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같이 나가 밤늦게 셔터를 내리는 부모님 세대와, 아홉 시에 출근해서 여섯 시면 퇴근하는 자녀 세대를 보면 자연스럽게 드는 궁금증이 있습니다. 결국 둘 중에 누가 더 부자가 되느냐는 겁니다.
얼마 전 지인들 모임에서도 이 얘기가 나왔는데, 다들 자기 집안 경험만 갖고 확신에 차서 말하더군요. 그래서 실제 통계는 어떤지 궁금해서 좀 찾아봤습니다.
연방준비제도의 소비자금융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자영업 가구의 순자산 중간값은 38만 달러였습니다. 반면 임금근로자 가구는 9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숫자만 보면 자영업 쪽이 네 배 넘게 앞서는 셈이라 저도 처음엔 살짝 놀랐습니다.
그런데 이 통계를 그대로 믿기 전에 짚어볼 부분이 있습니다. 평균값은 270만 달러까지 올라가는데, 이건 상위 몇 명의 자산이 확 끌어올린 결과라 중간값과는 온도차가 상당히 큽니다.
애초에 어느 정도 자산이 있던 사람이 사업을 시작하는 경향도 있어서, 사업이 부를 만들었다기보다 원래 여유가 있던 사람이 사업도 벌인 쪽에 가깝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갤럽 조사를 보면 이 차이가 더 뚜렷해집니다. 직원을 둔 사업주의 중위 개인소득은 11만 달러였고, 직원 없이 혼자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2만 4천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참고로 사업이 없는 일반 임금근로자는 6만 2천 달러였습니다.
그러니까 같은 자영업이라도 직원을 둘 정도로 사업을 키웠는지, 아니면 혼자 가게를 지키는 수준인지에 따라 소득 차이가 몇 배씩 벌어진다는 얘기입니다. 한인타운에서 흔히 보는 세탁소나 작은 마켓은 대개 후자에 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직원을 둔 사업주 쪽 소득이 높은 이유는 결국 사장이 매장에 매여 있지 않아도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일 겁니다. 혼자 운영하는 가게는 사장이 하루만 자리를 비워도 매출이 바로 줄어드니, 규모를 키우기 전까지는 몸값 자체가 오르기 힘든 셈이죠.
요즘 한인 커뮤니티 흐름을 보면 자영업 비율 자체가 줄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한 경제생활 조사에서는 자영업자 비중이 2020년 24.4퍼센트에서 2023년 19.6퍼센트, 올해는 17.6퍼센트까지 내려갔더라고요.
1세대가 하나둘 은퇴하는 것도 있지만, 자녀 세대가 처음부터 직장을 택하는 경우가 늘어난 영향도 커 보입니다. 부모님이 명절에도 가게 문을 열어야 했던 모습을 보고 자란 자녀라면 굳이 그 길을 따라가고 싶지 않은 마음도 이해가 갑니다.
이런 흐름이 한인 커뮤니티만의 얘기는 아닙니다. 미국 전체를 봐도 자영업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상황은 아니라서, 세대가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옮겨가는 큰 흐름 중 하나로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자영업 쪽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연방노동통계국 자료로는 새로 문을 연 사업체의 20퍼센트 정도가 1년 안에 문을 닫고, 5년 안에는 거의 절반이 폐업합니다.
순자산 얘기만 하면 놓치는 부분이 시간입니다. 갤럽 조사에서는 자영업자의 49퍼센트가 주 44시간 넘게 일하고, 26퍼센트는 주 60시간 이상 일한다고 답했습니다. 같은 소득이라도 여기에 들어간 시간까지 따지면 시급으로는 얘기가 확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면 직장인은 매달 들어오는 월급이 정해져 있고, 회사에서 건강보험이나 은퇴연금 매칭까지 챙겨주니 자산을 꾸준히 불리기엔 오히려 유리한 조건일 수 있겠죠.
자영업자는 사업 경비 처리로 세금에서 유리한 구석이 있지만, 건강보험은 전액 본인이 알아서 들어야 하니 그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 게다가 가게 자체가 자산이라 해도 팔리지 않으면 당장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라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은퇴 계좌도 자영업자는 스스로 챙겨야 하는데, 매출 맞추기 바쁘다 보니 이 부분을 뒤로 미루는 경우를 주변에서 종종 봤습니다. 직장인은 월급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구조 덕분에 본인이 신경 쓰지 않아도 어느 정도 쌓이는 편입니다.
요즘은 직장을 다니면서도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로 자산을 불리는 자녀 세대가 많아서, 두 세대의 경계가 예전만큼 뚜렷하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결국 어느 쪽이 부자가 되느냐는 자영업이냐 직장인이냐보다, 사업을 얼마나 키웠는지 아니면 월급을 얼마나 꾸준히 저축하고 투자로 돌렸는지에 더 달려 있어 보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요즘 젊은 세대한테 무조건 부모님처럼 가게를 하라고 권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시대도 달라졌고, 초기 자본이나 인건비 부담이 예전과는 비교가 안 되거든요.
다만 직장 생활만 정답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게, 결국 각자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린 문제라서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중 어느 쪽이 낫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동방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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