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을 때야 직장 가까운 곳, 재미있는 곳, 사람 많은 곳을 찾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기준이 참 많이 달라지더라고요.
병원은 가까운가, 장보기는 편한가, 겨울에 너무 힘들지는 않은가, 그리고 무엇보다 나중에 운전을 마음대로 못 하게 되더라도 생활할 수 있을까.
하나씩 따져보다 보니 하트퍼드 권역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몇 년 살아보니 적어도 제게는 크게 틀린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제일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병원입니다. 젊었을 때는 좋은 병원이 한 시간 거리에 있어도 별생각 없었어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정기검진도 늘어나고 어느 날 갑자기 허리가 아플 수도 있고 혈압 때문에 의사를 만나야 할 수도 있잖아요.
하트퍼드에는 Hartford Hospital과 Saint Francis Hospital 같은 큰 의료기관이 있고 전문 진료와 재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설도 주변에 많습니다. Connecticut Children's 같은 전문병원까지 있어서 자녀와 손주들이 가까이 사는 가정에도 장점이 있습니다. 은퇴 후에는 집 크기보다 병원까지 몇 분 걸리는지가 더 중요해지는 순간이 분명히 옵니다.
시니어 주거 선택지도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웨스트 하트퍼드 인근의 Duncaster처럼 독립적인 생활에서 시작해 필요에 따라 더 많은 돌봄을 받을 수 있는 라이프 플랜 커뮤니티가 있고, Avery Heights나 The Mercy Community처럼 오랫동안 운영되어 온 시니어 커뮤니티도 있습니다.
이런 곳을 젊을 때 보면 그냥 노인 아파트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생각이 달라져요. 밥하기 싫은 날 식사를 해결할 수 있고, 청소나 세탁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운전하기 힘들어지면 교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큰 장점입니다. 사람들과 같이 운동하고 수업 듣고 이야기할 상대가 있다는 것도 중요하고요. 은퇴 후 의외로 무서운 게 돈만이 아니라 외로움이거든요.
물론 하트퍼드가 은퇴자들의 천국이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제가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역시 생활비입니다. 코네티컷은 전기요금도 비싸고 겨울 난방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재산세 부담이 큰 지역도 있고 전체적인 생활비 역시 남부의 은퇴 도시들과 비교하면 높은 편이에요. 플로리다나 텍사스 생각하고 오시면 겨울철 유틸리티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은퇴자라면 집을 너무 크게 잡지 않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었을 때처럼 방 네 개짜리 집을 유지하면서 세금 내고 난방하고 눈 치우는 게 과연 필요한지 한번 생각해볼 문제예요. 관리하기 편한 작은 집이나 콘도, 시니어 커뮤니티가 오히려 마음 편할 수도 있습니다.
세금 혜택도 본인의 소득에 따라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코네티컷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은퇴자의 Social Security 소득에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가 있고, 지역에 따라 자격을 갖춘 시니어 주택 소유자를 위한 재산세 감면이나 크레딧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이런 건 가만히 있으면 누가 찾아서 챙겨주는 게 아니니까 은퇴 전에 꼭 확인해보셔야 해요.
생활 자체는 비교적 차분합니다. Bushnell Park를 천천히 걷거나 강 주변을 산책할 수도 있고 Wadsworth Atheneum 같은 문화시설에서 오후 시간을 보내기도 좋습니다. 조금 더 조용한 환경을 원한다면 West Hartford나 Glastonbury 같은 주변 지역도 함께 살펴볼 만합니다.
그리고 하트퍼드의 장점 하나가 또 있어요. 아주 시골도 아니고 그렇다고 뉴욕처럼 정신없는 대도시도 아니라는 겁니다. 필요하면 보스턴이나 뉴욕으로 움직일 수도 있으면서 평소 생활은 훨씬 조용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은퇴할 도시를 고르는 데 완벽한 정답은 없겠지요. 따뜻한 날씨가 제일 중요하다면 하트퍼드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세금과 생활비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 목표여도 다른 주가 더 나을 수 있고요.
하지만 좋은 의료시설 가까이에서 너무 복잡하지 않게 살고 싶고, 문화생활과 자연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면 하트퍼드는 한번쯤 진지하게 살펴볼 만한 곳입니다.
은퇴 후의 집은 남에게 보여주는 집이 아니라 내가 편안하게 늙어갈 집이니까요. 어디가 유명한 은퇴 도시인지보다, 10년 뒤의 내가 그곳에서 편하게 병원에 가고 장을 보고 산책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그 기준으로 보면 하트퍼드도 꽤 괜찮은 선택지입니다.

민트초코Lover
BlueSky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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