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퍼드 인근의 모헤건 선과 폭스우즈 카지노 정보 - Hartford - 1

코네티컷 살면서 카지노 이야기 한 번도 안 들어본 분은 아마 별로 없을 거예요.

특히 오래 사신 분들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주말에 모헤건 갔다 왔어", "폭스우즈에서 밥 먹고 왔어" 이런 말이 아주 자연스럽게 나오거든요.

저도 처음에는 카지노가 뭐 그렇게 가까이 있나 했는데, 알고 보니 하트퍼드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만 가면 엄청나게 큰 카지노가 두 군데나 있어요.

바로 모헤건 선(Mohegan Sun)과 폭스우즈 리조트 카지노(Foxwoods Resort Casino)입니다.

모헤건 선은 언캐스빌(Uncasville), 폭스우즈는 레다드(Ledyard)에 있는데 두 곳 사이도 차로 금방이에요. 폭스우즈는 1992년 문을 열었고 모헤건 선은 1996년에 개장했는데, 둘 다 원주민 부족이 운영하는 대형 카지노 리조트입니다.

그런데 막상 가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카지노하고는 조금 달라요. 슬롯머신만 잔뜩 있는 게 아니라 호텔도 있고 식당도 엄청 많고 쇼핑하고 공연 보고 스파도 할 수 있어요. 유명 가수 콘서트도 자주 열리니까 꼭 도박하러 가는 사람이 아니어도 구경 삼아 많이 갑니다. 그러니 코네티컷 사람들에게는 라스베이거스처럼 큰맘 먹고 비행기 타고 가는 곳이 아니라 그냥 주말에 한번 다녀올 수 있는 곳이 되어버린 거죠.

그런데 저는 이게 오히려 조금 걱정스럽기도 해요. 멀리 있으면 마음먹고 가야 하는데 너무 가까우니까요. 처음에는 친구들하고 밥 먹으러 갔다가 슬롯머신에 20달러 넣어보고, 다음에는 100달러 가져가고, 그러다 어느 순간 잃은 돈 찾겠다고 또 가는 사람이 생길 수 있잖아요.

특히 우리 한인들은 돈 문제나 도박 문제를 남한테 잘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잖아요. 밖에서는 멀쩡하게 사업하고 직장 다니는데 혼자 카지노를 계속 다니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요.

하트퍼드 인근의 모헤건 선과 폭스우즈 카지노 정보 - Hartford - 2

이민 생활이라는 게 생각보다 외롭고 스트레스도 많습니다. 자식들 다 키워놓은 뒤 갑자기 시간이 많아진 분들도 있어요.

그러다가 카지노가 심심풀이가 되고 스트레스 푸는 장소가 되면 저는 그게 제일 무섭다고 봐요.

더구나 도박이라는 게 처음부터 큰돈을 잃는 게 아니잖아요.

어느 날은 200달러 땄다가 다음에는 500달러 잃고, "지난번에 땄으니까 오늘도 되겠지" 하면서 다시 가는 식입니다.

그러다가 생활비나 카드값에 손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단순한 취미라고 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렇다고 카지노를 무조건 나쁜 곳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공연 보고 맛있는 것 먹고 정해놓은 돈 조금 쓰면서 놀다 오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중요한 건 자기가 정한 선을 지키는 거겠죠. 오늘 100달러만 쓰겠다고 했으면 그 돈이 없어졌을 때 그냥 집에 오는 겁니다. 잃은 돈 찾겠다고 ATM으로 가는 순간부터 일이 달라질 수 있어요.

코네티컷에는 도박 문제를 상담하고 도움받을 수 있는 제도도 있고 2-1-1을 통해 관련 서비스를 안내받을 수도 있습니다. 카지노들도 책임 있는 도박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요.

저는 특히 부모님 세대나 혼자 지내는 분들이 자꾸 카지노에 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괜히 한번 더 물어봤으면 좋겠어요. "요즘 재미로 가시는 거죠?" 하고요. 잔소리처럼 들려도 가족이 관심 갖는 게 필요할 때가 있으니까요.

하트퍼드에서 한 시간도 안 되는 거리에 이렇게 화려한 카지노 두 곳이 있다는 건 분명 재미있는 지역 특징입니다. 하지만 가까워서 좋은 만큼 가까워서 더 조심해야 하는 곳이기도 해요.

놀러 갈 때는 즐겁게 가되, 지갑 속에 얼마를 넣고 갔는지 그리고 얼마나 자주 가고 있는지는 가끔 스스로 한번 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카지노 불빛은 참 화려하지만 집에 돌아올 때 마음까지 어두워져서는 안 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