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선거일, 아이 손 잡고 투표소 가는 시민교육 - Albany - 1

자, 오늘이 바로 그날입니다. 11월 3일 화요일, 뉴욕주 총선 날이에요. 플레이오프 7차전 같은 날에 집에만 있을 수는 없죠.

저는 올해 아침 일찍 아이 손을 잡고 투표소에 다녀왔습니다. 교과서로 배우는 민주주의도 좋지만, 직접 줄 서고 투표지 넣는 소리를 듣는 것만큼 강렬한 수업은 없다고 봅니다.

먼저 기본부터 짚고 갑시다. 뉴욕주 선관위 안내에 따르면 오늘 투표소는 오전 6시에 열어서 밤 9시에 닫습니다.

조기투표는 10월 24일부터 11월 1일까지였는데 이미 끝났어요. 그러니 아직 안 하신 분은 오늘 지정 투표소로 가셔야 합니다.

여기서 많이들 놓치는 게 있어요. 조기투표 장소와 선거일 투표소가 다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Albany County 선관위는 지난 6월 예비선거 때 투표소를 수십 곳 바꿨다고 지역 언론이 보도했어요. 그러니 나가기 전에 뉴욕주 Voter Lookup으로 내 투표소를 꼭 다시 확인하세요.

이번 선거는 판이 큽니다. 주지사와 부주지사, 주 검찰총장, 주 감사원장을 뽑고, 연방 하원과 주 의회 의원 자리도 걸려 있어요.

현직 Kathy Hochul 주지사가 재선에 나섰고, 검찰총장 선거도 TV 토론까지 치를 만큼 뜨거웠습니다. 누구를 찍든 그건 각자 판단이고, 저는 양쪽 공약을 다 읽어보는 쪽입니다.

그럼 아이를 데려가도 되냐. 됩니다, 그것도 법으로 정해져 있어요.

뉴욕주 선거법 8-106조는 부모나 보호자가 투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아이를 투표소와 기표 공간까지 데리고 들어가는 것을 허용합니다. 비밀투표를 규정한 8-300조에도 부모를 따라온 아이는 예외로 적혀 있고요.

조건은 하나입니다. 아이가 투표 진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부모가 확실히 붙잡고 있어야 한다는 거죠. 투표소에서 뛰어다니는 건 하키 링크에서 스케이트 없이 뛰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나이 기준이나 세부 사항은 투표소마다 안내가 조금씩 다를 수 있어요. 애매하면 현장 선거요원한테 한마디 물어보면 끝입니다.

이제 진짜 시민교육 이야기를 해봅시다. 저는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샘플 투표지를 아이랑 같이 봤어요.

카운티 선관위 홈페이지에 샘플 투표지가 올라와 있습니다. 이거 하나 펼쳐놓으면 주지사가 뭐 하는 사람인지, 감사원장은 왜 뽑는지 질문이 줄줄이 쏟아져요. 대답 못 하는 질문은 같이 검색해보면 그것도 공부가 됩니다.

저는 스포츠로 비유해서 설명했습니다. 주지사는 팀 감독, 주 의회는 구단 이사회, 검찰총장은 반칙 잡는 심판이라고요. 완벽한 비유는 아니지만 아이 눈이 반짝이더군요.

투표소에 들어가면 아이에게 역할을 하나 주세요. 줄이 얼마나 긴지 세어보게 하거나, 선거요원이 몇 명인지 찾아보게 하는 식입니다.

뉴욕은 종이 투표지에 동그라미를 까맣게 칠하고 스캐너에 넣는 방식이에요. 아이한테 펜으로 꽉 채워야 기계가 읽는다고 알려주면 재밌어합니다. 투표지가 양면일 수 있으니 뒷면까지 아이랑 같이 확인해보세요.

다만 누구를 찍었는지 아이 입으로 큰 소리로 말하게 하진 마세요. 비밀투표가 왜 중요한지 알려주는 것 자체가 오늘 수업의 핵심이거든요.

스캐너에 투표지가 쑥 빨려 들어가는 순간, 이게 진짜 하이라이트입니다. 버저비터 골 들어갈 때만큼 짜릿한 표정을 볼 수 있어요.

나오면서 투표 스티커 하나 챙겨주면 그날 하루 아이 가슴에 훈장이 달립니다. 그 작은 스티커가 의외로 오래 기억에 남아요. 다음 선거 때 또 가자고 먼저 조르는 걸 보면 투자 대비 효과가 어마어마합니다.

현실적인 팁도 몇 가지 드릴게요. 아침 출근 시간과 퇴근 직후는 줄이 길어지기 쉬우니 아이랑 가려면 오전 늦게나 이른 오후가 낫습니다.

간식과 물은 꼭 챙기세요. 배고픈 아이는 어떤 강의도 안 듣습니다, 이건 만고의 진리예요.

투표소 근처에서는 선거운동이 제한되니까 피켓 들고 가거나 특정 후보 티셔츠 입고 가는 건 피하는 게 좋아요. 괜히 실랑이할 일 만들 필요 없죠.

혹시 명부에 이름이 없다는 말을 들어도 당황하지 마세요. 그럴 땐 선거요원에게 선서 투표지, 영어로 affidavit ballot을 요청하면 됩니다.

투표하고 돌아오는 길에 저는 아이랑 오늘 밤 개표 방송을 같이 보자고 약속했어요. 지도에 색이 하나씩 채워지는 걸 보면 경기 스코어보드 보는 것만큼 몰입합니다.

솔직히 저도 정치 뉴스 보면 짜증 날 때 많아요. 양쪽 다 목소리만 크고 정작 동네 도로 패인 건 그대로일 때도 있고요.

그래도 투표 안 하면 불평할 자격도 같이 내려놓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경기장에 안 간 팬이 심판 욕하는 건 좀 민망하잖아요.

이민 와서 시민권 받고 처음 투표했을 때 그 묵직한 기분, 다들 기억하실 거예요. 그 감정을 아이한테 물려주는 게 오늘 제일 큰 수확입니다.

아직 시간 충분합니다. 밤 9시 전에 줄만 서 있으면 투표할 수 있으니, 아이 손 꽉 잡고 당당하게 다녀오세요. 오늘 하루, 우리 집 MVP는 투표소 다녀온 가족 전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