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앞두고 꼭 알아야 할 군 경력 이력서 번역하는 법 - Augusta - 1

몇 년 전 저희 딜러십 서비스 매니저 자리에 이력서 하나가 들어왔습니다. 육군에서 10년 넘게 차량 정비를 했다는 분이었는데, 첫 장부터 MOS 91B, NCOIC, PMCS 같은 약어가 줄줄이 이어지더라고요.

솔직히 저도 처음엔 뭘 하신 분인지 감이 안 왔습니다. 면접에서 직접 물어보고 나서야 알았죠. 정비 인력 수십 명과 차량 수백 대를 관리하던, 사실상 우리가 찾던 바로 그 사람이었습니다.

그 일 이후로 한 가지는 확실히 믿게 됐어요. 군 경력은 부족한 게 아니라 번역이 안 돼 있을 뿐이라는 겁니다.

11월 11일 Veterans Day가 코앞이라 이 얘기를 꺼내 봅니다. 이 동네는 Fort Gordon이 바로 옆이라 전역을 앞둔 가족이 유난히 많잖아요.

참고로 이 기지는 2023년 10월 Fort Eisenhower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2025년에 다시 Fort Gordon이라는 이름을 되찾았습니다. 육군 Cyber Center of Excellence가 있는 곳이라 IT, 통신 쪽 경력자가 특히 많죠.

먼저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BLS가 2026년 4월에 낸 자료를 보면 2025년 연평균 재향군인 실업률은 3.5%였어요.

같은 기간 비재향군인은 4.2%였습니다. 숫자만 보면 재향군인 쪽이 오히려 낮아요.

다만 2024년 3.0%에서는 올라간 수치고, 2025년은 셧다운 때문에 10월 조사가 빠져서 예년과 딱 맞게 비교하긴 어렵다고 BLS가 직접 밝혀 두었습니다. 지금 시점에 확인 가능한 최신 연간 자료가 이거라는 점은 감안해 주세요.

그러니까 일자리 자체가 없어서 고생하는 게 아니라, 처음 문턱에서 서류가 안 읽혀서 손해 보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입니다. 제 경험도 딱 그랬고요.

그럼 어떻게 번역하느냐. 제가 제일 먼저 권하는 건 O*NET의 Military Crosswalk Search입니다. 노동부가 후원하는 무료 도구예요.

자기 MOS 코드나 직무명을 넣으면 연결되는 민간 직업 목록이 나옵니다. 재향군인용으로 더 쉽게 만든 My Next Move for Veterans도 같은 데이터를 씁니다.

여기서 나온 민간 직업명과 그 직업 설명에 쓰인 단어를 그대로 가져오세요. 채용 담당자도, 지원자 추적 시스템도 결국 그 단어로 검색하거든요.

두 번째는 약어 걷어내기입니다. 군대 안에서는 다 아는 말이지만 밖에서는 아무도 몰라요.

NCOIC는 팀장이나 현장 책임자로, S-4는 물류와 조달 담당으로 풀어 쓰면 됩니다. 계급도 그대로 쓰기보다 몇 명을 이끌었는지로 바꾸는 게 훨씬 잘 먹힙니다.

세 번째는 숫자예요. "장비 관리 담당" 한 줄보다 "장비 몇 대, 자산 규모 얼마, 점검 기록 무결점 유지 몇 년"이 훨씬 세게 꽂힙니다.

군에서 숫자 기록 안 남기는 부서는 없잖아요. 평가서나 표창 기록을 다시 꺼내 보면 쓸 만한 수치가 생각보다 많이 나옵니다.

네 번째, 보안 인가는 꼭 따로 적으세요. 특히 이 지역처럼 국방 계약업체와 사이버 쪽 회사가 몰린 곳에서는 clearance 자체가 몸값입니다.

다섯 번째는 지원하는 공고마다 이력서를 다시 맞추는 겁니다. 군 생활 전체를 다 넣으려고 하면 두세 장이 금방 넘어가요.

그 공고와 관계없는 임무는 과감하게 줄이세요. 아깝긴 하죠. 그래도 읽는 사람 입장에선 그게 친절입니다.

아직 현역이라면 SkillBridge도 꼭 알아보셔야 합니다. 전역 전 마지막 180일 안에 민간 기업에서 인턴십이나 직무 훈련을 받을 수 있게 해 주는 국방부 프로그램이에요.

조건이 있습니다. 지휘관 승인이 필요하고, 임무 상황에 따라 허가가 안 나올 수도 있어요. 기간이나 세부 규정은 군별로 다를 수 있으니 기지 transition 담당 부서에 먼저 확인하는 게 맞습니다.

저희 업계에도 SkillBridge로 들어와서 그대로 정규직이 된 친구들이 있어요. 회사는 미리 일하는 걸 보고, 본인은 민간 조직 문화를 미리 겪어 보니 서로 손해가 없죠.

이력서 말고 면접에서도 번역은 필요합니다. "명령을 수행했다"보다 "문제가 생겼을 때 이렇게 판단해서 이렇게 해결했다"로 말하는 연습을 해 두세요.

민간 회사는 시키는 일 잘하는 사람도 좋아하지만, 결국 알아서 판단하는 사람한테 돈을 더 줍니다. 군 경험에는 그런 사례가 넘쳐나는데 본인이 너무 당연하게 여겨서 안 꺼내는 경우가 많아요.

개인적으로 하나 아쉬운 게 있다면, 정부 지원 도구는 꽤 잘 만들어져 있는데 정작 쓰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겁니다. 세금으로 만든 도구니 써먹는 게 남는 장사죠.

앞에서 말한 그 정비병 출신 매니저는 지금 저희 지역 서비스 부서를 통째로 맡고 있습니다. 첫 이력서 그대로였다면 아마 서류에서 떨어졌을 거예요.

저라면 이렇게 하겠습니다. 이번 주말에 O*NET에서 MOS 검색부터 해 보고, 나온 직업명 하나를 골라서 이력서 첫 줄 요약을 그 직업 기준으로 다시 쓰는 거예요.

Veterans Day에 식당 할인 받는 것도 좋지만, 주변에 전역 앞둔 분이 있다면 이력서 한 번 같이 봐 주는 게 더 큰 선물일 겁니다. 나라를 위해 일한 경력이 단어 몇 개 때문에 묻히면 너무 아깝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