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젯밤 중간선거 개표 방송을 늦게까지 틀어 놓고 있었습니다. 뉴욕주 투표가 밤 9시에 마감되자마자 몇몇 선거구에 곧바로 당선 표시가 붙는 걸 보고 잠시 멈칫했습니다.
개표율이 아직 한 자릿수인데 어떻게 승자를 부를 수 있을까요. 오늘은 그 궁금증을 한번 차분히 풀어 보려 합니다.
먼저 짚을 점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승자를 처음 선언하는 건 선거관리 당국이 아니라 언론사입니다.
공식 결과는 주마다 개표와 검증 절차를 다 거친 뒤에야 확정됩니다. 뉴욕주만 해도 법에 따라 조기투표와 당일 투표를 다시 집계하고, 부재자와 우편 투표를 검토한 뒤에 최종 결과가 나옵니다.
그 공백을 메우는 게 AP 통신과 각 방송사의 이른바 디시전 데스크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판정팀 정도가 되겠네요.
AP는 1848년부터 선거 결과를 집계하고 보도해 왔다고 밝힙니다. 170년이 넘는 역사이니, 이쪽 업계에서는 거의 클래식카 같은 존재입니다.
AP가 내세우는 기준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뒤처진 후보가 남은 표로 따라잡을 수 있는가, 이 한 가지 질문입니다.
따라잡을 가능성이 없다고 확신할 때만 콜을 합니다. AP는 스스로 이것이 예측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그럼 투표 마감 직후의 콜은 어떻게 나오는 걸까요. 이건 결과가 뻔한 지역에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AP는 과거 투표 성향, 유권자 등록 통계, 그리고 자체 유권자 설문인 AP VoteCast를 함께 봅니다. 오랫동안 한쪽 정당이 크게 이겨 온 곳에서 설문도 같은 방향을 가리키면 마감과 동시에 콜이 나갑니다.
반대로 VoteCast 결과가 그 지역의 오랜 흐름과 다르게 나오면 마감 시점 콜은 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이 꽤 신중하다고 느꼈습니다. 확신이 없으면 그냥 기다리는 겁니다.
또 하나의 원칙이 있습니다. 해당 선거구의 투표소가 모두 문을 닫기 전에는 절대 승자를 부르지 않습니다.
아주 박빙이면 AP는 너무 접전이라 판정할 수 없다는 뜻의 "too close to call"을 붙이기도 합니다. 잠정투표와 늦게 도착한 부재자 투표만 남았는데도 승자가 분명하지 않을 때입니다.
방송사들도 비슷한 원칙을 둡니다. NBC는 판정팀이 최소 99.5퍼센트 확신할 때 콜한다고 공개해 왔고, 결과를 암시하는 출구조사 수치도 투표 마감 전에는 내보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출구조사는 누가 할까요. 2003년에 만들어진 내셔널 일렉션 풀이라는 언론 연합이 있고, 출구조사는 Edison Research가 맡아 왔습니다.
Fox News와 AP는 2017년에 이 연합에서 빠졌습니다. 그 뒤로 Fox는 AP VoteCast 데이터를 쓰고 있어서, 채널마다 콜 타이밍이 조금씩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중요한 건 결정 주체입니다. 조사 회사는 데이터를 넘길 뿐이고, 콜은 각 언론사의 판정팀이 따로 내립니다.
이 세계가 이렇게 조심스러워진 데는 뼈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바로 2000년 플로리다입니다.
그날 밤 주요 방송사들은 저녁 8시 무렵 플로리다를 고어 승리로 발표했다가 두 시간도 안 돼 철회했습니다. 근거는 당시 Voter News Service의 출구조사 데이터였습니다.
새벽 2시쯤에는 다시 부시 승리로 콜했고, 고어는 전화로 패배를 인정했다가 곧 번복했습니다. 결국 방송사들은 너무 접전이라 판정 불가라며 또 한 번 물러섰습니다.
그날 밤 집계 기준 표차는 1,784표였고, 플로리다 법에 따라 자동 재검표가 시작됐습니다. 이후 법정 공방까지 이어진 이야기는 다들 아시는 대로입니다.
운전에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계기판 하나만 믿고 커브에 속도를 냈다가 미끄러진 셈이죠.
2020년은 정반대 장면이었습니다. AP는 펜실베이니아 개표를 며칠 지켜보다가 11월 7일 토요일 오전 11시 25분에야 바이든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남은 표로는 트럼프 후보가 따라잡을 수 없다는 계산이 선 뒤였습니다. 선거 당일 밤이 아니라 나흘 뒤였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AP는 캠프나 정당의 압박, 다른 언론사의 발표, 후보의 승리 연설을 근거로 콜하지 않는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표가 근거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는 콜이 늦어지는 걸 불안해하지 않으려 합니다. 우편 투표가 많은 주에서는 개표가 오래 걸리는 게 시스템이 고장 난 신호가 아니라 원래 그런 구조입니다.
어느 정당을 지지하든 이 점은 같이 알아 두면 좋겠습니다. 빠른 콜은 편리하지만, 공식 결과는 결국 각 주의 검증 절차가 끝나야 나옵니다.
개인적으로는 화면에 먼저 깃발을 꽂는 채널보다, 끝까지 기다렸다가 틀리지 않는 쪽에 더 믿음이 갑니다. 좋은 차가 빠른 차보다 잘 서는 차인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이번 중간선거도 아직 콜이 안 난 접전 지역이 남아 있을 겁니다. 숫자가 바뀌는 걸 지켜보는 것도 민주주의를 구경하는 꽤 품위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밤은 커피 한 잔 내려 놓고, 판정팀이 왜 아직 기다리는지 생각하며 화면을 보려 합니다.

Pointy
Dynamico


xylora | 
Tan Zoo | 
hot chocolate | 
치치키 시카고 트래인 | 
Noodle Noodle | 
해뜰날 돌아 온단다 | 
tough guy | 
벨그레이 잡학 사전 | 
Fragile Me | 
flexible |
Colorado Lee |
kiwiii |
foxtrot83 |
stiff |
Namico |
Caribbean 90 |
Elastico |
United States Army |
이동하는 Waterfall |
Tavelo |
BOOM BOOM BOOM |
blues town |
glenview 89 |
반가워 오태식 |
skiny joe |
envora21 |
silverfox |
nameone |
baya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