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공모 이직, 외부 지원보다 유리한 이유와 준비법 - Birmingham - 1

회사 안에서 다른 팀 포지션이 열렸는데, 그냥 지나치고 Indeed부터 켜는 분들 생각보다 많아요. 저도 예전엔 그랬습니다. 내부 공고는 왠지 이미 내정자가 있을 것 같고, 괜히 지원했다가 지금 매니저 눈치만 보일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데이터를 보면 얘기가 좀 달라집니다. 오늘은 사내 공모, 영어로 internal job posting으로 옮겨가는 게 왜 외부 지원보다 유리한 구조인지, 그리고 실제로 어떻게 준비하면 되는지 정리해볼게요.

먼저 숫자 하나. Gartner가 2021년 6월에 구직자 3,000명을 조사했는데, 지난 1년 사이 일자리를 찾은 사람 중 자기 회사 안에서 먼저 찾아본 사람은 33%뿐이었습니다. 셋 중 둘은 내부 기회를 아예 안 들여다보고 바깥으로 나갔다는 뜻이에요.

같은 Gartner 분석에서 기업들의 내부 채용 비율은 2015년 41%에서 28%까지 내려갔다고 합니다. 회사도 직원도 안쪽보다 바깥을 먼저 본다는 거죠. 솔직히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 왜 내부 지원자가 유리하냐. 핵심은 정보의 차이입니다. 외부 지원자는 이력서 한 장과 면접 한두 시간으로 자기를 증명해야 해요.

반면 내부 지원자는 이미 성과 평가 기록이 있고, 같이 일해본 사람들의 평판이 있습니다. 채용 매니저 입장에서는 모르는 사람을 뽑는 리스크가 훨씬 줄어드는 셈이에요.

이걸 뒷받침하는 연구가 있습니다. 와튼스쿨의 Matthew Bidwell 교수가 2011년에 발표한 논문인데, 한 투자은행 부서의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인사 기록을 분석했어요.

결과가 꽤 분명했습니다. 승진이나 부서 이동으로 들어온 사람이 외부 채용자보다 초기 업무 평가가 유의미하게 높았어요. 외부 채용자는 평균 이하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더 컸고요.

돈 얘기도 나옵니다. 내부 승진자는 외부 채용자보다 처음 급여가 18% 정도 낮게 시작했어요. 회사 입장에서는 더 싸게, 더 검증된 사람을 쓰는 거니까 내부 지원자를 마다할 이유가 별로 없죠.

퇴사 위험도 차이가 컸습니다. 외부 채용자는 승진으로 자리를 옮긴 사람보다 비자발적 퇴사 위험이 61% 높았고, 자발적 퇴사 위험도 21% 높았어요.

Bidwell 교수는 외부 채용자가 제 몫을 하기까지 2년쯤 걸린다고 봤습니다. 그 이유를 업무 능력보다 사내 관계를 새로 쌓는 시간에서 찾았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다만 한 회사, 한 부서 데이터라서 모든 업종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LinkedIn 쪽 데이터도 방향이 같습니다. 2022년 자료를 보면 사내 이동을 한 직원이 2년 뒤에도 회사에 남아 있을 확률은 75%, 이동 경험이 없는 직원은 56%였어요.

그렇다고 내부 공모가 자동으로 붙는 건 아닙니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actionable한 부분이에요.

첫째, 회사 HR 정책부터 확인하세요. 많은 회사가 현재 자리에서 최소 근무 기간을 채워야 내부 지원을 허용하고, 성과 평가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붙여둡니다. 기간과 조건은 회사마다 다르니 사내 포털이나 employee handbook을 직접 보는 게 제일 정확해요.

둘째, 지금 매니저에게 언제 알릴지 정하세요. 회사에 따라 지원 단계에서 현 매니저 통보를 의무로 하는 곳도 있습니다. 규정이 없더라도 매니저가 다른 경로로 먼저 듣는 상황은 피하는 게 좋아요.

저라면 지원서 내기 전에 짧게 1:1을 잡겠어요. 지금 일이 싫어서가 아니라 커리어 방향 때문이라는 걸 분명히 말하는 거죠. 이 대화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추천서가 되기도 하고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셋째, 채용 매니저와 미리 coffee chat을 해보세요. 내부 지원자의 가장 큰 무기가 바로 이거예요. 외부 사람은 공고문밖에 못 보지만, 우리는 그 팀이 실제로 뭘 급해하는지 직접 물어볼 수 있잖아요.

넷째, 이력서를 내부용으로 다시 쓰세요. 회사 사람들이니까 다 알겠지 하고 대충 내면 손해입니다. 내 성과를 숫자로, 그 팀이 필요로 하는 일과 연결해서 보여줘야 해요.

예를 들어 처리 시간을 얼마나 줄였는지, 어떤 프로젝트에서 어느 부서와 협업했는지 같은 것들이요. 채용 매니저가 내 평가 기록을 다 보진 않는다는 걸 기억하세요.

다섯째, 면접은 외부 면접과 똑같이 준비하세요. 아는 사이라고 편하게 갔다가 떨어지는 경우가 의외로 많아요. 오히려 기대치가 높아서 더 꼼꼼히 봅니다.

떨어졌을 때도 생각해둬야 합니다. 내부 지원은 결과가 바로 동료들한테 보이니까 마음이 쓰이죠. 그래도 피드백을 정중히 요청해두면 다음 공고 때 확실히 유리해집니다.

Gartner 조사에서 직원들이 내부 기회를 피하는 이유로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꼽혔어요. 2021년 3분기 조사에서 자기 직장이 공정한 환경이라고 답한 직원은 3,500명 중 18%에 그쳤습니다.

이 숫자를 보고 좀 씁쓸했어요. 회사가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면 아예 시도도 안 하게 되거든요. 하지만 저는 그럴수록 실력과 기록으로 정면 승부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한인 직장인들이 특히 내부 이동에 소극적인 경우를 자주 봅니다. 지금 자리에서 묵묵히 잘하면 알아주겠지 하는 마음이 크죠. 미국 회사는 손 들고 말하는 사람한테 기회가 먼저 가는 구조라는 걸 받아들이는 게 편합니다.

그래서 제 결론은 간단해요. 이직을 고민 중이라면 외부 공고보다 사내 공고 게시판을 먼저 여세요. 같은 노력을 들인다면 내부 쪽이 확률도, 정착도 더 유리합니다.

이번 주에 할 일 딱 세 가지만 하세요. 사내 공고 게시판 즐겨찾기, HR 내부 지원 규정 확인, 관심 팀 사람 한 명에게 커피 한 잔 제안하기. 그것만 해도 출발선이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