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uston, we have a problem" Apollo 13 (1995) - Houston - 1

영화 아폴로 13, 결말을 알고 봐도 손에 땀이 나는 이유

1995년에 개봉한 아폴로 13(Apollo 13)은 지금 다시 봐도 참 잘 만든 영화다.

벌써 30년이 넘은 작품인데 컴퓨터 그래픽으로 온갖 우주 장면을 만들어내는 요즘 영화와 비교해도 이상하게 촌스럽지가 않다. 오히려 실제 우주선 안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답답하고 현실적인 느낌은 요즘 영화보다 더 강하다.

론 하워드 감독이 연출하고 톰 행크스가 아폴로 13호 선장 짐 러벨을 연기했다. 케빈 베이컨은 잭 스와이거트, 빌 팩스턴은 프레드 헤이스를 맡았다. 1970년 4월 실제 아폴로 13호가 달을 향해 가던 중 산소 탱크가 폭발하면서 달 착륙을 포기하고 지구로 돌아와야 했던 사건이 이야기의 전부다.

그러니 관객은 시작부터 결말을 알고 있다. 세 사람이 결국 살아서 돌아온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도 영화를 보다 보면 손에 땀이 난다. 이게 아폴로 13의 가장 대단한 점이다.

우주선이 폭발한 뒤 영화는 영웅 한 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식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산소가 부족해지고 전력이 떨어지고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간다. 우주선 내부 온도는 내려가고 지구로 귀환하려면 정확한 각도로 대기권에 진입해야 한다.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실제 우주여행이라는 게 얼마나 많은 계산과 장비에 의존하는지를 아주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우주선만큼 중요한 장소가 텍사스 휴스턴의 NASA 관제센터다.

영화에서 유명해진 "Houston, we have a problem"이라는 대사 때문에 휴스턴이라는 도시 이름을 처음 제대로 기억한 사람도 상당히 많았을 것이다. 실제 교신은 영화의 표현과 조금 달랐지만 이 한마디가 영화 역사에 남는 대사가 됐다.

제가 특히 좋아하는 장면은 이산화탄소 제거 장치를 해결하는 부분이다. 우주선 안에는 필요한 필터가 맞지 않고 시간은 없다.

그러자 휴스턴의 엔지니어들이 우주선 안에 있는 물건들을 테이블 위에 몽땅 가져다 놓는다. 비닐봉지, 테이프, 양말 같은 것까지 이용해서 "저 위에 있는 사람들이 이것만 가지고 만들 수 있는 것을 만들어라"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Houston, we have a problem" Apollo 13 (1995) - Houston - 2

아폴로 13이 좋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영화에는 총을 들고 싸우는 영웅도 없고 악당도 없다.

악당이라면 고장 난 기계와 시간뿐이다. 우주비행사뿐 아니라 지상에서 밤새 계산하는 이름 없는 엔지니어들까지 모두 영웅으로 만든다.

무중력 장면도 당시 영화로서는 놀라운 수준이었다. 배우들은 KC-135 항공기를 이용한 포물선 비행을 반복하면서 실제 무중력에 가까운 상태에서 촬영했다. 그래서 물건과 사람의 움직임이 묘하게 진짜 같다. 배우들이 와이어에 매달려 둥둥 떠 있는 느낌이 적은 이유다.

에드 해리스가 연기한 비행 책임자 진 크랜츠도 빼놓을 수 없다. 관제실이 혼란에 빠질 때도 냉정함을 유지하는 모습이 영화 전체를 잡아준다. 실제 역사와 영화적 각색이 섞여 있지만 관제센터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은 이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해도 된다.

아폴로 13은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9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편집상과 음향상을 받았다. 화려한 우주 전쟁도 없고 외계인도 등장하지 않는데 2시간이 넘는 영화를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있다.

그리고 이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면 휴스턴의 Space Center Houston을 한번 방문해볼 만하다. NASA Johnson Space Center가 있는 곳이라 영화에서 계속 들었던 Mission Control이라는 말이 갑자기 현실로 다가온다.

아폴로 13은 우주영화이면서 재난영화이고 동시에 사람에 관한 영화다. 인간은 실수하고 기계는 고장 난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수많은 사람이 자기 자리에서 침착하게 하나씩 해결하면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도 뒤집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결말을 뻔히 아는데도 귀환 캡슐이 대기권에 들어가 교신이 끊기는 마지막 순간에는 괜히 조마조마해진다. 그리고 낙하산이 펼쳐지는 순간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실화를 이렇게 긴장감 있게 영화로 옮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오래된 영화지만 지금 다시 봐도 충분히 재미있다.

개인적으로 우주 실화 영화를 좋아한다면 반드시 한번은 볼 작품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