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와 메건 6년 만에 영국으로, 결국 두 아이 때문? - San Francisco - 1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이 다시 영국으로 돌아간다는 뉴스 조금 의외였어요.

그렇게 영국 왕실과 갈등을 겪고 미국으로 떠났던 부부가 아니었나요. 뉴스 보니까 이제 6년 만에 영국으로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니 저는 아무래도 아이들 문제가 상당히 크게 작용한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우선 두 사람 사이에는 아이가 둘 있습니다. 아들 아치와 딸 릴리벳이에요.

둘 다 해리 왕자와 메건 사이에서 태어난 친자녀입니다.

아치 왕자는 2019년 영국에서 태어났고 현재 7살, 릴리벳 공주는 2021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현재 5살입니다.

그러니까 찰스 3세 국왕 입장에서는 둘 다 친손주이고, 윌리엄 왕세자에게는 친조카가 되는 아이들이죠.

릴리벳이라는 이름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가족 내 애칭에서 가져온 이름입니다.

이번에 가족은 런던 밖의 개인 주택에서 생활할 예정이고 두 아이는 9월부터 영국 학교에 다닐 예정이라고 합니다.

왕실 소유 주택으로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해리와 메건이 다시 왕실 공식 업무를 맡는 것도 아니에요.

캘리포니아 몬테시토 집도 그대로 보유할 예정이라고 하니 우리가 생각하는 완전한 귀국과도 조금 다릅니다.

해리는 예전부터 아이들에게 자신이 자란 영국을 보여주고 싶다는 이야기를 해왔어요.

그런데 경호 문제 때문에 가족을 영국으로 데려오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했고, 영국 정부를 상대로 경호문제로 법적 다툼까지 벌였습니다.

그러다가 지난달 상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가족이 영국을 방문했고 찰스 국왕이 아치와 릴리벳을 만났어요.

무려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손주들을 직접 만난 자리였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참 묘하게 느껴집니다. 부자간에는 싸울 수도 있고 형제끼리는 등을 돌릴 수도 있어요.

해리와 윌리엄의 관계는 아직도 상당히 냉랭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끼면 이야기가 달라지잖아요.

현제 영국 왕인 할아버지 입장에서는 손주들이고 아이들 입장에서는 자기 가족의 절반이 있는 나라입니다.

더구나 아치가 벌써 7살이에요. 이제 학교생활과 친구 관계가 본격적으로 만들어지는 나이입니다.

릴리벳도 5살이니 학교에 들어갈 시기고요. 몇 년 더 지나면 부모 마음대로 미국과 영국을 오가며 생활 기반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번 결정을 "아이들 때문에 돌아갔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부부가 공식적으로 그렇게 밝힌 것은 아니니까요. 다만 두 아이를 영국 학교에 등록하고 가족 전체가 장기간 영국에서 생활하기로 했다는 점을 보면 교육과 가족관계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 보는 건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특히 지난달 찰스 국왕과 손주들의 만남 이후 이런 결정이 나왔다는 것도 눈에 띕니다.

왕실과 완전히 화해했다기보다는 아이들에게 할아버지와 영국이라는 뿌리를 경험하게 해주려는 쪽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부모끼리 아무리 복잡한 일이 있었어도 아이들이 자라기 시작하면 생각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해리와 메건에게도 이제 왕실과의 오래된 싸움보다 아치와 릴리벳이 어디에서 무엇을 경험하며 자랄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