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하트퍼드로 이사 온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걱정을 참 많이 해줬어요.
그중 하나가 "거기 가면 뭐 먹고 사니?"였어요. LA나 뉴욕처럼 한식당이 길 건너 하나씩 있는 곳은 아니니까 저도 솔직히 조금 걱정했죠.
그런데 와서 보니까 한식먹을데가 없어서 걱정 할 동네는 절대 아니더라고요.
하트퍼드 하나만 보지 말고 West Hartford, Wethersfield, New Britain까지 차로 15~20분 정도 생활권으로 묶어서 보면 먹을 게 제법 많아요.
한식부터 보면 하트퍼드에는 KPOT Korean BBQ & Hot Pot이 있습니다. 고기 구워 먹는 Korean BBQ와 Hot Pot을 같이 하는 곳인데 여럿이 가서 이것저것 먹기 좋아요. 한국의 고깃집하고 완전히 똑같지는 않아도 고기 구워 먹고 싶을 때는 충분히 기분 낼 수 있습니다.
좀 더 한국 음식다운 걸 먹고 싶으면 Wethersfield에 있는 Angry Tofu도 있어요.
순두부찌개부터 불고기, 비빔밥, 전 같은 음식이 있어서 저는 이런 곳을 보면 괜히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미국 살다 보면 햄버거 잘하는 집 열 군데 있는 것보다 순두부 한 그릇 제대로 하는 집 하나 있는 게 더 반가울 때가 있잖아요.
New Britain까지 가면 Seoul BBQ도 있습니다. 고기를 직접 구워 먹는 Korean BBQ를 중심으로 잡채, 떡볶이, 짜장면, 냉면 같은 메뉴까지 있어서 가족끼리 가기도 괜찮습니다.
Hartford 시내에는 Ichiban Japanese & Korean처럼 한식과 일식을 함께 하는 오래된 식당도 있고, 다운타운 Pratt Street에는 Sunberry Restaurant and Bar도 있어서 비빔밥이나 한국식 치킨 같은 음식을 찾을 수 있습니다.

중국음식 좋아하면 West Hartford의 Song Restaurant은 샤오롱바오, 청두식 완탕, 단단면 같은 중국식 면과 만두가 중심이고, 매운 쓰촨 음식 좋아하는 분들은 Sichuan Alley Bistro나 Shu Restaurant도 찾아볼 만합니다.
한국 사람 입맛이라는 게 희한해서 고추장 없으면 못 살 것 같다가도 마라 들어간 중국음식 만나면 또 잘 먹잖아요.
한식과 아시안 음식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West Hartford에는 페루 음식으로 알려진 Coracora - Original location도 있고, 이탈리안으로는 Treva와 Restaurant Bricco 같은 오래된 인기 식당들이 있어요.
해산물 좋아하면 Max's Oyster Bar도 West Hartford Center에서 유명한 편입니다. 실제로 West Hartford Center에는 식당과 상점이 상당히 밀집돼 있어 외식할 때는 Hartford 다운타운보다 이쪽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Park Road도 식당, 카페, 작은 가게들이 섞여 있는 오래된 상권이라 프랜차이즈만 잔뜩 모아놓은 쇼핑몰하고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하트퍼드 음식 문화는 LA 코리아타운하고 비교하면 당연히 아쉽습니다. 밤 11시에 갑자기 설렁탕 먹고 싶다고 나가서 골라 먹는 동네는 아니에요.
그렇다고 "한국 사람 먹을 게 없다"고 할 정도도 아닙니다. 한식, 중국식, 베트남식, 페루식, 이탈리안, 해산물까지 생각보다 골고루 있어요.
오히려 오래 살다 보면 하나씩 자기 단골집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아이고, 내가 여기서 뭘 먹고 사나" 했는데 몇 달 지나면 "오늘은 순두부 먹을까, 단단면 먹을까" 고민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사람 사는 데는 결국 다 먹을 게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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