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에 수건을 거실 건조대에 널어두고 이틀을 기다렸어요. 겉은 다 말랐는데 코를 대보니 그 쿰쿰한 냄새가 올라오더라고요.
결국 다시 빨았죠. 세제 넣고, 물 쓰고, 시간까지 쓰고. 겨울마다 이 한 바퀴를 몇 번씩 도는 게 은근히 짜증 나요.
그래서 이번엔 제대로 찾아봤습니다. 왜 냄새가 나는지부터 알아야 헛수고를 덜 하겠다 싶었거든요.
범인은 곰팡이라기보다 세균 쪽이었어요. 2012년 학술지 Applied and Environmental Microbiology에 실린 일본 연구가 빨래 악취의 주원인으로 모락셀라 오슬로엔시스라는 균을 지목했습니다.
이 균이 만들어내는 4-메틸-3-헥센산이라는 물질이 그 걸레 같은 냄새의 정체라고 해요. 이름부터 벌써 냄새날 것 같죠.
골치 아픈 건 이 균이 건조에 꽤 버틴다는 점이에요. 빨래가 축축한 채로 오래 있을수록 다시 활동할 시간을 벌어주는 셈입니다.
그러니 핵심은 하나예요. 빨리 말리는 것. 세제를 바꾸기 전에 젖어 있는 시간부터 줄여야 합니다.
그런데 겨울 실내가 의외로 함정이에요. 창문은 닫혀 있고, 히터 바람은 방 한쪽에서만 돌고, 젖은 빨래에서 나온 수분은 갈 데가 없거든요.
EPA는 실내 습도를 60% 아래로, 가능하면 30~50% 사이로 유지하라고 권합니다. 곰팡이가 자라기 어려운 구간이라서요.
습도가 높으면 빨래만 늦게 마르는 게 아니에요. 창틀에 물방울이 맺히고, 옷장 뒤나 욕실 천장 모서리에 검은 점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합니다.
작은 디지털 습도계를 하나 들여놨는데, 빨래를 널고 한 시간쯤 지나니 숫자가 쑥 올라가는 게 보이더라고요. 눈으로 보니까 확실히 경각심이 생깁니다.
첫 번째 요령은 세탁기에서 시작해요. 탈수를 한 번 더 돌리면 널기 전부터 물기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니트처럼 늘어나는 옷만 빼고요.
두 번째는 간격이에요. 건조대에 빽빽하게 걸면 옷끼리 붙은 부분이 끝까지 안 마릅니다. 주먹 하나 들어갈 만큼은 띄워주세요.
세 번째는 바람입니다.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를 빨래 아래쪽에서 위로 쏘아주면 마르는 속도가 확 달라져요. 젖은 공기가 위로 빠져나가면서 옷 사이에 머물지 않거든요.
네 번째, 벽에 붙이지 마세요. 차가운 외벽 쪽에 널면 벽에 습기가 맺히고, 나중에 그 자리에서 곰팡이가 피기 쉽습니다.
다섯 번째가 제가 제일 추천하는 방법이에요. 문 닫은 작은 방에 빨래와 제습기를 같이 두는 겁니다. 공간이 좁을수록 제습기가 일을 잘하거든요.
욕실도 괜찮은 선택지예요. 환풍기를 켜두고 문을 닫아두면 습기가 집 전체로 퍼지지 않습니다.
다만 샤워 직후 김이 가득한 욕실은 피하세요. 환풍기를 30분쯤 먼저 돌려서 벽과 바닥을 말려둔 다음 널면 훨씬 빨리 마릅니다.
히터 송풍구나 라디에이터 위에 바로 얹는 건 피하는 게 좋아요. 빨리 마를 것 같아도 천이 상하기 쉽고 기기에도 무리가 갑니다.
사실 빨래보다 세탁기를 먼저 의심해야 할 때도 있어요. 독일 푸르트방겐 대학 연구진이 가정용 세탁기 고무 패킹에서 이 균을 찾아냈다고 보고했거든요.
그래서 세탁이 끝나면 문을 열어두고, 고무 패킹 안쪽을 가끔 닦아주세요. 저는 세탁조 청소 코스를 한 달에 한 번 돌립니다. 번거로워 보여도 십 분이면 끝나는 일이에요.
다 돌아간 빨래는 바로 꺼내는 습관도 중요해요. 통 안에서 몇 시간 방치된 빨래는 널기도 전에 이미 냄새 준비를 끝낸 상태니까요.
수건은 따로 빨고 섬유유연제는 줄이라는 조언도 많아요. 유연제가 섬유를 코팅해서 흡수력과 건조 속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냄새가 심한 수건은 뜨거운 물로 한 번 따로 돌려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건조기를 쓰는 집이라면 숙제가 하나 더 있어요. 미국 연방소방청(USFA) 보고서를 보면 주택 건조기 화재가 연평균 2,900건 발생했고, 1월에 가장 많았습니다.
2008~2010년 데이터라 좀 오래되긴 했어요. 그래도 겨울에 건조기 화재가 몰린다는 경고는 지금도 소방서들이 해마다 반복하는 내용입니다. 빨래가 많아지는 계절이니 더 신경 쓸 수밖에요.
가장 흔한 원인은 보풀 청소를 안 한 것이었어요. USFA는 빨래를 돌리기 전후로 매번 보풀 필터를 비우라고 권합니다.
눈 온 날에는 바깥 배기구 덮개가 눈이나 얼음에 막히지 않았는지도 꼭 봐주세요. 배기가 막히면 건조도 안 되고 위험까지 커집니다. 겨울 내내 한 번도 안 들여다본 집이 생각보다 많을 거예요.
정리하면 간단해요. 탈수 한 번 더, 간격은 넓게, 바람은 아래에서 위로, 작은 방에 제습기, 세탁기 문은 활짝.
이렇게 바꾸고 나니 수건이 하루 만에 보송하게 마르네요. 음악에 맞춰 스텝 밟듯 순서만 지키면 되는 일이었어요.
개인적으로는 비싼 탈취 스프레이보다 제습기 하나가 훨씬 낫다고 봅니다. 향으로 덮는 건 결국 냄새 위에 냄새를 하나 더 얹는 거니까요.
올겨울은 다시 빨기 없는 시즌이 되면 좋겠어요. 보송한 수건 한 장이면 추운 아침도 조금은 가벼워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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