에 아예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같은 조건의 남성은 35퍼센트만 그렇게 답했으니 격차가 꽤 크다.

이유를 들어보면 납득이 간다. 여성 쪽이 친구나 가족과의 관계망이 더 촘촘해서, 굳이 새 파트너 없이도 정서적으로 덜 외롭다는 설명이 많다.

이 대목에서 솔직히 좀 고개가 끄덕여졌다. 결혼이 정서적 안정의 유일한 수단이 아니라는 걸 나이 든 여성들이 더 잘 알고 있는 셈이다.

반대로 남성은 사별이나 이혼 이후 혼자 지내는 걸 훨씬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재혼이든 새 연애든 다시 관계를 찾아 나서는 속도가 빠른 편이다.

그렇다고 나이 든 사람들이 무조건 결혼을 목표로 연애하는 것도 아니다. 요즘은 오히려 결혼이나 동거 없이 관계만 유지하는 방식이 뜨고 있다.

이걸 '리빙 어파트 투게더'라고 부르는데, 말 그대로 따로 살면서 연인 관계는 유지하는 형태다.

나이 든 세대에서 이 방식을 선택하는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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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방식을 택하는지 생각해보면 실용적인 이유가 크다. 각자 이미 자기 집과 살림, 재정을 갖춘 상태에서 굳이 합칠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관계를 유지하는 노년층은 혼자 사는 사람보다 정신 건강 지표가 더 좋게 나온다는 연구도 있다.

반면 동거나 결혼한 사람들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었다.

즉 함께 사는 형태 자체보다, 곁에 정서적으로 의지할 사람이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런식으로 이우어진 관계는 결혼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꽤 실용적이라고 본다. 나이 들어서까지 굳이 법적으로 재정적으로 얽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다.

결혼 관련 통계도 2013년 기준 65세 이상 성인의 50퍼센트가 재혼 경험이 있었는데, 이는 1960년의 34퍼센트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이혼 후 10년 안에 재혼하는 65세 이상 비율이 22퍼센트로 집계됐다.

재혼 자체보다 동거나 리빙 어파트 투게더처럼 유연한 관계를 더 선호하게 된 흐름과 맞물려 있다.

흥미로운 건 온라인 데이팅에 대한 태도다.

50세 이상 싱글 중 지난 1년 사이 데이팅 앱을 써본 사람은 26퍼센트로, 18세에서 49세 사이의 53퍼센트보다 훨씬 낮다.

그런데 지난 3년으로 기간을 넓히면 50세 이상의 49퍼센트가 데이팅 사이트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젊은 층만큼 활발하진 않아도 결코 소극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다만 적극적으로 관계를 찾아 나서는 정도는 나이가 들수록 확실히 줄어든다.

65세 이상 싱글 중 실제로 새 관계를 찾고 있다는 사람은 16퍼센트뿐이었다.

50세에서 64세는 36퍼센트, 50세 미만은 57퍼센트였으니 나이와 반비례하는 셈이다.

쓰고 싶어서라기보다는, 맞는 사람이 나타나면 마다하지 않는 정도의 태도로 보인다.

정서적인 이유만 있는 것도 아니다. 노년층 성적 활동도 40퍼센트가 여전히 성적으로 활발하다고 답했고 (나이는 모르겠다) 여전히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도 높았다.

결국 이 모든 통계가 가리키는 방향은 나이가 든다고 해서 친밀감에 대한 욕구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그 욕구를 충족하는 방식이 젊을 때와는 달라질 뿐이다. 결혼이라는 하나의 정답 대신, 각자의 상황에 맞는 형태를 골라 쓰는 쪽으로 바뀐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흐름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관계의 형식보다 실질을 따지는 게 결국 나이가 주는 지혜 아닌가 싶다.

결혼이든 리빙 어파트 투게더든, 중요한 건 곁에 서로를 챙겨줄 사람이 있느냐다.

그 답을 찾는 방식이 다양해졌을 뿐, 사람을 찾는 마음 자체는 나이와 상관없이 똑같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