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10월 부동산, 렌트는 내리고 집값은 버티는 이유 - Chicago - 1

10월 시카고 부동산을 한 줄로 정리하면 렌트는 숨을 고르고, 매매 시장은 여전히 물건이 모자란 상태입니다. 같은 도시 안에서 두 시장의 온도가 꽤 다르게 움직였어요.

먼저 렌트부터 보겠습니다. 10월 수치가 이미 나온 쪽은 렌트 쪽이라 비교가 더 쉽습니다.

Apartment List의 11월 렌트 리포트에 따르면, 시카고 시 전체 중간 렌트는 10월 한 달 동안 1.1% 내려 1,858달러가 됐습니다. 이 리포트는 10월 한 달의 움직임을 반영한 자료입니다.

침실 수로 나누면 원베드룸 중간값이 1,723달러, 투베드룸이 1,875달러입니다. 생각보다 두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한 달 하락만 보면 반가운 소식 같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3.4% 높습니다. 가을에 렌트가 살짝 빠지는 건 매년 반복되는 계절 패턴에 가깝습니다.

비교 대상을 넓혀 보면 시카고의 위치가 더 분명해집니다. 같은 자료에서 일리노이주 평균 상승률은 2.9%, 전국 평균은 0.1%였습니다.

전국 렌트가 거의 제자리인데 시카고는 3%대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셈입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한 달 하락보다 이 1년 흐름을 더 무겁게 봐야 합니다.

이번엔 매매 시장입니다. 10월 매매 통계는 아직 발표 전이라, 가장 최근 공식 수치인 9월 자료를 기준으로 보겠습니다.

일리노이 리얼터 협회가 10월 7일 기준으로 낸 9월 리포트에서 시카고 시 중간 거래가격은 389,900달러였습니다. 1년 전 360,000달러보다 8.3% 오른 금액입니다.

주택 유형별로 나누면 그림이 조금 달라집니다. 단독주택 중간가는 375,000달러로 8.7%, 콘도는 400,000달러로 6.7% 올랐습니다.

시카고에서는 콘도 중간가가 단독주택보다 높게 나오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다운타운과 호숫가 고층 콘도 거래 비중이 큰 영향으로 보입니다.

가격은 올랐지만 거래 건수는 줄었습니다. 9월 거래는 1,681건으로 전년보다 7.2% 적었고, 단독주택은 9.7%, 콘도는 5.7% 감소했습니다.

가장 눈여겨볼 숫자는 매물입니다. 9월 말 시장에 나온 집은 3,788채로 1년 전 4,789채보다 20.9% 줄었습니다.

매물이 다섯 채 중 한 채꼴로 사라진 셈이니, 거래가 줄어도 가격이 버티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팔겠다는 사람이 적으니 사려는 사람끼리 경쟁하는 구조입니다.

팔리는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매물이 계약까지 걸린 기간은 27일로, 작년 9월 31일보다 나흘 짧아졌습니다.

연초부터 9월까지 누적으로 봐도 중간가는 403,000달러로 6.9% 올랐습니다. 한 달 반짝한 상승이 아니라 올해 내내 이어진 흐름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에 금리를 겹쳐 보면 사정이 더 복잡해집니다. 프레디맥 조사에서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10월 29일 기준 7.24%였습니다.

전주 7.32%보다는 조금 내렸지만, 1년 전 6.17%와 비교하면 1%포인트 넘게 높습니다. 같은 집을 사도 매달 내는 원리금 부담이 작년보다 확실히 무거워졌어요.

금리가 높으면 기존 집주인들이 낮은 금리를 놓기 싫어 집을 내놓지 않습니다. 매물 부족이 쉽게 풀리지 않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요즘 시카고 부동산에서 가장 큰 지역 이슈는 세입자 보호 조례입니다. 존슨 시장이 내놓은 Protecting Renters Ordinance와 비예가스 시의원 쪽의 FAIR 조례가 맞서 있습니다.

시장 안은 9월 주택위원회를 12대 9로 통과했는데, 그 과정에서 정당한 사유 없는 퇴거를 막는 조항과 이주 지원금 조항이 빠졌습니다. FAIR 안은 조닝위원회를 12대 6으로 통과했습니다.

두 안 모두 임대 등록제와 세입자 보호 전담 부서를 담고 있습니다. FAIR 안은 여기에 보증금을 한 달 반 치 렌트 이하로 묶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9월 23일 본회의 표결은 합의를 더 하자는 이유로 미뤄졌습니다. 제가 확인한 범위에서는 아직 본회의 최종 통과 소식이 없으니, 시 의회 공식 기록이나 지역 언론으로 진행 상황을 직접 확인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조례가 어느 쪽으로 정리되든 집주인에게 등록 의무가 생길 가능성이 큽니다. 투플랫이나 소형 다세대를 가진 한인 집주인이라면 지금부터 계약서와 보증금 관리 방식을 점검해 두는 게 현실적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사는 게 나을까요, 렌트를 이어가는 게 나을까요. 두 선택지를 나란히 놓으면 답이 조금 선명해집니다.

렌트는 겨울 비수기로 들어가며 협상 여지가 생기는 시기입니다. 리스 갱신이 다가온다면 지금 시세를 근거로 인상 폭을 줄여 달라고 요청해 볼 만합니다.

매수는 가격이 내려오길 기다리기보다, 금리가 내릴 때 재융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입니다. 매물이 이렇게 적은 상황에서 집값 하락을 기대하는 건 근거가 약해 보여요.

저라면 겨울 비수기에 경쟁이 덜한 매물을 차분히 보면서, 월 상환액이 금리 7%대에서도 감당되는 집만 후보에 올리겠습니다. 10월 매매 통계가 나오면 이 흐름이 이어졌는지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