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과 포드가 이웃으로 겨울을 난 윈터 에스테이트 - Fort Myers - 1

겨울만 되면 북쪽 번호판을 단 차들이 늘어나는 동네가 있습니다. 그 행렬의 원조를 따지자면 토머스 에디슨과 헨리 포드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포트마이어스 다운타운 근처 칼루사해치 강변에 있는 에디슨 앤 포드 윈터 에스테이트 이야기입니다. 두 사람이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겨울을 보낸 곳이고, 지금은 박물관과 정원으로 일반에 공개돼 있습니다.

시작은 1885년입니다. 에디슨이 처음 이 지역을 찾았고, 그해 강변 땅 13에이커를 사들였습니다.

집은 현지에서 지은 게 아니었습니다. 메인주에서 미리 부재를 만들어 배로 실어 온 뒤 1886년에 조립했다고 합니다. 요즘 말로 하면 조립식 주택의 원조인 셈입니다.

에디슨 가족은 이 집을 세미놀 로지라고 불렀습니다. 겨울 별장이라고 해도 쉬는 공간만은 아니었고, 실험실과 정원이 함께 붙어 있었습니다.

포드가 등장하는 건 1916년입니다. 바로 옆집이 매물로 나오자 포드가 사들였는데, 여러 기록에 남은 매입가는 2만 달러입니다.

이 집 이름이 더 망고스입니다. 플로리다주 역사 표지판에는 포드가 친구이자 멘토인 에디슨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샀다고 적혀 있습니다.

부동산을 좀 보는 입장에서 이 대목이 제일 재밌었습니다. 집값이나 수익률이 아니라 옆집 사람 보고 집을 산 겁니다. 돈이 남아도는 사람의 선택이긴 하지만, 결국 동네 가치는 이웃이 만든다는 말이 여기서도 통합니다.

두 집 사이를 오간 건 우정만이 아니었습니다. 1927년 에디슨, 포드, 그리고 타이어 회사의 하비 파이어스톤이 함께 에디슨 보태닉 리서치 코퍼레이션을 세웠습니다.

목적은 분명했습니다. 고무를 해외 수입에 기대지 말고 미국 땅에서 빨리 키워 얻을 수 있는 식물을 찾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1928년에 지은 것이 지금도 남아 있는 식물 연구 실험실입니다. 팀은 1만 7천 종이 넘는 식물 샘플을 시험했고, 최종 후보로 골든로드를 골랐습니다.

골든로드는 미국 어디서나 흔한 노란 들꽃입니다. 이런 흔한 풀에서 전략 물자를 뽑겠다는 발상이 지금 봐도 꽤 실용적입니다.

이 실험실은 2014년 5월 25일 미국화학회가 국가 역사 화학 랜드마크로 지정했습니다. 공급망 문제를 백 년 전에 고민한 현장이라는 점에서 요즘 뉴스와 겹쳐 보이기도 합니다.

정원 한가운데 버티고 있는 거대한 반얀 나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1920년대 중반 파이어스톤이 선물한 묘목이 지금은 그늘 하나로 마당을 덮을 만큼 자랐습니다.

한국 시골 마을 어귀의 정자나무가 떠올랐습니다. 나라도 시대도 다른데 큰 나무 아래 사람이 모이는 건 똑같더군요.

에디슨은 1931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뒤로 포드는 이곳을 거의 찾지 않았고, 1945년에 망고스를 팔았습니다.

1947년에는 에디슨의 부인 미나가 세미놀 로지를 포트마이어스시에 기증했습니다. 망고스도 이후 시로 넘어가면서 두 집이 다시 한 울타리 안에 묶였습니다.

운영 주체는 2003년에 시에서 비영리 법인으로 바뀌었습니다. 세금으로만 버티는 구조보다 이쪽이 유지 관리에는 더 낫다고 봅니다.

이 동네에 살면 허리케인 얘기를 피할 수 없습니다. 2022년 이언 때 이곳에도 바닷물이 밀려들어 정원 식물이 많이 죽었습니다.

그래도 역사 주택과 건물들은 큰 손상 없이 버텼다고 재단이 밝혔습니다. 백 년 넘은 목조 주택이 이 정도로 견딘 걸 보면 옛날 집 짓는 방식도 무시할 게 아닙니다.

2024년 밀턴 때도 문을 닫았다가 다시 열었습니다. 방문 전에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운영 상황을 한 번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이제 실속 있는 얘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공식 티켓 스토어 기준으로 셀프 가이드 성인 입장료는 28달러입니다.

13세부터 19세 청소년은 20달러, 6세부터 12세 어린이는 15달러입니다. 일부 여행 사이트에는 아직 25달러로 나와 있으니 예전 정보에 속지 마십시오.

한 번만 갈 거면 그냥 표를 사면 됩니다. 손님이 올 때마다 모시고 갈 생각이라면 연간 회원을 따져볼 만합니다. 회원은 입장이 무료라서 두세 번만 가도 계산이 달라집니다.

부지는 20에이커 남짓이라 대충 돌아도 두 시간은 잡아야 합니다. 여름 한낮은 피하고, 선선한 11월부터 봄 사이에 가는 게 체력 면에서 이득입니다.

12월에는 정원에 조명을 켜는 홀리데이 나이츠 행사도 열립니다. 낮에 한 번, 밤에 한 번 보면 같은 집이 전혀 다른 분위기라 연말 손님 접대 코스로 괜찮습니다.

둘러보고 나오면서 든 생각은 단순했습니다. 미국 최고 부자들도 결국 따뜻한 날씨와 좋은 이웃을 찾아 이 강가로 왔다는 겁니다.

이민 와서 집 고를 때 학군, 세금, 보험료를 먼저 따지는 게 맞습니다. 그래도 옆집에 누가 사느냐는 숫자로 안 잡히는 가치라는 걸 이 두 집이 백 년째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