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 허기란게 있다? 진짜 배고픔 vs 가짜 배고픔  - San Diego - 1

늦은 밤, 유독 매운 떡볶이나 달달한 디저트, 피자나 닭날개가 막 당기는 날이 있습니다.

"딱 한 입만 먹어야지." 했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이미 빈 용기만 남아 있고, 더부룩한 속과 후회, 자책감이 밀려오곤 합니다.

어릴 때는 배가 부르면 자연스럽게 숟가락을 내려놓았던 것 같은데, 왜 성인이 된 지금은 한 번 무언가가 당기기 시작하면 멈추지 못하는 걸까요?

이것은 단순히 의지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그 속에는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심리적, 생리적 신호가 숨어 있습니다.

진짜 배고픔 vs 가짜 배고픔(감정적 허기)

가장 먼저 구별해야 할 것은 위장이 비어서 오는 배고픔과 마음이 비어서 오는 배고픔입니다.

성인이 된 후 겪는 대부분의 강한 음식 갈망(Craving)은 후자인 감정적 허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감정적 허기는 스트레스, 외로움, 불안, 지루함 같은 감정을 잠시 잊기 위해 뇌가 만들어내는 일종의 보상 신호입니다.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의 영향

성인의 삶은 스트레스의 연속입니다.

직장 내 인간관계, 업무 압박, 미래에 대한 걱정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에서는 코르티솔(Cortisol)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코르티솔은 몸이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하면 빠르게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음식을 찾도록 만듭니다.

그 대표적인 음식이 당분과 지방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달거나 자극적인 음식이 당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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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보상 회로의 힘

우리가 먹고 싶었던 음식을 입에 넣는 순간 뇌에서는 도파민(Dopamine)이 분비됩니다.

도파민은 단순히 행복을 느끼게 하는 물질이 아니라 "이 행동을 또 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역할도 합니다.

성인이 되면 즉각적인 즐거움을 얻을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운동이나 취미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배달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는 것은 가장 빠르고 확실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결국 뇌는 '스트레스 → 음식 → 도파민 → 기분 좋아짐'이라는 공식을 학습하게 되고, 다음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같은 음식을 다시 찾게 됩니다.

먹고 싶은 것은 음식 자체보다 그 음식이 주는 짧은 위안과 보상일 수도 있습니다.

낮 동안 소진된 통제력

낮에는 상사의 눈치를 보고, 감정을 참고, 해야 할 일을 처리하느라 정신적인 에너지를 많이 사용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아 고갈(Ego Depletion)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의지력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하루 동안 계속 사용하면 저녁이 될수록 배터리가 방전된 것처럼 자제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낮에는 잘 참던 사람이 밤이 되면 음식 앞에서 무너지기 쉬운 것입니다.

멈추지 않는 식탐에서 벗어나는 방법

무언가 계속 당기고 멈출 수 없다면 가장 먼저 스스로를 의지박약이라고 몰아붙이는 것부터 멈추는 것이 좋습니다.

자책은 또 다른 스트레스를 만들고, 그 스트레스는 다시 폭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습니다.

대신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시도해 보세요.

첫째, 15분만 미뤄보세요.

강한 식욕이 올라오면 바로 먹기보다 산책을 하거나 샤워를 하면서 15분만 다른 행동을 해보는 것입니다. 의외로 식욕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지금 정말 배가 고픈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세요.

"배가 고픈 걸까? 아니면 오늘 있었던 일 때문에 속상한 걸까?"

감정을 먼저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충동적인 폭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셋째, 낮에도 자신에게 작은 보상을 주세요.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잠깐 커피를 마시고 쉬는 것처럼 작은 즐거움을 자주 만드는 것이 밤에 보상심리가 폭발하는 것을 줄여줍니다.

오늘 밤 또 무언가가 강하게 당긴다면, 위장을 채우기 전에 먼저 내 마음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한 번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