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게이트 브리지, 우리가 잘 몰랐던 의외의 이야기들 - San Francisco - 1

샌프란시스코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골든게이트 브리지잖아요.

저도 처음에는 그냥 빨간색으로 칠한 예쁜 다리 정도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찾아보니까 이 다리, 생각보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정말 많더라고요.

일단 이름부터 오해하기 딱 좋아요.

Golden Gate라고 하니까 금문교가 금색이어서 그런 줄 아는 사람도 있는데 전혀 아니에요. 다리가 생기기 전부터 샌프란시스코만과 태평양 사이의 해협 이름이 Golden Gate Strait였어요. 1840년대에 미 육군의 존 프리몬트가 이 해협을 Golden Gate라고 부른 것이 이름의 유래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빨간색이라고 생각하는 다리 색깔도 정확하게는 빨간색이 아니에요.

공식 명칭은 'International Orange'입니다.

처음부터 이 색으로 칠하려고 계획했던 것도 아니었어요. 철강회사에서 가져온 철골에 녹 방지용 붉은색 프라이머가 칠해져 있었는데, 건축가 어빙 모로가 그 색을 보고 주변 풍경과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다와 하늘을 배경으로 눈에도 잘 띄었고요. 결국 비슷한 계열의 International Orange가 공식 색상이 됐습니다.

다리 크기도 실제로 보면 사진보다 훨씬 커요.

전체 길이가 약 1.7마일, 2.7km 정도이고 주탑은 수면에서 약 227m나 올라갑니다. 1937년 완공 당시에는 주탑 사이 4,200피트의 주경간으로 세계 최장 기록을 세웠어요. 콘크리트 앵커를 제외한 다리 자체 무게만 약 3억8천만kg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제일 신기했던 건 케이블이에요.

양쪽의 거대한 메인 케이블 하나 안에 가느다란 철선이 무려 27,572개 들어 있습니다. 그 철선을 하나로 길게 연결한다고 가정하면 지구를 세 바퀴 이상 감을 수 있는 길이라고 해요. 멀리서 보면 그냥 굵은 줄 두 개처럼 보이는데 알고 보면 철사의 집합체인 거죠.

건설 과정에는 더 놀라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1930년대에는 대형 건설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지금보다 훨씬 흔했는데, 골든게이트 공사에서는 다리 아래에 거대한 안전망을 설치했습니다. 실제로 이 망에 떨어져 목숨을 건진 노동자가 19명이나 있었고, 이 사람들에게는 'Halfway-to-Hell Club', 우리말로 하면 '지옥까지 절반쯤 갔다 돌아온 사람들' 같은 별명까지 붙었습니다.

이름은 웃긴데 상황을 생각하면 하나도 안 웃겨요.

공사 과정에서 결국 11명이 목숨을 잃었고, 그중 10명은 1937년 비계가 안전망을 뚫고 추락한 한 번의 사고에서 사망했습니다.

골든게이트의 명물인 안개도 그냥 분위기 잡으려고 생기는 게 아니에요. 차가운 캘리포니아 해류 위로 습한 공기가 지나가면서 안개가 만들어지는데, 다리에는 배를 위해 1937년 개통 때부터 안개 경적까지 설치돼 있습니다. 지금도 안개가 심하면 특유의 낮은 경적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

이 엄청난 다리를 짓는 데 들어간 돈은 당시 약 3,500만 달러였습니다. 더 재미있는 건 대부분의 건설비를 연방정부가 내준 것이 아니라 채권으로 조달했다는 점이에요. 마지막 건설 채권이 상환된 게 1971년인데 원금 3,500만 달러와 거의 3,900만 달러의 이자를 다리 통행료 수입으로 갚았습니다.

그러니까 골든게이트 브리지는 그냥 사진 잘 나오는 빨간 다리가 아니더라고요.

대공황 한복판에서 시작해서 4년 넘게 공사하고, 거센 조류와 바람과 안개를 견디면서 만든 당시 세계 최대급 토목공사였습니다.

다음에 샌프란시스코 가서 이 다리를 보게 되면 저는 아마 예전처럼 "와, 예쁘다"만 하고 지나가지는 못할 것 같아요.

저 굵은 케이블 하나에 철사가 2만7천 개 넘게 들어 있다고 생각하면 자꾸 케이블부터 쳐다볼 것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