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에 친한 직장 동료가 커피 한잔 사달라며 대뜸 한숨부터 쉬더라고요. 팀에 자리 하나가 비었는데 몇 달째 채용 공고를 못 올리고 있다는 거예요.
원래는 진작 사람을 뽑았어야 할 자리인데 위에서 갑자기 채용 동결 지시가 내려왔다고 하네요. 남은 사람들끼리 일을 나눠서 하라는 통보만 받았다고 하니 다들 표정이 좋을 리가 없죠.
요즘 주변에서 이런 얘기, 한두 군데서 나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경기 침체 얘기가 돌기 시작하면서 채용 자체가 조용히 멈춰버린 회사가 꽤 많아진 느낌입니다.
실제로 숫자로 봐도 그렇습니다.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미국 기업들이 발표한 감원 규모는 120만 건을 넘었습니다.
2024년보다 58퍼센트나 늘어난 수치고, 2020년 팬데믹 이후로 가장 큰 규모라고 해요. 숫자만 보면 좀 놀랍긴 하죠.
그런데 이번 흐름에서 특이한 점은 사람을 대놓고 자르기보다 아예 새로 안 뽑는 쪽으로 몰리고 있다는 거예요. 올해 7월 기준 신규 채용률은 3.2퍼센트까지 떨어졌는데, 이건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하네요.
이직하겠다고 사표 던지는 사람도 확 줄었습니다. 같은 달 자발적 퇴사율이 1.9퍼센트로 떨어졌는데,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 다들 그냥 눌러앉아 버티는 분위기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그렇다고 지금 상황을 무조건 불황이라고 부르기는 또 애매합니다. 8월 기준 실업률은 4.1퍼센트로 아직 크게 튀지 않았고, 신규 고용도 16만 2천 명 늘긴 늘었거든요.
다만 회사에 계속 있어도 안심할 수만은 없는 게, 갑자기 대규모 정리해고가 터질 수도 있잖아요. 이럴 때 알아두면 좋은 게 워른법, 그러니까 WARN Act입니다.
직원이 100명 넘는 회사에서 대규모 정리해고나 사업장 폐쇄를 할 경우엔 최소 60일 전에 서면으로 통보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어요. 갑자기 다음 주부터 나오지 말라는 식의 통보는 원칙적으로 불법이라는 거죠.
만약 이 60일 통보를 안 지키면 회사가 그 기간만큼 임금과 건강보험 혜택까지 물어줘야 하고, 하루당 벌금까지 붙습니다. 이런 규정 자체를 모르고 그냥 넘어가는 분들이 은근히 많더라고요.
그럼 지금처럼 애매하게 얼어붙은 시장에서 이직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라면 이 다섯 가지부터 챙길 것 같아요.
첫번째는 네트워킹입니다. 공고 자체가 잘 안 뜨는 시기라서, 아는 사람 추천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오히려 늘고 있다고 하니 링크드인 정리하고 업계 사람들과 연락을 이어두는 게 생각보다 중요해요.
두번째는 스킬 업데이트고요. 요즘 채용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배우려는 태도를 가장 높게 평가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으니, 자격증 하나 따두거나 새 툴 하나 익혀두는 것만으로도 이력서가 달라 보일 수 있습니다.
세번째는 시야를 조금 넓히는 겁니다. 정규직만 고집하지 말고 계약직이나 프로젝트성 일도 열어두면 의외로 헬스케어나 사이버보안처럼 여전히 사람 뽑는 분야로 연결되는 경우가 있다고 해요.
네번째는 지원 전략입니다. 이 회사 저 회사 백 개씩 넣기보다 정말 맞는 자리 두세 개에 집중해서 정성 들이는 쪽이 통과율이 훨씬 낫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겠어요.
다섯번째는 비상금입니다. 생활비 서너 달치 정도만 따로 빼놔도 갑자기 자리가 흔들렸을 때 조급하게 아무 데나 지원하지 않고 버틸 여유가 생기거든요.
회사 다니면서 조용히 이직 준비하는 걸 배신처럼 느끼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시장이 이렇게 얼어붙어 있을 때일수록 내 자리를 스스로 챙기는 게 당연한 거 아닐까요.
채용 동결 공지 하나에 흔들리기보다, 평소에 조금씩 준비해두는 사람이 결국 덜 불안하게 이 시기를 넘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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