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LA 상업용 부동산 이야기를 하다 보면 "공실률이 40% 가까이 된다", "이제 40% 넘는 건물도 많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는것이 지금 LA 상업용 부동산(마켓,창고건물)의 40%가 비어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은 오피스만 있는 건물, 그중에서도 Downtown LA입니다.
2026년 2분기 Colliers 자료를 보면 Greater Los Angeles 오피스 공실률은 25.6%입니다.
Downtown LA는 무려 34.5%까지 올라갔습니다.
쉽게 말해서 다운타운 사무실 세 칸 가운데 한 칸 이상이 비어 있다는 얘기입니다.
부동산을 오래 본 사람 입장에서는 이게 정말 무서운 숫자입니다.
왜냐하면 상업용 부동산은 아파트와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100세대 가운데 15세대가 비었다고 해봅시다.
집주인이라면 별로 기분은 안 좋지만 그래도 나머지 85세대에서 렌트가 들어옵니다.
그런데 오피스 빌딩은 큰 회사 하나가 5개 층, 10개 층씩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회사 하나 나가버리면 하루아침에 건물 현금흐름이 푹 꺼집니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100만 달러짜리 상업용 건물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렌트 받아서 세금 내고 관리비 내고 보험료 내고 남는 순수익이 1년에 6만 달러라고 하면 대략 6% 수익률이 나오는 건물입니다.
그런데 세입자가 빠지고 렌트 수입이 줄어 순수익이 3만 달러가 됐다고 해봅시다.
건물 가격은 예전처럼 100만 달러라고 우기고 싶겠죠.
하지만 사려는 사람은 그렇게 계산하지 않습니다.
"이 건물 이제 3만 달러밖에 못 버는데 내가 왜 100만 달러를 줘요?" 이렇게 나옵니다.
같은 6% 수익률을 적용하면 가치가 50만 달러가 되는 겁니다. 상업용 부동산이 무서운 게 바로 이겁니다.
공실률이 두 배가 됐다고 건물 가격이 단순히 20%, 30%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임대수익이 무너지면서 건물의 평가가치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금리까지 올라가면 문제가 하나 더 생깁니다. 상업용 부동산은 대출을 30년 고정으로 묻어놓는 주택과 달리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재융자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에 건물 가치가 5천만 달러일 때 3천만 달러를 빌렸다고 해봅시다. 몇 년 지나서 대출 만기가 돌아왔는데 건물 가치가 3천만 달러로 떨어졌습니다.
은행에서 다시 3천만 달러를 빌려줄까요? 안 빌려줍니다. "건물 가치가 떨어졌으니까 돈 더 넣으세요." 이렇게 됩니다.

그런데 건물주는 이미 공실 때문에 렌트도 제대로 못 받고 있습니다. 세입자를 잡으려고 몇 달 무료 렌트를 주고, 인테리어 비용까지 대신 내주고 있습니다.
돈은 안 들어오는데 돈 들어갈 곳은 계속 생기는 겁니다. 결국 버티지 못하면 건물을 팔아야 합니다. 문제는 그때 다른 건물주들도 똑같은 상황이라는 겁니다.
한두 채가 싸게 나오면 기회입니다. 그런데 건물이 동시에 쏟아져 나오면 그건 시장 가격이 됩니다. 이게 공실률 30%, 40%가 무서운 이유입니다.
더 무서운 건 주변 상권까지 같이 죽는다는 겁니다.
오피스에 매일 5천 명이 출근하면 그 사람들이 점심을 먹습니다. 커피를 마시고 주차비를 내고 퇴근하면서 술도 한잔합니다.
그런데 재택근무 때문에 출근하는 사람이 2천 명으로 줄었다고 해보세요. 1층 샌드위치 가게가 먼저 힘들어집니다.
그다음 커피숍이 문을 닫고 식당이 나갑니다. 상가 공실이 생기고 밤에는 사람이 줄어듭니다. 거리가 썰렁해지면서 치안에 대한 인식도 나빠지고, 그러면 다른 회사가 그 동네에 사무실을 얻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악순환입니다. 다만 LA 부동산 전체가 무너졌다고 생각하면 그것도 틀립니다.
2026년 2분기 Central Los Angeles 산업용 부동산 공실률은 불과 3.2%였습니다. 같은 LA에서도 창고와 물류시설은 상황이 전혀 다른 겁니다.
부동산은 그래서 "LA가 좋다, LA가 나쁘다"라고 보면 안 됩니다. 오피스냐, 아파트냐, 리테일이냐, 산업용이냐를 따로 봐야 하고, 같은 오피스라도 Century City와 Downtown LA가 다릅니다.
요즘은 제가 부동산을 보는 방법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젊었을 때는 건물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만 봤습니다. 지금은 누가 렌트를 내고 있는지를 먼저 봅니다.
건물은 콘크리트가 돈을 벌어주는 게 아닙니다. 결국 세입자가 돈을 벌어주는 겁니다. 그래서 공실률 30%, 40%라는 숫자가 무서운 겁니다.
건물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그 건물 안에서 매달 월세를 내줄 사람이 없어지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부동산 투자에서 그것보다 무서운 것은 별로 없습니다.


집수리오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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