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 없는 계산대, 현금 5센트 반올림은 어떻게 될까 - Sacramento - 1

지난주 동네 마트 계산대에서 현금으로 장을 봤는데, 합계가 12달러 43센트가 나왔어요. 잔돈을 기다리고 있는데 캐셔가 잠깐 멈칫하더니 동전통을 들여다보더라고요.

1센트 동전, 그러니까 페니가 부족했던 겁니다. 결국 거스름돈은 5센트 단위로 맞춰서 받았고, 줄 서 있던 사람들 누구도 별말 없이 지나갔어요. 다들 이미 익숙해진 눈치였습니다.

별것 아닌 장면인데 그 짧은 순간이 집에 와서도 계속 머리에 남았어요. 우리가 평생 당연하게 여겼던 1센트가 이렇게 조용히 사라지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사실관계부터 정리해 볼게요. 미국 조폐국은 2025년 11월 12일 필라델피아 조폐소에서 유통용 페니의 마지막 생산분을 찍었습니다.

그 전에 행정부가 생산 중단을 지시했고, 재무부는 비용 문제를 이유로 들었어요. 1793년에 처음 만들어진 동전이니, 230년이 넘는 역사가 여기서 멈춘 셈이죠.

숫자를 보면 이해가 됩니다. 조폐국 2024 회계연도 보고서에 따르면 페니 한 개를 만들고 유통하는 데 3.69센트가 들었어요.

1센트짜리를 만드는 데 거의 4센트가 드는 구조였던 거죠. 조폐국은 그해 페니 생산으로 8530만 달러 손실을 봤다고 밝혔습니다.

이건 데이터가 증명하는 사실이에요. 액면가보다 제조비가 비싼 상태가 19년 연속 이어졌다면, 원칙적으로 정리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런데 생산을 멈추는 것과 계산을 어떻게 할지는 완전히 다른 문제였어요. 법으로 정해진 반올림 규칙이 없다 보니 가게마다 제각각 대응해야 했거든요.

그래서 나온 게 Common Cents Act입니다. 하원이 먼저 통과시켰고, 상원이 9월 28일 만장일치로 수정안을 처리하면서 이제 대통령 서명만 남은 단계예요.

핵심 내용은 단순합니다. 현금 거래에서 정확한 잔돈을 줄 수 없을 때 가장 가까운 5센트 단위로 올리거나 내릴 수 있게 한 거예요.

끝자리가 1, 2센트나 6, 7센트면 내리고, 3, 4센트나 8, 9센트면 올리는 방식입니다. 제가 낸 12달러 43센트는 12달러 45센트가 되는 거죠.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어요. 반올림은 현금으로 낼 때만 적용된다는 겁니다.

카드, 체크, 전자결제, 기프트카드는 지금처럼 1센트 단위까지 정확하게 계산돼요. 그러니 가격표에서 99센트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에요.

그리고 집에 있는 페니는 여전히 법정통화입니다. 저금통에 모아둔 동전을 버릴 필요는 전혀 없고, 은행이나 가게에서 그대로 쓸 수 있어요.

비슷한 길을 먼저 걸은 나라가 캐나다예요. 캐나다는 2012년에 페니 생산을 멈췄고, 2013년 2월 4일부터 조폐국 배포를 중단했습니다.

캐나다도 현금만 5센트 단위로 반올림하고, 세금까지 다 더한 최종 금액에만 적용하도록 했어요. 미국 법안도 거의 같은 구조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요리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건 레시피의 계량 단위를 바꾸는 것과 비슷해요. 재료 하나하나를 반올림하면 맛이 틀어지지만, 완성된 한 그릇 기준으로 맞추면 크게 달라지지 않거든요.

반올림도 품목마다가 아니라 영수증 합계에만 하니까, 오르는 경우와 내리는 경우가 섞이면서 길게 보면 어느 한쪽으로 크게 쏠리기는 어렵다고 봐요. 물론 이건 제 계산이고, 실제 장바구니 패턴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습니다.

물론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어요. 현금을 주로 쓰는 어르신이나 저소득층이 조금씩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저도 이 부분은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가게 입장에서 반올림을 늘 올리는 쪽으로만 한다면 그건 규칙 위반이고, 소비자가 따질 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법으로 기준을 명확히 박아두는 게 의미가 있어요. 규칙이 없으면 결국 목소리 큰 쪽이 이기거든요.

이번 법안에는 흥미로운 조항도 몇 개 들어갔어요. 앞으로 유통 동전을 없앨 때는 재무부가 의회에 60일 전에 알려야 하고, 니켈 제조비를 줄이기 위해 소재를 바꿀 수 있는 길도 열어뒀습니다.

니켈도 사정이 좋지 않거든요. 페니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죠. 같은 보고서에서 5센트 동전 하나 만드는 데 13.78센트가 든다고 나왔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결정이 꽤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세금으로 손해 보는 동전을 계속 찍는 건 재정 건전성 면에서 설명하기 어려워요.

다만 방식은 투명해야 합니다. 계산대에서 반올림 규칙을 눈에 보이게 안내하고, 손님이 원하면 페니로 정확히 낼 수 있게 해주는 게 기본이에요.

현금을 자주 쓰는 분이라면 영수증 끝자리만 한 번씩 확인해 보세요. 몇 센트 차이지만 규칙대로 계산되는지 보는 습관은 나쁘지 않습니다.

시장이 알아서 조정해요. 다만 기본 규칙은 지켜야 하죠. 사라지는 1센트를 보면서, 작은 숫자일수록 원칙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