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채용 공고로 개인정보 털리는 수법, 이렇게 막는다 - San Francisco - 1

요즘 주변에서 "이상한 채용 제안을 받았다"는 얘기를 부쩍 자주 듣는다.

문자나 이메일로 갑자기 고액 재택 근무 자리를 제안받고, 화상 면접 한 번 없이 바로 합격 통보를 받았다는 식이다.

처음에는 운이 좋았다고 좋아하다가, 입사 서류를 준비하는 단계에서 사회보장번호와 은행 계좌 정보부터 요구받고 나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다.

이런 사례가 요즘 부쩍 늘었는데, 실제 통계를 보면 우연이 아니라 분명한 추세다.

연방거래위원회(FTC) 집계에 따르면 채용 사기 관련 신고 건수는 2020년 약 3만 8000건에서 2024년 약 10만 5000건으로 늘었다.

4년 만에 거의 3배가 된 셈이고, 같은 기간 피해 신고액은 9000만 달러에서 5억 100만 달러로 뛰었다.

2025년 4분기 한 분기만 따져도 채용 관련 사기 신고가 2만 5002건, 피해액은 1억 5040만 달러에 달했다.

피해자 한 사람당 중간값 손실은 2000달러 선이었다.

채용 관리 서비스 업체 패스워드매니저닷컴이 2025년 구직 활동을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도 눈여겨볼 만하다.

구직자 10명 중 6명이 가짜 채용 공고를 접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4명 중 1명은 실제로 채용 사기에 걸려들었다고 밝혔다.

더 걱정스러운 부분은 그 다음이다. 사기에 걸려든 사람 중 절반 가까이가 사회보장번호, 비밀번호, 은행 정보 같은 개인정보를 넘겼고, 10명 중 1명은 아예 돈을 직접 송금하기까지 했다.

사기꾼들이 아무 이름이나 내세우는 게 아니라는 점도 짚어둘 필요가 있다. 같은 설문에서 사기꾼들이 가장 많이 사칭한 기업은 아마존, 구글, 페덱스, UPS, 월마트였다.

다들 실제로 재택 근무나 파트타임 채용을 하는 회사들이라, 의심 없이 넘어가기 딱 좋은 이름들이다.

접촉 경로도 다양하다. 이메일이 72%로 가장 많았고, 문자 메시지가 62%, 전화가 38%, 링크드인 메시지가 29% 순이었다.

정식 채용 절차라면 보통 회사 공식 도메인 이메일로 연락이 오는데, 가짜 공고는 개인 메일 계정 주소를 쓰는 경우가 흔하다.

가짜 공고가 수상한 사이트에만 올라오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 더 골치 아프다. 인디드나 링크드인처럼 익숙한 구직 플랫폼에도 버젓이 게시되는 경우가 많아서, 플랫폼 이름만 보고 안심할 수는 없다.

같은 직무의 시세보다 급여나 시급이 눈에 띄게 높다면 그 자체를 하나의 경고 신호로 받아들이는 게 합리적이다. 정상적인 회사는 굳이 시세를 크게 웃도는 조건을 내걸고 사람을 급하게 구하지 않는다.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늘어난 유형이 이른바 '태스크형' 사기다.

2020년에는 이 유형의 신고가 사실상 없었는데, 2024년 상반기에만 약 2만 건이 접수됐고 그해 전체 채용 사기 신고의 약 40%를 차지했다.

앱이나 메신저로 간단한 작업, 예를 들어 상품 리뷰 클릭이나 평점 매기기를 시키고 초반에는 소액을 실제로 입금해 신뢰를 쌓은 뒤, 더 큰 금액을 먼저 넣어야 인출이 가능하다며 돈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이 단계까지 오면 이미 이름, 생년월일, 계좌 정보, 신분증 사본까지 넘어간 뒤인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제일 씁쓸하다. 정상적인 채용 절차라면 입사가 확정되기도 전에 신분증 사본이나 사회보장번호를 요구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칙을 하나만 기억해두면 실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정식 오퍼레터를 받고 서류에 서명하기 전까지는 사회보장번호를 절대 알려주지 않는 것이다.

채용 공고를 봤다면 그 회사 공식 웹사이트 채용 페이지에 들어가 똑같은 포지션이 실제로 올라와 있는지부터 직접 확인해보는 게 좋다.

면접관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이름을 검색해서 링크드인 프로필과 이메일 주소가 실제로 일치하는지 대조하는 것도 기본 확인 절차로 넣어둘 만하다.

장비 구입비나 교육비 명목으로 입사 전에 돈을 먼저 보내라고 하면, 그 시점에서 더 볼 것도 없이 사기로 판단하면 된다.

돈을 직접 요구하지 않고 수표를 먼저 보내주는 방식도 있다. 회사가 보낸 수표를 입금한 뒤 그중 일부로 장비를 사서 특정 계좌로 보내라고 하는데, 며칠 뒤 수표가 부도 처리되면 이미 인출해 쓴 돈은 고스란히 본인 빚으로 남는다.

이미 개인정보를 보냈다면 곧바로 FTC 신고 사이트와 FBI 산하 IC3에 신고부터 해두는 게 순서다.

신용정보 조회를 일시적으로 막아두는 신용 동결 조치도 함께 고려할 만하다.

채용 시장이 얼어붙어 지원자가 몰릴수록 이런 수법이 잘 먹힌다는 것도 짚어둘 필요가 있다. 급하게 자리를 구해야 하는 사람일수록 판단이 흐려지기 쉬운데, 사기꾼들은 정확히 그 지점을 노린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진부하게 들릴 수 있어도, 적어도 이 문제에서만큼은 가장 확실한 원칙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