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트퍼드에 처음 왔을 때 아니, 주도라면서 왜 이렇게 조용하지? 주말인데 사람들은 다 어디 갔나 싶더라고요.
그런데 한두 해 지내다 보니까 이 동네가 아무것도 없는 게 아니라, 행사가 있을 때 사람들이 슬슬 나타나는 도시였어요.
미리 날짜를 알아두지 않으면 나중에 사진 보고 "어머, 이런 걸 했어?" 하게 됩니다.
여름이 시작되면 제일 먼저 챙겨볼 만한 게 Hartbeat Music Festival이에요.
지역 뮤지션들이 나와서 공연하는 무료 음악축제인데, 여러 무대에서 하루 종일 음악이 이어집니다.
대형 콘서트라기보다는 동네 사람들이 잔디밭에 앉아서 음악 듣고 음식 사 먹으며 노는 분위기예요. 공짜라는 것도 마음에 들고요.
7월은 하트퍼드가 갑자기 바빠집니다. 독립기념일 시즌이 되면 Connecticut River 주변에서 불꽃놀이 행사가 열려요. Riverfront Plaza와 강 건너 Great River Park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리는데, 평소 조용하던 강변이 이날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7월에 제가 더 기대할 만하다고 보는 건 Greater Hartford Festival of Jazz예요. Bushnell Park에서 열리는 대형 무료 재즈축제인데 오래된 행사라 일부러 다른 지역에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의자 하나 들고 가서 나무 밑에 자리 잡고 음악 들으면 "하트퍼드도 이런 맛이 있었네" 싶어요.
8월에는 분위기가 또 확 바뀝니다. 하트퍼드에는 자메이카, 트리니다드 토바고 같은 카리브해 지역 출신 주민들이 많아서 West Indian Independence Celebration 같은 행사가 꽤 크게 열려요.
퍼레이드가 지나가고 음악 나오고 사람들이 화려한 옷을 입고 춤추는데, 뉴잉글랜드의 조용한 도시라고 생각했던 이미지가 싹 없어집니다.
Taste of the Caribbean 같은 행사도 여름에 열려서 카리브해 음식과 음악을 즐길 수 있어요. 처음 보는 음식이라고 겁먹지 말고 하나씩 사 먹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Jerk chicken 냄새 맡으면 그냥 지나가기도 힘들어요.
그리고 Riverfront 쪽에서는 여름에 Food Truck Festival 같은 먹거리 행사도 열립니다. 여러 푸드트럭이 몰려오니 가족끼리 저녁 먹으러 가기도 좋아요. 누구는 타코 먹고 누구는 바비큐 먹겠다고 해도 싸울 필요가 없죠.
가을이 되면 뉴잉글랜드는 축제가 없어도 단풍 자체가 행사예요. 하트퍼드에서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도 나무 색깔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때는 주말마다 차 몰고 근교 돌아다니는 재미가 있어요.
겨울에는 밖에 오래 서 있기가 싫어지잖아요. 그럴 때 Connecticut Convention Center 같은 실내 공간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와 홀리데이 시즌 행사들을 확인해볼 만합니다. GLOW Hartford처럼 대형 조명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이벤트가 열렸던 해도 있어서 아이 있는 집에서는 좋아할 만해요. 다만 이런 시즌 행사는 해마다 일정과 개최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니 그해 일정을 확인하고 가는 게 좋습니다.
하트퍼드는 뉴욕처럼 문 열고 나가면 매일 뭔가 벌어지는 도시는 아니에요. 대신 달력에 날짜 몇 개 표시해두고 찾아다니다 보면 생각보다 재미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여기서 도대체 뭐 하고 살아?" 했는데 나중에는 7월 재즈축제 언제 하나 찾아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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