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에게 전기 오토바이 같은 전기 자전거 구입은 위험 - San Diego - 1

요즘 샌디에이고 길에서 아이들 전기 자전거 타는거 보면 기가 찹니다. 

딱 봐도 우리 집 막내처럼 10살 좀 넘은 초등학생 녀석들이 전동자전거(e-bike)를 타고 시원하게 쌩하고 무리지어 지나가더군요.

근데 이게 말이 자전거지, 옆에서 보면 사실상 쪼그만한 전기 오토바이입니다. 페달 몇 번 슥슥 굴리면 모터가 붕~ 밀어주고, 클래스 2 같은 건 페달이고 나발이고 손잡이(스로틀)만 땡기면 쭉쭉 40Km 이상 나갑니다. 핏덩이 같은 애들한테 오토바이 열쇠 쥐여준 거나 다름없다 이겁니다.

결국 샌디에이고시가 칼을 빼 들었습니다. 2026년 8월 13일부터 만 12세 미만 꼬맹이들은 샌디에이고 시내에서 전동자전거 절대 못 탑니다.

클래스 1, 2, 3 싹 다 포함입니다. 도로뿐만 아니라 자전거 전용 도로, 산책로, 공원, 보드워크까지 싹 다 금지랍니다. 쉽게 말해서 초딩들은 그냥 발바닥 땀나게 페달 굴리는 옛날 순정 자전거만 타라 이거죠.

"아니, 시청 양반들 너무 엄격한 거 아니오?" 하고 툴툴거릴 부모님들 계실 겁니다.

저도 처음엔 '요즘 애들 불쌍해서 어쩌나' 했습니다. 근데 병원 소식 들어보면 생각이 싹 바뀝니다. Rady 어린이병원 소아외상 의사 선생님이 그러시더군요. 매주 전동자전거 타다 뼈 부러지고 깨져서 실려 오는 애들 치료하느라 아주 죽을 맛이랍니다.

12세 제한? 이건 박수 치고 환영할 일이라는 거죠.

이게 단순히 속도 문제만은 아닙니다. e-bike라는 게 배터리 때문에 묵직한 데다 가속이 기깔나게 빠릅니다.

클래스 1, 2가 시속 20마일까지 나오는데, 이게 한국 돈... 아니, 한국 속도로 환산하면 시속 32km입니다.

어른이 저한테도 시속 32km는 자전거 페달밟아서 잘 안나오는 빠른 속도인데, 머리에 피도 안 안 마른 초등학생이 도로 한복판에서 그 속도로 쏘아 다닌다?

그러다 사거리에서 차라도 툭 튀어나오면 어쩔 겁니까? 그 순발력 없는 애들이 제때 브레이크나 잡겠냐고요.

시청에서도 이 꼴을 더는 못 보겠는지 제한을 빡세게 걸었습니다.

12세 미만 탑승 금지는 기본이고, 친구 뒤에 태우는 짓거리도 금지입니다.

아예 처음부터 2인용으로 나온 제대로 된 자전거 아니면 뒤에 애들 얹고 다니다 적발됩니다. 헬멧 착용도 예외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8월 13일 되자마자 경찰들이 길목에 숨어있다가 애들 덜미 잡고 벌금 떼는 건 아니랍니다.

10월 12일까지 두 달 동안은 "얘야, 이거 타면 안 된다" 하고 잘 타이르는 계도기간을 준답니다.

10월 13일부터는 진짜 봐주는 거 없이 벌금 폭탄 날아갑니다. 아, 만약 걸려도 안전교육 이수하면 25달러 벌금 감면해 주는 코스도 만들어놨다니 참고는 하십쇼.

사실 샌디에이고만 유난 떠는 것도 아닙니다. 옆 동네 칼스배드나 출라비스타 같은 샌디에이고 카운티 도시들도 진작에 어린이 e-bike 규제에 들어갔습니다. 카운티 전체 분위기가 "애들 목숨 가지고 장난치지 말자"로 가는 거죠.

비싼 돈 들여서 전동자전거 사줬더니 갑자기 족쇄를 채운다고 속상해할 부모님들 마음,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봅시다. 초등학생한테 시속 32km로 쏘아대는 중장비(?)가 정말 필요할까요?

일반 자전거야 넘어지면 무릎 팍 좀 까지고 "아이고 아빠!" 하고 울면 그만이지만, 모터 달린 놈은 차랑 부딪히는 순간 진짜 큰일 납니다.

샌디에이고시가 '12세'라는 선을 딱 그어준 건 애들 잡으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진짜로 우리 애들 살리려고 그러는 겁니다.

이번 기회에 애들 안전 helmet 꼭 씌우시고, e-bike는 당분간 창고에 잘 모셔둡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