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대신 픽업, 팁 수수료 빼면 한 달에 이만큼 아낀다 - Birmingham - 1

퇴근하고 집에 와서 배달 앱을 켜는 순간, 이미 승부는 끝난 거나 마찬가지예요. 메뉴판을 보고 담을 때는 몰랐는데 결제 화면으로 넘어가면 배달비, 서비스 수수료, 팁까지 줄줄이 붙어서 처음 생각했던 금액보다 훨씬 부풀어 있죠. 다들 한 번쯤 결제 버튼 앞에서 멈칫한 경험이 있으실 거예요.

실제로 조사해보면 이게 기분 탓이 아닙니다. 한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같은 메뉴를 배달로 시키면 매장에서 직접 사올 때보다 평균 79.5퍼센트나 더 비싸지고, 주문 한 번마다 9달러 30센트를 추가로 내는 셈이라고 해요. 만 원짜리 점심 한 끼가 배달 앱을 거치는 순간 만 칠팔천 원짜리로 둔갑하는 구조인 거죠.

플랫폼마다 얹는 폭도 다릅니다. 도어대시는 매장 정가 대비 평균 83퍼센트, 그럽허브는 80퍼센트가 더 붙고, 우버이츠는 그나마 69퍼센트 선으로 낮은 편이에요. 이렇게 앱마다 가격이 다르게 매겨지는 이유는 식당이 플랫폼에 내는 수수료가 주문 금액의 15에서 30퍼센트에 달하기 때문인데, 그 부담을 메뉴 가격에 미리 얹어놓는 거예요. 여기에 도어대시는 소계의 15퍼센트를 서비스 수수료로 따로 떼고 배달비도 평균 4달러 선에서 시작하고요, 우버이츠는 배달비만 평균 5달러 79센트 정도라니 결코 적은 돈이 아니랍니다.

체감이 잘 안 되신다면 30달러짜리 저녁 메뉴 하나로 예를 들어볼게요. 도어대시로 주문하면 배달비 3달러 99센트에 서비스 수수료 2달러 10센트가 붙고, 우버이츠로 시키면 배달비 2달러 49센트에 서비스 수수료 3달러 50센트가 붙어서 두 곳 다 결제 총액이 36달러 언저리까지 올라갑니다. 팁을 넣기 전 금액이 이 정도라는 게 놀랍지 않으세요. 매장에서 그냥 받아 나오면 30달러로 끝날 저녁이 앱을 한 번 거치는 것만으로 6달러가 그냥 사라지는 셈이에요.

그럼 한 달로 계산하면 어느 정도일까요. 한 매체가 계산한 예시를 보면 일주일에 세 번, 25달러짜리 음식을 배달시키는 집은 그것만으로 한 달에 30달러, 일 년으로 치면 360달러를 수수료로 더 내는 셈이었습니다. 똑같은 메뉴를 픽업으로 바꾸기만 해도 그 돈이 고스란히 통장에 남는다는 뜻이에요.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배달을 줄이자는 게 배달 기사님들 벌이를 깎자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점이요. 뉴욕에서 조사된 자료를 보면 도어대시 평균 팁이 76센트까지 떨어졌다고 하는데, 이건 결국 플랫폼이 수수료 구조를 복잡하게 짜면서 손님과 노동자 양쪽을 다 쥐어짜는 결과라고 봐야 해요. 픽업으로 아낀 돈 일부는 매장 직원에게 직접 팁으로 건네거나, 정말 필요한 날에만 배달을 시키고 그때는 팁을 넉넉히 챙기는 식으로 방향을 바꿔보는 게 더 건강한 소비 방식 아닐까 싶습니다.

습관을 바꾸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해요. 앱으로 미리 주문해서 매장 도착 시간에 맞춰 픽업하면 대기 시간도 거의 없고, 카드사나 앱에서 픽업 전용 할인 쿠폰을 따로 주는 경우도 많으니 챙겨보시길 권해요. 일주일에 한 번은 픽업으로 정해놓고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매주 배달 앱 영수증을 한 번씩 들여다보면서 수수료 항목만 따로 더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숫자로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 다음번 주문할 때 자연스럽게 손이 픽업 버튼으로 가게 되더라고요.

한 달에 커피 몇 잔 값이 배달 수수료로 조용히 빠져나가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면 누구나 조금은 억울해질 거예요. 이번 달만이라도 배달 대신 픽업을 몇 번 끼워 넣어보고, 통장에 남는 차이를 직접 확인해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