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안토니오에서 살면서 휴스턴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 - San Antonio - 1

산안토니오에서 살면서 휴스턴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 양쪽 다 못사는 동네가 꼭 있는데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산안토니오는 도시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새 아파트와 주택단지, 쇼핑센터가 많아지고 프리웨이 프론티지 그리고 로컬 길 포장보면 깔끔합니다.

반대로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West Side, East Side와 South Side의 일부 오래된 지역으로 들어가면 집과 상가의 연식이 갑자기 높아지는 곳이 나타납니다.

산안토니오 시 자료보면 북쪽에 부가 많이 집중됐고 남쪽·서쪽·동쪽과 경제적 격차가 형성됐다고 설명합니다. 과거 인종분리와 주택대출 차별, 교육 및 인프라 투자의 차이 등이 지금의 도시 구조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West Side에는 20세기 초 멕시코 혁명을 피해 이주한 사람들이 대거 정착했습니다. 당시 철도와 농업 등에 종사하는 멕시코계 노동자들도 이 지역에 많이 자리 잡았습니다. East Side 역시 1900년대 초반까지 인종적으로 비교적 섞여 있던 지역이었지만 이후 흑인 주민들의 주요 거주지역으로 형성됐고, 과거 주택대출 차별과 인종 제한 같은 정책의 영향도 받았습니다. 산안토니오 시의 현재 도시계획 자료도 당시의 redlining과 이후 투자 부족의 영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산안토니오는 살다 보면 도시의 경제지도가 머릿속에 어느 정도 그려집니다.

북쪽 281을 타고 Stone Oak 방향으로 올라가거나 I-10을 타고 북서쪽으로 올라가면 비교적 새로 개발된 지역이 계속 나타납니다.

물론 북쪽이라고 전부 부유하고 남쪽이라고 전부 가난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실제 동네는 훨씬 복잡하지만 도시 전체의 큰 패턴으로 느껴진다는 겁니다.

휴스턴은 샌안과 비교할때 이런 부분에서 느낌이 다릅니다.

여기는 게토라고 불릴만한 빈민층 지역이 한 방향으로 몰려 있다기보다 도시 곳곳에 섞여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실제로 휴스턴 시 자료를 보면 저소득층이 집중된 지역은 동부에 많이 나타나지만 북부와 남부, 남서부에도 존재합니다.

자료에서도 Third Ward, Fifth Ward, Settegast 같은 동쪽 및 도심 인접 지역뿐 아니라 남서쪽과 북쪽에도 빈곤 집중지역이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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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요. 휴스턴은 도시 자체가 엄청나게 넓고 여러 방향으로 팽창했습니다.

석유와 항만, 철도, 공업지역을 중심으로 각각 다른 생활권이 만들어졌고 이후 고속도로와 외곽순환도로를 따라 주거지가 계속 퍼졌습니다.

그래서 휴스턴에서는 상당히 좋은 동네를 달리다가 프리웨이 하나를 건너면 분위기가 갑자기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조금 더 달리면 다시 대형 쇼핑센터와 새 아파트가 나타납니다. 특히 휴스턴 동쪽에는 항만과 정유·석유화학 시설을 비롯한 대규모 산업지역이 발달해 있습니다. 이런 산업·교통 구조와 오래된 주거지가 겹치면서 산안토니오와는 전혀 다른 도시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산안토니오는 조금 다릅니다.

오래된 도심을 중심으로 도시가 성장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중산층과 신규 개발이 북쪽과 북서쪽으로 크게 확장된 흔적이 비교적 선명합니다.

실제로 산안토니오 시도 최근 성장 지역으로 Far North의 Stone Oak와 Far West 등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운전하면서 받는 느낌도 다릅니다. 산안토니오는 "아, 이제 오래된 지역으로 들어왔구나"라는 느낌이 어느 정도 이어집니다.

낡은 단독주택, 오래된 작은 상가, 빈 땅, 자동차 정비소 같은 풍경이 몇 마일씩 계속되는 곳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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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은 좀 더 복잡합니다. 오래된 동네가 나왔다가 새 개발지역이 나오고, 산업시설이 나오다가 고급 주택가가 등장합니다. 실제 휴스턴 시의 최신 주거계획에서도 상대적으로 강한 주택시장과 부유한 지역은 다운타운 서쪽에 많이 나타나는 반면 저소득층 집중지역은 여러 방향에 분포하는 것으로 분석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두 도시 모두 빈곤 문제가 작지 않다는 것입니다.

산안토니오의 최근 Census 자료를 보면 주민의 약 17.1%가 빈곤선 아래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산안토니오가 휴스턴보다 낙후지역이 특별히 없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차이는 '가난이 도시 공간에 배치되어 있는 모양'에 가깝습니다.

산안토니오는 역사적으로 형성된 동·서·남쪽의 오래된 저소득 지역과 북쪽의 성장지역이라는 대비가 비교적 선명합니다.

휴스턴은 워낙 거대한 도시가 여러 방향으로 성장하면서 빈곤지역, 산업지역, 중산층 지역, 부유한 지역이 훨씬 복잡하게 뒤섞였습니다.

그래서 두 도시를 프리웨이로 달려보면 같은 텍사스인데도 도시의 표정이 상당히 다릅니다.

산안토니오는 도시의 오래된 상처가 큰 덩어리로 남아 있는 느낌이고, 휴스턴은 성장하면서 생긴 여러 시대의 흔적이 여기저기 조각처럼 붙어 있는 느낌입니다.

지도에서는 잘 안 보이지만 직접 운전해 보면 의외로 금방 느껴지는 차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