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안토니오에서 12월이라고 해도 벌레에 물리는 일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겨울에도 낮에 기온이 75도까지 올라가는 날도 많고, 습도까지 어느 정도 받쳐주면 작은 벌레들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그래서 팔이나 다리에 어느 날 갑자기 빨간 혹이 생기고 가렵다면, "뭐가 물었나?" 하고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검은색 작은 놈이 날아다닌 게 보였다면 의심되는 건 모기. 12월이라고 모기가 없는 게 아니다.

찬 날씨에는 죽는 게 아니라 잠잠히 숨어 있다가 갑자기 따뜻해지면 금방 활동한다. 집 안 화분, 베란다, 근처 웅덩이, 배수구 같은 곳에 물만 남아 있어도 성인 모기가 살아남을 수 있다. 모기 물린 자국은 동그랗고 살짝 부풀어 오른 형태가 많고, 꽤 가렵다.

두 번째 가능성은 노시엄(no-see-um), 한국식으로 하면 깔따구 같은 작은 흡혈 벌레. 노시엄(no-see-um)은 이름 그대로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흡혈 벌레다. 모기보다 훨씬 작고 검은 점처럼 보이다 사라지니 뭐가 물었는지도 모른 채 가렵기만 남는다. 물리면 작게 빨갛게 올라오고 가려움이 모기보다 오래 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러 군데를 한 번에 물기 때문에 군집 자국이 생기면 이 녀석일 확률이 높다. 해질 무렵이나 잔디·강가·습기 있는 곳에서 활동이 활발하고, 겨울에도 기온이 따뜻하면 은근히 돌아다닌다.

세 번째는 모래파리 계열(gnat). 겨울에 비가 조금 오고 습기가 도는 날이면 떼로 몰려다니는 걸 볼 수 있다. 직접 물지는 않는 종류도 있지만 일부는 피부를 찔러 자극을 남긴다. 자국이 빨갛고 가렵지만 모기처럼 크게 부풀지 않을 수도 있다. 야외에서 잔디 근처, 강가, 산책 코스에서 물렸다면 더 의심해볼 만하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건 벼룩(flea). 고양이나 개가 없더라도, 잔디나 공원 근처에서 옷에 붙어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벼룩은 작은 검정색 점처럼 보여 순간적으로 튀는 속도가 빠르다. 물린 자국은 작은 붉은 점 여러 개가 일렬 혹은 클러스터 형태로 생기고, 특히 발목·종아리 쪽에 많이 생기면 벼룩 가능성을 떠올리게 된다.

크게 부풀고 가려움 심함 → 모기 가능성

작은 점 여러 개 뭉쳐서 생김 → 노시엄/벼룩 의심

눈에 잘 안 보이는 작은 놈, 바람처럼 스쳐가며 물림 → 노시엄 쪽

발목 주변 집중 → 벼룩 가능성

낮과 저녁 야외 활동 후 → gnat/모기 가능성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긁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 괜히 긁다 보면 더 커지고 색소침착도 남는다. 가려움이 심하면 약국에서 파는 하이드로코티손 크림이나 알로에 젤을 바르면 조금 가라앉는다. 얼음찜질도 꽤 도움이 된다.

집 안에서 물린 거라면 모기 퇴치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문틈 방충 패드를 붙이고, 배수구나 화분 받침에 물 고인 곳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벼룩 의심될 땐 침구 빨고 집 바닥 진공청소 자주 돌리는 게 빠른 해결책이다.

결국 샌안토니오 겨울 물림 사건은 이 도시의 특성과 연결된다. 겉보기엔 겨울이라 벌레 걱정 없어 보이지만, 따뜻한 남부는 아직도 조용히 벌레가 살아 있다. 작은 날벌레 한 마리라도 틈만 있으면 피부에 흔적을 남기니 방심은 금물. 물린 자국 하나로 추리해 보면, 대개 주범은 모기나 노시엄, 혹은 잔디를 타고 온 벼룩일 가능성이 크다.

몸이 불편하지 않다면 조금 지켜보면 사라지겠지만, 가려움이 심하거나 물린 자국이 번지면 약 바르고 관리하는 게 좋다. 예방이 제일 현명하다. 하이킹 갈 때는 모기 스프레이 챙기고, 바람 선선해도 반바지보단 얇은 긴바지가 안전하다. 샌안토니오 겨울이라고 방심하면 벌레가 먼저 손을 뻗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