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젠장, 60 넘어 가니까 이유도 없이 여기저기 아프네 - Seattle - 1

60세라는 나이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토록 몸이 배신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힘들게 만드는 걸까요.

한국에서 군대도 공군방위 나왔고 미국와서 거친 일을 하며 몸을 굴린 것도 아닌데 눈을 뜨는 아침이 이제는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한동안 걸을때마다 무릎이 쑤시더니, 그 통증이 겨우 가라앉을 만하니 이번엔 어깨가 굳어 올라가지 않습니다.

오십견이라는 서글픈 이름의 손님이 예고도 없이 찾아와 팔을 조금만 틀어도 비명이 터져 나옵니다.

테니스 엘보 증상도 있다는데 나는 테니스는 라켓 한번 쥐어본 적 없는데, 팔을 들 때마다 팔꿈치 찌릿하게 찌르는 통증에 자꾸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가장 서러웠던 순간은 갑자기 나온 재채기 한 번이었을 뿐인데, 윽 하고 조여오는 충격과 함께 옆구리에 심한 담이 걸린겁니다.

숨을 깊이 쉬는 것조차 겁이 나 숨을 죽여야 하는 현실.

젊은 시절엔 아무리 밤을 새우고 뛰어놀아도 멀쩡했던 몸이 이제는 재채기 한 번 조차 견디지 못하고 바스러지듯 비명을 지릅니다.

"이런 젠장, 나이 들면 원래 이렇게 서글퍼지는 건가."

세월 앞에 장사 없다지만, 세월이 빼앗아 간 것은 비단 근육과 연골뿐만이 아닌 듯합니다.

삐걱거리는 몸을 지켜보며 느끼는 자괴감과 서러움이 마음마저 자꾸만 갉아먹습니다.

하지만 이 서글픈 몸을 끌어안고 살아갈 사람 역시 나 자신뿐입니다.

나이가 들며 힘줄이 굳고 관절이 닳아가는 것은 자연의 이치라지만 아픈 나를 통째로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참는 것만이 미덕이라 믿으며 억지로 견디던 젊은 날의 과성은 이제 내려놓아야 합니다.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하고 격렬한 운동이 아니라, 60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몸을 달래주는 꼼꼼한 정비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조급해하지 않고, 목과 어깨, 허리와 무릎을 천천히 아주 부드럽게 움직여봅니다.

아픈 관절을 억지로 꺾으며 통증을 참아내는 스트레칭은 이제 내 몸을 더 아프게 할 뿐입니다.

의자에서 천천히 앉았다 일어나기, 가벼운 밴드로 근육에 안부를 묻듯 힘을 주는 일.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가만히 지탱해 주는 것만으로도 순정 부품으로 60년을 버텨온 무릎의 짐을 조금은 덜어줄 수 있습니다.

어깨가 무겁고 팔꿈치가 찌릿한 날은 내 몸이 보내는 휴식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가만히 쉬어주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햇살을 받으며 30분 동안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 저녁이면 따뜻한 물에 몸을 녹여 굳어버린 근육과 마음의 찌꺼기를 풀어주는 것.

60세의 건강 관리는 젊을 때처럼 근육을 크게 만들고 한계를 돌파하는 과정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 몸을 조금이라도 더 고통 없이, 조금이라도 더 오랫동안 아껴주며 쓰기 위한 따뜻한 다독임에 가깝습니다.

자동차는 10년이 지나면 부품이라도 바꾸면 그만이지만, 내 몸의 무릎과 어깨는 교체할 수 없는 60년 된 태초의 순정 부품입니다.

21,900 일을 넘게 견뎌낸 세월의 무게를 인정해 주고 매일 조금씩 다정하게 어루만져 주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