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준 교육비, 퇴사하면 무조건 갚아야 할까 - Springfield - 1

얼마 전에 아는 동생이 고민을 털어놓더라고요. 입사하자마자 회사에서 몇 주짜리 유급 교육을 보내주고 자격증 시험비까지 대줬는데, 반년도 안 돼서 조건 좋은 이직 제안을 받았다는 거예요.

문제는 입사할 때 사인한 서류 어딘가에 "1년 안에 퇴사하면 교육비를 물어내야 한다"는 조항이 끼어 있었다는 걸 뒤늦게 발견한 것이었어요. 계약서를 다시 꺼내 읽어보니 진짜 그런 문구가 있었대요.

이런 조항을 미국에서는 트레이닝 상환 조항, 줄여서 TRAP이라고 부릅니다. 회사가 교육이나 자격증 취득 비용을 대주는 대신, 정해진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하면 그 비용을 돌려받겠다는 계약이에요.

항공사 조종사, 트럭 운전, 미용사, 간호사처럼 자격증이나 별도 면허가 필요한 직종에서 특히 흔하게 쓰여요. 교육비 자체가 몇천 달러씩 나가는 경우가 많으니 회사 입장에서도 나름의 안전장치를 두고 싶은 거겠죠.

그런데 이 조항이 무조건 다 유효한 건 아니라는 게 최근 몇 년 사이 계속 이슈가 되고 있어요. 소송도 늘고 주 정부 차원의 규제도 빠르게 생기는 중이거든요.

2025년에는 캘리포니아에서 AB 692라는 법이 통과됐는데, 이런 스테이 오어 페이 조항 자체를 대부분 금지하는 내용이에요. 위반한 회사는 실제 손해액이나 근로자 한 명당 5천 달러 중 더 큰 금액을 물어줘야 하고요.

뉴욕주도 비슷하게 트랩드 앳 워크 법을 통과시켜서 대부분의 트레이닝 상환 계약을 무효로 만들었어요. 뉴욕주 노동부가 위반 건당 천 달러에서 오천 달러까지 과태료를 매길 수 있게 했더라고요.

다만 이런 별도 금지법이 아직 없는 주도 많아서, 계약 자체는 합법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여전히 많습니다. 살고 있는 주에 따라 결과가 꽤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예요.

그렇다고 회사가 원하는 만큼 다 받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연방 공정노동기준법 FLSA에 따르면 최종 급여에서 교육비를 공제해서 시급이 최저임금 아래로 떨어지게 만드는 건 불법입니다.

법원 판단을 보면 상환 금액이 근무 기간과 상관없이 딱 고정돼 있는 방식보다는, 다니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상환액이 비례해서 줄어드는 방식을 더 인정해주는 경향이 있어요. 벌금처럼 보이는 조항은 아무래도 불리하게 보는 거죠.

연방거래위원회와 법무부도 이런 조항이 근로자의 이직 자유를 지나치게 막아 노동시장 경쟁을 해칠 수 있다며 반독점 가이드라인에 우려를 담기도 했어요. 회사 대 개인 문제로만 볼 사안은 아니라는 신호 같아요.

실제로 2025년 7월에는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네바다 세 주의 법무장관이 한 대형 의료기관과 합의를 봤어요. 신입 간호사들에게 특별 교육을 받게 해놓고 2년 안에 그만두면 비용을 물리던 조항이 문제가 됐던 사례예요.

그러니 입사할 때 오퍼레터나 온보딩 서류를 받으면 교육비, 자격증 비용, 상대적 크기의 사이닝 보너스가 언급된 부분을 유독 꼼꼼히 봐야 해요. 조항이 애매하게 적혀 있으면 서명 전에 인사팀에 직접 물어보는 게 맞더라고요.

계약서에 상환 금액이 근무 개월 수에 따라 매달 줄어드는 표가 들어가 있다면 그나마 정상적인 형태에 가깝다고 볼 수 있어요. 반대로 몇 년을 채우든 상관없이 퇴사 즉시 전액을 내라고 못 박아 놓은 조항이라면 나중에 법적으로 다퉈볼 여지가 있는 편이고요.

회사가 이 돈을 대출로 부르는지 위약금으로 부르는지도 은근히 중요해요. 상환액이 실제 교육에 들어간 비용과 비슷한 수준이면 대출 성격으로 보고 인정받기 쉽지만, 그보다 훨씬 부풀려져 있으면 사실상 벌금이라 무효로 볼 가능성이 커지거든요.

참고로 그 동생은 결국 인사팀에 조항을 문의했고, 근무 기간에 비례해서 금액이 줄어드는 방식이라는 걸 확인한 뒤에야 마음 편히 이직을 결정했어요. 미리 물어보길 잘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걸 보면 트레이닝 상환 조항 자체가 나쁘다기보다는, 금액이 합리적인지 기간 비례로 줄어드는지가 관건인 것 같아요. 저라면 계약서 사인하기 전에 이 부분부터 꼼꼼히 확인하겠어요.

이미 사인해버렸다고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어요. 조항이 과도하게 불리해 보인다면 서명부터 하지 말고, 상황이 이미 벌어졌다면 노동청이나 고용 전문 변호사 상담부터 받아보는 걸 권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