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난방을 처음 틀었는데 거실 창문 쪽에만 가면 유독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손을 대보니 유리 자체가 차갑게 식어 있었고, 창틀 틈새로는 바람까지 슬쩍 들어오고 있었다.
이런 증상은 오래된 단창(싱글페인 유리) 창문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유리가 한 겹이다 보니 실내외 온도차를 그대로 전달해서, 겨울철 난방비가 새는 가장 큰 구멍 중 하나로 꼽힌다.
창문을 통째로 이중창이나 로이유리로 교체하면 가장 확실하겠지만,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이번 겨울에는 돈 몇 만원으로 끝낼 수 있는 창문 단열 필름 시공을 직접 해보기로 했다.
창문 단열 필름은 흔히 뽁뽁이로 알려진 에어캡 롤과는 다르다. 투명한 비닐 필름을 창틀에 양면테이프로 붙인 뒤 헤어드라이어 같은 열풍으로 팽팽하게 수축시켜서, 유리와 필름 사이에 얇은 공기층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 공기층이 핵심이다. 유리 한 장보다 유리와 필름 사이에 낀 공기층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라,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속도를 늦춰주는 원리다.
가격부터 확인해봤다. 미국에서 가장 널리 팔리는 덕(Duck) 브랜드 실내용 필름 키트는 창문 5개를 덮을 수 있는 구성이 10달러 안팎이고, 15개짜리 대용량 패키지는 23달러 선에 판매되고 있었다.
여기에 창틀 틈새를 막을 방풍 테이프(웨더스트리핑) 한 롤을 10달러 아래로 구할 수 있고, 고정된 틈을 메울 실리콘 코킹 한 튜브는 5달러 정도면 충분하다. 창문 몇 개 기준으로 필름 키트 하나에 코킹 한 튜브만 더해도 재료비 20달러 선에서 정리가 된다.
물론 창문 개수가 많거나 창틀 상태가 워낙 안 좋으면 키트나 코킹을 하나 더 써야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창문 교체 비용과 비교하면 자릿수 자체가 다르다는 게 솔직한 느낌이다.
그렇다면 실제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미국 에너지부(DOE) 자료에 따르면 이런 비닐 필름 시공은 단창 유리를 통한 열손실을 최대 55퍼센트까지 줄여줄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시공이 완벽하게 됐을 때, 그리고 열손실이 가장 심한 단창 유리 기준으로 나온 최댓값이다. 실제 집 전체 난방 에너지 소비량으로 보면 단창 창문 기준 10에서 20퍼센트, 이미 이중창을 쓰고 있는 집이라면 5에서 10퍼센트 정도로 폭이 줄어든다.
즉 창문이 새 것에 가깝고 이미 이중유리라면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반대로 오래된 단창 창문이 많은 집일수록 이 필름 시공의 체감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시중에는 이런 필름 키트가 난방비를 30에서 50퍼센트까지 줄여준다고 광고하는 제품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숫자를 그대로 믿지는 않는다. 실제 데이터와 비교하면 과장이 섞인 마케팅 문구에 가깝다고 보는 게 냉정한 판단일 것이다.
대신 방풍 테이프, 코킹, 두꺼운 커튼까지 같이 조합해서 시공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필름 한 가지만 썼을 때보다 여러 방법을 같이 적용했을 때 난방비 절감폭이 최대 30퍼센트까지 보고된 사례도 있었다.
필름 시공 따로, 밀봉(에어실링) 작업 따로 했을 때보다 두 가지를 같이 하는 쪽이 낫다는 자료도 있다. 에너지스타(ENERGY STAR) 쪽 설명으로는 창문 틈새 밀봉과 단열을 함께 하면 연간 냉난방비를 10에서 15퍼센트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시공 순서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먼저 창틀 먼지와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양면테이프를 창틀 네 변에 빙 둘러 붙인다.
그다음 필름을 테이프 위에 붙이고 여유분을 팽팽하게 당긴 뒤, 헤어드라이어 열풍을 필름 표면에 골고루 쬐어주면 필름이 서서히 팽팽하게 수축된다. 주름이 남아 있어도 열을 더 쬐면 대부분 펴진다.
여기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 테이프 접착 단계다. 창틀 모서리에 아주 작은 틈이라도 남으면 그 틈으로 찬 공기가 계속 드나들면서 효과가 확 떨어지기 때문에, 대충 붙이고 넘어가면 돈만 쓰고 체감은 못 하는 경우가 생긴다.
필름은 유리 자체를 통한 열손실을 줄여주는 방법이고, 방풍 테이프는 창문이 여닫히는 부분의 틈새 바람을 막는 역할이라 서로 겹치지 않는다. 창틀과 창문틀이 만나는 고정된 이음새는 코킹으로, 실제로 움직이는 부분은 방풍 테이프로 마감하는 게 맞는 조합이다.
코킹을 여닫히는 창틀 자체에 발라버리면 창문이 아예 안 열리게 굳어버릴 수 있으니 이 구분은 꼭 지켜야 한다. 작은 차이 같아도 나중에 창문을 열어야 할 때 후회하게 되는 부분이다.
단점도 분명히 있다. 필름은 한 시즌 쓰고 나면 봄에 떼어내야 하고, 다음 겨울에는 다시 새로 붙여야 하니 영구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시공 상태에 따라 창밖 풍경이 살짝 뿌옇게 보이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채광이나 전망을 중요하게 여기는 창문이라면 이 부분이 은근히 거슬릴 수 있다.
그래도 20달러 안팎으로 주말 오후 한나절이면 끝나는 작업치고는 남는 장사라는 게 솔직한 결론이다. 특히 세입자처럼 창문 교체 같은 영구적인 공사를 할 수 없는 입장이라면, 이만한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
기온이 더 떨어지기 전에, 집 안에서 유독 찬 기운이 느껴지는 창문부터 순서대로 손봐두는 쪽을 권하고 싶다. 몇 만원 아끼자고 하는 일이라기보다, 숫자로 확인된 효과가 있는 만큼 시도해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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