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퓨젯사운드 쪽 사람들 모임에 가면 첫 질문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엔 "이번 주말 어느 트레일 가요?"였는데, 요즘은 "너희 팀은 괜찮아?"부터 나옵니다.
이번 달에도 소식이 하나 더 나왔습니다. 아마존이 시애틀, 벨뷰, 섬너 지역 직원 121명을 내보낸다는 WARN 통지를 주 정부에 냈고, 퇴사일은 10월 1일부터 27일 사이로 잡혀 있습니다.
지역 언론 보도로는 아마존이 올해 들어 감원을 발표한 게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숫자는 작아 보여도 흐름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죠.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시작점이 분명합니다. 2025년 10월 28일, 아마존은 기업 부문 일자리 1만4천 개를 줄인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때 인사 담당 수석부사장 베스 갈레티의 메모에 들어간 표현이 "fewer layers", 즉 더 적은 계층이었습니다. 저는 이 단어가 이번 감원의 성격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준다고 봅니다.
그리고 올해 1월에는 전 세계 1만6천 명 규모의 추가 감원이 나왔습니다. 워싱턴주에는 1월 28일 401명, 이틀 뒤 2,198명 규모의 통지가 연달아 접수됐습니다.
2,198명 가운데 시애틀이 1,400명 이상, 벨뷰가 600명 이상이었습니다. 절반 넘게는 핵심 제품과 엔지니어링 조직에서 나왔습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직함입니다. 공개된 명단에 "Manager III", "Senior Manager" 같은 관리직 직함이 여럿 들어 있었다는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지난여름 공개된 57명 규모의 별도 통지에도 디렉터와 시니어 매니저급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우연이라고 보기엔 패턴이 너무 또렷합니다.
그럼 왜 하필 중간관리자일까요. 답은 2024년 9월에 이미 나와 있었습니다.
앤디 재시 CEO가 내부 메모로 실무자 대 관리자 비율을 2025년 1분기 말까지 최소 15% 높이라고 지시했습니다. 관리자 한 명이 맡는 팀원을 늘리고, 그 사이의 단계를 걷어내겠다는 뜻이었습니다.
재시는 공개적으로 관료주의가 싫다고 말해왔고, 새 프로젝트 하나에 50명 넘게 붙을 필요가 없다는 말도 했습니다. 회사 측은 관리자를 자르는 게 목적이 아니라 계층을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계층에 앉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흔들렸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올해 7월 전 세계 4,800명, 전체 인력의 2.1% 수준을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워싱턴주에서는 605명이 대상이었고, 그중 레드먼드가 493명이었습니다. 영업, 컨설팅, 엑스박스 게임 부문이 주로 영향을 받았고 효력일은 9월 4일이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최고인사책임자 에이미 콜먼은 메모에서 이 자리들이 AI로 대체되는 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AI가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제 생각을 솔직히 말하면, 이건 비정한 일이긴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회사가 커지면서 보고 단계가 산길 스위치백처럼 늘어났고, 정상까지 가는 길이 쓸데없이 길어졌던 건 사실이니까요.
문제는 그 대가를 개인이 고스란히 진다는 점입니다. 특히 비자 신분이 걸린 한인 직장인에게 감원 통보는 직장 문제를 넘어 체류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알아둘 법적 기준부터 짚겠습니다. 워싱턴주는 2025년 7월 27일부터 자체 미니 WARN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직원 50명 이상 사업장이 50명 이상을 정리할 때는 60일 전에 서면 통지를 해야 하고, 여러 사업장의 감원을 합쳐 50명이 넘어도 적용됩니다. 어기면 직원 1인당 최대 60일치 급여와 복리후생, 하루 500달러의 민사 벌금이 붙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법은 통지 의무이지 퇴직금 지급 의무가 아닙니다. 퇴직금 조건은 회사 제안서와 계약서를 따로 꼼꼼히 봐야 합니다.
아마존은 지난 감원 때 대상자 대부분에게 90일 동안 사내 이동을 알아볼 기간을 줬고, 그 사이 내부 자리를 잡으면 해고되지 않는 구조였습니다. 이 기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제가 중간관리자라면 이렇게 움직이겠습니다. 첫째, 내 이름 옆에 붙은 성과를 "관리"가 아니라 "만든 것"으로 다시 정리합니다.
둘째, 실무 감각을 놓지 않습니다. 코드 리뷰든 설계 문서든 직접 손대는 일을 일정 비율 남겨두는 겁니다.
셋째, 사내 이동 창구와 외부 네트워크를 평소에 열어둡니다. 통보가 온 다음에 움직이면 60일, 90일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비자 신분인 분들은 퇴사일과 유예기간이 맞물리니 이민 변호사 상담을 미루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이건 개인 사정마다 조건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산에서 배운 게 하나 있다면, 날씨가 바뀌는 걸 보고 짐을 싸면 늦는다는 겁니다. 구름이 레이니어 꼭대기에 걸리기 시작할 때 이미 내려갈 준비를 해야 합니다.
계층을 줄이는 흐름은 당분간 되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직함보다 내가 직접 만들어내는 결과물로 버티는 쪽에 거는 게 맞습니다.

vibecoasttraveler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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