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FPL 청구서를 열어보다가 잠깐 손이 멈췄습니다. 10월인데도 에어컨이 거의 쉬지 않고 돌아간 탓에 kWh 숫자가 여름과 별 차이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더 마음에 걸린 건 따로 있었습니다. 내년 1월 1일부터 FPL 기본요금이 또 한 번 오른다는 사실입니다.
혹시 처음 듣는 분들을 위해 정리부터 하겠습니다. 플로리다 공공서비스위원회(PSC)는 2025년 11월 20일 FPL의 4년짜리 요금 합의안을 승인했습니다.
이 합의안에 따라 2026년에는 기본요금 수입이 9억4500만 달러 늘었습니다. 그리고 2027년 1월 1일부터 연 7억500만 달러 규모의 추가 인상이 적용됩니다.
FPL 발표로는 올해 1,000kWh를 쓰는 일반 가정 기준 청구서가 134.14달러에서 136.64달러로, 한 달 2.50달러 올랐습니다. 숫자만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지요.
문제는 이게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합의안 자체가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이어지는 구조라, 2028년과 2029년에도 태양광과 배터리 저장 설비 비용이 따로 더해질 예정입니다.
게다가 청구서에는 기본요금 말고도 연료비 항목이 따로 붙습니다. 연료비는 PSC가 해마다 별도로 정하기 때문에, 2027년 최종 청구서가 정확히 얼마가 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금이 얼마 오를지 계산하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 우리 집에서 새는 kWh를 먼저 잡자는 쪽입니다. 요금표는 내가 못 바꾸지만 사용량은 내가 바꿀 수 있으니까요.
제일 먼저 손댄 건 thermostat이었습니다. FPL이 내놓은 절약 팁 자료를 보면 집을 비울 때는 82도 이상으로 올려두고, 팬 설정은 on이 아니라 auto로 두라고 권합니다.
이 팬 설정이 의외로 많이들 놓치는 부분입니다. 예전에 이웃 한 분이 "팬은 계속 돌려야 공기가 시원하지 않아요?" 하고 물으시던데, on으로 두면 냉방을 안 할 때도 팬이 계속 전기를 먹습니다.
집에 있을 때 온도는 개인차가 크니 제가 몇 도라고 못 박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1도씩 올려가며 몸이 적응하는지 보는 방법을 저는 권합니다.
Smart thermostat이 있다면 출근하거나 장 보러 나갈 시간에 맞춰 스케줄을 걸어두세요. 매번 기억해서 조절하는 것보다 훨씬 꾸준하게 효과가 납니다.
두 번째는 수영장 펌프입니다. 남플로리다 단독주택에 수영장 있는 집이 적지 않은데, 이게 생각보다 큰 전기 도둑입니다.
FPL 안내로는 여름엔 하루 6시간 이하, 겨울엔 하루 4시간 이하로 펌프를 돌리면 된다고 합니다. 이제 11월이니 타이머를 겨울 기준으로 바꿀 때가 된 셈입니다.
FPL 자료에 따르면 펌프를 하루 종일 돌리면 한 달 100달러가 넘게 나올 수 있는데, 4~6시간으로 줄이면 40~45달러 수준까지 내려간다고 합니다. 이 숫자를 보고 저도 꽤 놀랐습니다.
펌프 교체를 고민 중이라면 variable-speed 펌프도 검토해볼 만합니다. FPL은 이 펌프로 1년에 300달러 정도 아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FPL On Call 프로그램입니다. 전력 수요가 몰리는 시간에 FPL이 에어컨이나 온수기 같은 기기를 잠깐 제어하는 대신 청구서에 크레딧을 주는 제도입니다.
FPL 팁 자료에는 연간 최대 크레딧이 91.75달러로 적혀 있습니다. 다만 등록하는 기기 종류와 승인 여부에 따라 달라지니, 신청 전에 fpl.com에서 현재 조건을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이런 제도를 좋게 봅니다. 정부 보조금을 뿌리는 방식이 아니라, 고객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서로 이득을 보는 시장형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네 번째는 돈이 거의 안 드는 생활 습관입니다. 에어컨 필터는 한 달에 한 번 확인하고, 더러우면 바로 갈아주세요. 필터가 막히면 같은 온도를 내려고 기계가 훨씬 오래 돌아갑니다.
천장 선풍기는 사람이 있는 방에서만 켜는 게 맞습니다. 선풍기는 공기를 식히는 게 아니라 피부에 바람을 줘서 시원하게 느끼게 하는 거라, 빈 방에서 돌리면 그냥 낭비입니다.
온수기 온도도 한번 확인해보세요. 오래된 집일수록 설정이 높게 돼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나사 하나 돌리는 수준의 일입니다.
그리고 FPL 계정에 로그인하면 시간대별, 일별 사용량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걸 처음 열어보고 새벽에도 사용량이 꽤 나오는 걸 발견했는데, 알고 보니 차고에 있던 오래된 냉동고였습니다.
이런 걸 찾는 재미가 은근히 있습니다. 숫자를 보면 막연히 아끼자는 마음보다 훨씬 구체적인 행동이 나오거든요.
요금 인상 자체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립니다. 반대 측은 역대 최대 인상이라며 플로리다 대법원까지 가겠다고 했고, FPL은 원래 요청액보다 크게 줄였다는 입장입니다.
저는 허리케인 대비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 비용을 소비자가 감당하는 만큼, 우리도 청구서를 그냥 받아들이기보다 꼼꼼히 들여다볼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2027년 1월에 기본요금이 또 오르고, 연료비는 따로 움직입니다. 그 전에 thermostat, 수영장 펌프, On Call, 필터와 사용량 확인부터 해두시길 권합니다.
나라면 이번 주말에 펌프 타이머부터 바꾸고, FPL 앱에서 지난 한 달 사용 그래프를 열어보겠습니다. 1월 청구서를 받았을 때 덜 놀라려면 지금이 딱 좋은 때입니다.

뇌송송계념탁
감기약레게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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