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장을 보러 가면 정말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게 느껴집니다. 심지어 싸기만 하던 닭고기도 예전처럼 싸다는 생각이 안 듭니다.
그래도 아직 미국에서 가성비 하나는 인정할 만한 음식이 바로 코스코 $5 짜리 로티세리 치킨입니다.
나는 이걸 사 오면 따뜻할 때 닭다리나 가슴살을 먹고, 남은 것은 뼈에서 살코기를 전부 발라냅니다.
여기서 살코기의 3분의 1 정도는 따로 남겨놓고 한 번 먹을 만큼 나눠서 냉동실에 넣어둡니다.
이렇게 얼려놓은 닭고기가 의외로 쓸 데가 많습니다. 먼저 저는 살을 다 발라내고 남은 닭뼈를 버리지 않습니다.
껍질하고 눈에 보이는 기름기는 대충 떼어내서 버리고, 뼈는 물에 살짝 한번 헹군다음 식칼로 뼈를 반씩 토막냅니다.
그리고 냄비에 넣고 토막낸 뼈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부은 다음 약한 불에서 한두 시간 정도 푹 끓입니다.
이게 별것 아닌 것 같은데 닭뼈 국물이 생각보다 제대로 나옵니다.
시간이 지나면 맹물이었던 국물이 점점 뽀얗게 변하면서 닭 육수 냄새가 납니다.
이미 로티세리 치킨 자체에 간이 되어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소금을 많이 넣으면 안 됩니다.
나는 여기에 마늘을 좀 넣고 멸치액젓을 아주 조금 넣습니다.
그리고 처음에 따로 남겨놓았던 닭 살코기 3분의 1을 손으로 잘게 찢어서 국물에 넣고 다시 한번 끓여줍니다.
이렇게 만들어서 먹어보면 $8.99씩 하는 포장 삼계탕 국물 맛하고 상당히 비슷합니다.
물론 인삼이나 대추, 찹쌀까지 들어간 제대로 만든 삼계탕과 똑같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런데 뜨끈한 닭 국물에 마늘 넣고 찢은 닭고기까지 들어가니 분위기는 거의 그쪽으로 갑니다.
후추 조금 뿌리고 파가 있으면 파도 썰어 넣습니다. 밥 한 숟가락 말아 먹으면 이것만으로도 아주 맛있는 닭국물 요리가 됩니다.
$5 주고 처음에는 로티세리 치킨으로 먹고, 남은 살은 냉동했다가 볶음우동이나 볶음밥에 쓰고, 마지막 남은 뼈로는 닭국물까지 끓여 먹는 겁니다.
예전에는 살만 먹고 뼈는 그냥 버렸는데 한번 끓여본 뒤로는 아까워서 못 버립니다. 어차피 버릴 뼈에서 이렇게 진한 국물이 나오는데 버릴 이유가 없습니다.
$4.99 로티세리 치킨 사 오시는 분들은 뼈 그냥 버리지 말고 한번 끓여보세요.허, 이거 생각보다 국물이 제대로 나옵니다.
ㅋㅋㅋ 강추합니다.


Bridge79
사이다행성탐사대
goldencloudwalker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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