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생일선물 장난감 대신 경험으로 바꿔본 후기 - Flushing - 1

작년 가을에 친한 동생네 딸 다섯 살 생일이었는데, 선물로 장난감 대신 동네 실내 놀이터 이용권을 끊어준 적이 있어요.

그런데 정작 그날 제일 좋아한 건 아이가 아니라 동생이었어요. 집에 장난감이 하나 더 늘지 않아서 오히려 홀가분하다고 했거든요.

요즘 아파트 살면서 애 물건 보관할 공간 없다고 하소연하는 부모들 은근히 많잖아요. 그런 집일수록 경험 선물이 더 반갑다는 얘기도 여러 번 들었어요.

이게 저만 느끼는 분위기는 아닌 모양이더라고요. 여행 플랫폼 겟유어가이드 설문에서 미국인 92퍼센트가 명절이나 기념일에 물건보다 경험을 선물로 받고 싶다고 답했어요.

같은 조사에서 2021년 수치는 62퍼센트였으니, 몇 년 사이 꽤 큰 폭으로 뒤집힌 셈이죠.

경험을 선물로 받은 사람이 물건을 받았을 때보다 고마움이 더 오래간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장난감은 부서지거나 금세 질리는데 추억은 그렇지 않으니 수긍이 가더라고요.

장난감 개수가 적을수록 아이들이 그 몇 개를 더 오래, 더 창의적으로 갖고 논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요. 선물이 쌓일수록 정작 하나하나에 대한 애정은 옅어지는 셈이죠.

생일 얘기가 나온 김에 돈 얘기도 좀 해볼게요. 미국 가정이 아이 생일파티 한 번에 쓰는 돈이 평균 314달러라고 해요.

여기에 초대받은 친구들 선물값까지 더하면 지출이 절대 만만치 않아요.

전문가들이 권하는 남의 집 아이 생일선물 예산은 20에서 30달러 선인데, 실제로는 초대장 한 장당 50에서 75달러씩 쓰는 집이 많다고 하네요.

그 돈이면 트램폴린 파크 한 시간 이용권 15에서 25달러에 양말 대여비 몇 달러를 더해도 두세 번은 갈 수 있는 금액이거든요.

다만 체험형 선물은 유효기간이랑 나이 제한을 꼭 확인해야 해요. 안 그러면 애써 준 선물이 그냥 날아가는 돈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아예 한 달 이용권으로 끊는 방법도 있는데, 24달러 99센트부터 시작하는 곳도 있어요. 장난감 한두 개 값으로 한 달 내내 뛰어놀게 해줄 수 있는 셈이에요.

동물원 연간 회원권도 찾아보니 의외로 괜찮더라고요. 휴스턴 동물원은 어른 두 명에 아이 세 명까지 포함된 가족 회원권이 일 년에 89달러밖에 안 해요.

반면 다른 지역 동물원은 가족 회원권이 140달러가 넘는 곳도 있어서, 같은 경험 선물이라도 지역별로 미리 가격을 비교해 보는 게 좋겠어요.

어린이 박물관 멤버십도 편차가 꽤 커요. 미네소타 쪽은 조건만 맞으면 일 년에 45달러짜리 상품이 있는 반면, 인디애나폴리스는 225달러짜리 가족 멤버십도 있거든요.

같은 이름의 혜택이라도 지역마다 이 정도로 가격 차이가 나니, 선물로 끊어주기 전에 몇 군데는 꼭 비교해 보시길 권해요.

회원권 하나를 여러 가족이 나눠 쓰거나 방문할 때마다 돌아가며 데려가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부모들도 봤어요. 한 명이 사면 주변 몇 가족이 다 같이 덕을 보는 구조인 셈이죠.

저야 원래 춤이랑 음악 쪽에 관심이 많다 보니, 체험 선물 중에서도 원데이 댄스 클래스나 공연 티켓 쪽에 자꾸 눈이 가긴 해요.

장난감은 사줄 때는 좋아해도 며칠 지나면 방치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상자만 계속 쌓이고 정작 손이 안 가는 것들도 수두룩하죠.

물론 경험 선물이 무조건 정답이라고는 생각 안 해요. 아이가 어릴수록 손에 잡히는 물건을 더 좋아하는 시기도 분명 있으니까요.

그래도 저는 조카나 지인 아이 생일이 다가오면 이제 장난감 코너보다 체험 쪽 홈페이지부터 열어보게 되네요.

가격 비교해 보고 아이 취향까지 맞으면, 선물 하나로 부모 지갑 사정이랑 아이 반응 둘 다 챙길 수 있으니 이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