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크에서 오래 살다가 은퇴한 뒤에도 그냥 이곳에 남겠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꽤 있습니다.
자녀들은 "이제 집도 줄이고 좀 더 편한 곳으로 이사하세요"라고 권하지만, 막상 따져보면 버크가 은퇴 생활에 좋은 곳 이니까요.
저는 시니어가 살 곳을 볼 때 두 가지가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생활하기 편한가, 그리고 아플 때 병원에 가기 편한가입니다.
버크에는 일반 주택에서 계속 생활하는 방법도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도움이 필요해지면 시니어 리빙이나 Assisted Living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지역에서 오래 알려진 곳 가운데 하나가 Heatherwood입니다. 버크에서 오랫동안 운영된 시니어 커뮤니티라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비교적 익숙한 이름입니다.
Sunrise at Silas Burke House도 있습니다. Assisted Living뿐 아니라 기억력 저하나 치매 환자를 위한 Memory Care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이라 부모님의 상태에 따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런 시설을 알아볼 때 현실적으로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건 역시 비용입니다.
버크와 Fairfax County 지역은 원래 생활비가 높은 곳이라 시니어 리빙도 저렴한 편이 아닙니다.
Assisted Living은 시설과 필요한 서비스 수준에 따라 한 달에 5,000~6,000달러 이상을 생각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숫자를 보면 정말 만만치 않습니다.
1년에 6만 달러가 넘고 부부가 함께 들어가거나 추가적인 돌봄이 필요하면 비용은 더 올라갈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버크에서 은퇴하는 사람들이 이 지역을 쉽게 떠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의료환경입니다.
동네에는 Kaiser Permanente Burke Medical Center가 있고 조금 범위를 넓히면 Inova 계열의 여러 병원과 전문 의료시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젊을 때는 좋은 병원이 20~30분 거리에 있다는 게 별로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70대, 80대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정기적으로 전문의를 만나야 할 수도 있고 갑자기 응급실에 가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때 의료시설이 가까운 것은 좋은 식당이나 쇼핑몰이 가까운 것보다 훨씬 중요한 생활조건이 됩니다.
또 하나는 익숙함입니다.
20년, 30년 버크에서 살았다면 다니던 병원과 약국이 있고 친구도 있고 성당이나 교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자주 가던 마트와 식당, 산책하던 공원까지 모두 생활의 일부가 되어 있습니다.
은퇴했다고 무조건 플로리다나 생활비 싼 도시로 옮기는 게 정답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물론 버크의 단점도 분명합니다.
주거비와 생활비가 높고 자동차 없이 생활하기에는 불편한 지역이 많습니다.
나이가 들어 운전을 못 하게 되었을 때 교통 문제도 미리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버크에서의 은퇴는 결국 계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생활비를 감당할 경제적인 여유가 있고, 의료 접근성과 안전하고 조용한 교외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상당히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젊을 때는 집값과 출퇴근 시간이 동네를 선택하는 기준이었다면 은퇴 후에는 병원까지 몇 분인지, 장을 보러 얼마나 가야 하는지가 더 중요해집니다.
그 기준으로 다시 보면 버크가 은퇴 후에도 계속 살고 싶은 동네라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 이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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