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나오는 집 팔 때 알려야 할까, 조지아 법의 기준 - Augusta - 1

얼마 전 동네 지인이 집을 내놓으면서 저한테 이런 걸 묻더군요. "근데 이 집에 이상한 소리 난다는 얘기, 사는 사람한테 말해야 돼?" 반쯤 농담이었는데 표정은 꽤 진지했습니다.

10월이라 그런지 그 질문이 자꾸 머리에 남았어요. 그래서 조지아 법을 직접 찾아봤습니다.

저는 평생 차 쪽 일을 해온 사람이라 이 질문이 남 얘기 같지가 않습니다. 중고차 시장에도 비슷한 고민이 늘 있거든요.

사고차, 침수차 이력을 숨기느냐 마느냐. 차는 Carfax 같은 이력 리포트라도 있지만, 집에 붙은 소문은 어디에도 기록이 안 남습니다.

먼저 법부터 보죠. 조지아는 부동산 거래에서 전통적으로 caveat emptor, 즉 "사는 사람이 알아서 조심하라"는 원칙을 따르는 주입니다.

그래서 주 법이 판매자에게 공개 서류 작성을 의무로 정해두지는 않았어요. 흔히 쓰는 조지아 리얼터 협회의 Seller's Property Disclosure Statement도 법적 의무가 아니라 관행입니다.

다만 보통 검사로는 찾기 어려운 숨은 하자를 알면서 감췄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지붕 누수를 페인트로 덮어놓고 모른 척하는 경우가 딱 그렇죠.

그럼 사람이 죽은 집은 어떨까요? 여기엔 조지아 법 조항이 따로 있습니다. O.C.G.A. 44-1-16입니다.

이 조항은 그 집에서 살인이나 다른 중범죄, 자살, 사고사나 자연사가 있었다는 사실이나 의심을 알리지 않았다고 해서 소송 원인이 생기지 않는다고 정해뒀습니다. 집주인도, 브로커도, 에이전트도 마찬가지예요.

여기까지만 보면 "말 안 해도 되네" 싶죠. 그런데 단서가 하나 붙어 있습니다.

사는 사람이 대놓고 물어보면, 아는 범위에서 사실대로 답해야 한다는 겁니다. 조용히 있는 건 되지만 거짓말은 안 된다, 이게 조지아의 선이에요.

그런데 제가 읽어본 바로는 이 조항 어디에도 귀신이나 초자연 현상이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조항이 다루는 건 죽음과 범죄, 그리고 거주로는 옮기기 어려운 질병 같은 사실들이에요.

그러니까 "밤마다 발소리가 난다"는 소문이 이 조항에 딱 들어맞는다고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애매할 땐 부동산 변호사한테 물어보는 게 제일 싸게 먹힙니다.

이 얘기를 하면 꼭 나오는 판례가 있습니다. 1991년 뉴욕 항소법원의 Stambovsky v. Ackley, 일명 Ghostbusters 판결이에요.

뉴욕 나이액의 빅토리아풍 집을 산 제프리 스탬보브스키는 65만 달러에 계약하고 계약금 3만 2500달러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이웃들을 만나고 나서야 그 집이 동네에서 유명한 유령의 집이라는 걸 알게 됐죠.

재밌는 건 판매자 본인이 그 소문의 출처였다는 점입니다. 리더스 다이제스트와 지역 신문에 자기 집 유령 이야기를 직접 알렸거든요.

법원은 판매자가 스스로 떠들어놓고 이제 와서 부인할 수는 없다고 봤습니다. 법적으로 그 집은 haunted라고 못 박고, 사는 사람이 계약을 되돌릴 수 있게 길을 열어줬어요.

포인트는 귀신이 진짜냐가 아닙니다. 판매자가 만든 평판을 외지에서 온 구매자가 알 방법이 없었다는 거죠.

오거스타에도 비슷한 전설이 하나 있습니다. 다운타운 브로드 스트리트와 5번가 모퉁이에 서 있던 이른바 Haunted Pillar예요.

전설로는 설교를 거절당한 떠돌이 목사가 저주를 걸었고, 1878년 토네이도에 시장 건물이 다 무너졌는데 그 기둥만 남았다고 하죠. 옮기려던 사람은 화를 입는다는 얘기가 따라붙었습니다.

그 기둥은 2016년 12월 교통사고 차량에 받혀 부서졌습니다. 차 일 하는 사람으로서 이 결말은 좀 웃프더군요.

이런 얘기가 괜히 도는 게 아닙니다. 소문은 법보다 오래 살아요.

집값 감정에는 안 잡혀도, 사는 사람 마음에는 분명히 잡힙니다. 같은 가격이면 찜찜한 소문 없는 집을 고르는 게 사람 심리니까요.

그래서 제 입장은 분명합니다. 법이 요구하지 않아도, 물어보면 무조건 솔직하게. 안 물어봐도 동네에서 다 아는 얘기라면 먼저 꺼내는 게 낫습니다.

시장은 정보가 투명할 때 제일 잘 돌아갑니다. 규제를 더 만들자는 게 아니라, 계약 뒤에 터질 폭탄을 미리 치워두자는 얘기예요.

중고차도 똑같습니다. 침수 이력을 숨기고 판 차는 결국 돌아와서 판 사람 발목을 잡더라고요.

사는 쪽이라면 오퍼 넣기 전에 에이전트에게 문서로 한 번 물어보세요. 이 집에서 사망 사건이 있었는지, 동네에 도는 얘기는 없는지요.

이웃 한두 명한테 인사 겸 말을 걸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스탬보브스키도 계약 전에 이걸 했으면 고생을 덜 했겠죠.

귀신은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하지만 숨긴 사실은 언젠가 반드시 나타나요. 저는 그게 훨씬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