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에서 오래 살다 보면 이민 문제 가지고 싸우는 걸 수도 없이 본다.
불법체류자는 내보내야 한다, 국경을 막아야 한다, 미국인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
말만 들으면 간단하다. 사람 줄이면 그 자리를 미국 사람이 채우고 임금도 올라갈 것 같다.
그런데 세상 일이 그렇게 계산기 두드리듯 돌아가면 경제학자가 왜 필요하겠나.
2026년 미국은 들어오는 이민자보다 나가는 이민자가 더 많은 '순이민 마이너스(net negative migration)'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 대도시 지역은 이미 애를 적게 낳는다. 노인은 늘어난다. 일할 사람이 줄어들면 결국 누가 집을 짓고, 노인을 돌보고, 세금을 낼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LA에서는 벌써 이상 신호가 보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니 한국 자영업 업주들은 이미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민 단속이 강화되면서 일부 소규모 사업장은 손님이 줄고 직원 결근이 늘었다고 한다.
이민자들이 단속을 걱정해 외출 자체를 줄이는 현상도 있다는 것이다.
학교도 공립학교 학생 출석률이 4.5% 감소했고, 출석과 학교 재정이 연결돼 있다 보니 이번 학년도에 1억 달러가 넘는 재정 손실이 발생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게 LA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골치 아프다.
사우스텍사스에서는 인력 문제로 주택 건설이 9개월에서 12개월씩 늦어졌다는 업계 이야기가 나오고, 아이다호에서는 농업 생산 감소 사례까지 거론된다.
노인 돌봄 분야는 더 심각하다. 미국 사람들도 부모가 늙으면 결국 누군가는 씻겨주고 밥 먹여주고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
LA에서 살아보니 미국 경제의 밑바닥은 생각보다 이민 노동력에 많이 기대고 있다.

자바시장 옷공장은 당연하고 한인타운 식당 주방 한번 보고, 홈디포 앞 인력구할때 한번 가보고, 호텔 청소하는 사람들을 봐라.
캘리포니아 아몬드니 쌀 경작하는 시골 농장 지역으로 내려가 보면 더 확실하다.
그렇다고 불법 이민을 무조건 놔두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국경 관리도 필요하고 불법 체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범죄자는 당연히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
다만 "이민자를 내보내면 미국인들이 그 일자리를 가져가니 모두 좋아진다"는 식으로 생각하면 너무 단순하다는 거다.
1950년대 미국도 대규모 추방 정책을 시행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때와 지금은 인구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
당시 미국의 출산율은 지금보다 훨씬 높았다. 애들이 계속 태어났고 몇십 년 지나면 그 사람들이 노동시장으로 들어왔다.
지금은 반대다. 60년대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하고 있고 젊은 세대는 갈수록 아이를 적게 낳는다.
Social Security와 Medicare는 일하는 사람들이 세금을 내면서 굴러가는데 그 일하는 사람 숫자가 줄어든다.
결국 이민은 인도주의나 정치 문제이기 전에 인구 문제이자 경제 문제가 돼버렸다.
물론 1~2년 이민이 감소한다고 미국 경제가 갑자기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경제학자들이 진짜 걱정하는 것은 이런 흐름이 5년, 10년 계속되는 경우다.
LA에서 장사 오래 한 사람들은 안다. 사람이 너무 많아도 문제지만 사람이 없어도 장사가 안 된다.
손님도 사람이고 직원도 사람이고 세금 내는 것도 사람이다.
미국이 정말 고민해야 할 것은 이민자를 받을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라고 본다.
누구를,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받아서 합법적으로 일하게 만들 것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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