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 주도가 어디냐고 물어보면 의외로 로스앤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도는 여기 새크라멘토입니다. 그런데 주도라는 타이틀을 생각하고 소득 수준 정보를 보면 "어라, 생각보다 높지 않네?"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 연방 센서스 자료를 보면 새크라멘토 시의 중위 가구소득은 2020~2024년 기준 약 8만3천 달러입니다.
예전 자료에서 7만2천 달러 정도로 나오던 것보다 많이 올라왔지만, 캘리포니아 전체 중위 가구소득 약 10만 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습니다. 샌프란시스코나 산호세 같은 베이 지역 고소득 도시와는 차이가 훨씬 크고요.
왜 주도인데 이럴까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직업 구조입니다. 새크라멘토는 실리콘밸리처럼 엔지니어들이 연봉 20만 달러씩 받고 스톡옵션까지 챙기는 도시가 아닙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지역 경제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합니다. 공무원, 행정직, 교육, 의료, 사법 관련 종사자가 많습니다.
이런 직장은 비교적 안정적이고 연금과 의료보험 같은 복지가 좋은 대신 테크기업처럼 연봉이 갑자기 몇십만 달러까지 뛰는 직종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한마디로 엄청난 부자는 적지만 월급 꼬박꼬박 받는 중산층이 두꺼운 도시인 셈입니다.
UC Davis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학교 자체는 서쪽의 데이비스에 있지만 새크라멘토에는 UC Davis Health와 Medical Center가 있고 광역권 전체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의료진과 연구원, 교수 등 전문직 일자리도 상당합니다.
문제는 집값입니다. 예전에는 "베이 지역에서 집 못 사면 새크라멘토 가라"는 이야기가 통했는데 이제 새크라멘토도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최근 주택 중간가격은 대략 50만 달러 안팎에서 움직입니다.
연소득 8만 달러 정도인 가정이 50만 달러짜리 집을 산다고 생각해보세요.
다운페이먼트하고 재산세, 보험료에 요즘 모기지 금리까지 계산하면 갑자기 머리가 아파집니다.
그래서 부부가 같이 벌거나 이미 집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아니면 주택 구입 부담이 상당합니다.
그런데도 베이 지역 사람 눈에는 같은 캘리포니아 지역인데 한참 쌉니다.
산호세에서 120만 달러, 150만 달러짜리 집을 보다가 새크라멘토에서 50만~60만 달러짜리를 보면 상대적으로 싸게 느껴지니까요.
팬데믹과 리모트워크 확산기에 베이 지역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새크라멘토 집값을 끌어올린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렌트 역시 LA나 샌프란시스코보다는 부담이 덜하지만 예전처럼 "캘리포니아에서 싸게 살 수 있는 도시"라고 말하기에는 많이 올랐습니다.
게다가 Folsom이나 El Dorado Hills 같은 선호지역까지 들어가면 이야기가 또 달라집니다.
그래도 새크라멘토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주정부라는 거대한 고용주가 있고 의료와 교육 분야 일자리가 탄탄합니다. 여기에 헬스케어, 농업·식품기술, 물류와 일부 테크산업까지 경제 기반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새크라멘토는 돈을 왕창 벌기 위해 가는 도시라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직장 다니면서 캘리포니아에 계속 살고 싶은 사람에게 맞는 도시라고 봅니다.
샌프란시스코 연봉을 보면 부럽고 새크라멘토 연봉을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집값까지 같이 놓고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는 거죠.
캘리포니아에서는 결국 얼마를 버느냐보다 벌어서 얼마가 남느냐가 더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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