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은 출생시민권을 제한하려던 기존 행정명령이 연방대법원에서 제동이 걸리자, 이번에는 다른 방식으로 다시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미국에 오래 사신 분들이라면 '원정출산'이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한때는 한국에서도 미국에 가서 아이를 낳으면 자동으로 미국 시민권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널리 알려졌고, 실제로 이를 위해 미국을 찾는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6일 새로운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관광비자로 미국에 입국해 출산한 뒤 시민권을 얻는 이른바 '원정출산'을 강하게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다시 내놓았습니다. 기존 방식이 법원에서 막히자, 적용 대상을 좁혀 새로운 방식으로 출생시민권 제한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미국 수정헌법 제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미국의 관할권에 속하는 사람은 미국 시민"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150년 넘게 이 조항에 따라 부모의 국적이나 체류 신분과 관계없이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시민권을 자동으로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 조항이 옛날 노예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 미국에 들어와 아이를 낳는 원정출산까지 보호하려던 취지는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행정명령도 바로 그 부분을 겨냥했습니다.
백악관은 관광비자를 이용해 미국에 입국한 뒤 출산만 하고 귀국하는 사례를 차단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일부 외국 정부를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의 자녀 등에 대해서도 출생시민권 적용 범위를 다시 검토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이번 행정명령 역시 곧바로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헌법은 대통령의 행정명령보다 상위에 있기 때문에,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시민권 범위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많은 헌법학자들의 견해입니다.
다만 이번에는 트럼프 행정부도 전략을 조금 바꿨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이를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원정출산이나 일부 특정 사례를 집중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기존 대법원 판단을 피하려는 시도로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한국인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부분은 "그럼 앞으로 미국에서 태어나도 시민권을 못 받는 것이냐"는 점일 텐데, 현재로서는 그렇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행정명령이 곧바로 기존 제도를 바꾸는 것은 아니며, 앞으로 연방법원과 연방대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아야 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원정출산 자체보다도 미국 수정헌법 제14조를 어디까지 해석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미국은 판례의 영향력이 매우 큰 나라입니다. 그래서 이번 소송 결과는 앞으로 미국 시민권 제도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관련 소송과 법원의 판단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민 문제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뉴스 헤드라인만 보지 말고 실제 법원 결정이 어떻게 나오는지 차분히 지켜보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인생은패기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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