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시간에 브로드 애비뉴를 걷다 보면 가끔 여기가 뉴저지인지 서울 변두리인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순댓국집, 빵집, 학원, 부동산 간판이 한 블록에 줄줄이 붙어 있으니까요.
오전 내내 빨간불만 보던 주식 앱을 닫고 국밥 한 그릇 먹으러 나온 길이었습니다. 문득 궁금해졌어요. 이 작은 동네가 어쩌다 미국에서 한인 비율이 제일 높은 곳이 됐을까.
그래서 이번엔 숫자부터 찾아봤습니다. 감으로 아는 것과 기록으로 확인하는 건 다르니까요.
팰리세이즈파크는 1899년 3월 뉴저지 주의회 법으로 리지필드 타운십 일부를 떼어 만든 버러입니다. 면적은 1.28제곱마일, 걸어서 반나절이면 다 도는 크기예요.
2010년 인구조사에서 인구는 19,622명이었고, 그중 51.5%인 10,115명이 한국계라고 답했습니다. 미국 모든 지자체 가운데 한인 비율과 밀도 모두 1위였어요.
그보다 10년 전인 2000년에는 한국계가 36.38%였습니다. 10년 사이에 3분의 1에서 절반을 넘어선 거죠.
제 계좌가 10년 동안 이렇게 올랐으면 지금쯤 회사 대신 골프장에 있을 겁니다. 아쉽게도 오른 건 동네 한인 비율뿐이었네요.
2020년 인구조사에서는 전체 인구가 20,292명이었습니다. 이때 비히스패닉 아시아계 단독 응답이 58.64%, 11,900명으로 집계됐어요.
다만 2020년 수치는 아시아계 전체라서 한국계만 따로 뽑은 숫자와는 다릅니다. 그래도 이 동네 아시아계 대부분이 한인이라는 건 거리만 걸어봐도 압니다.
시작은 1990년대였습니다. 한인 이민자들이 꾸준히 들어오면서 브로드 애비뉴 상가 건물을 하나둘 사들였다고 기록돼 있어요.
2000년에 이미 버러 안 한인 상점이 120곳 정도 집계됐습니다. 이후 브로드 애비뉴 1마일 구간 사업체의 95%를 한인이 운영한다는 보도까지 나왔고요.
왜 하필 여기였을까요. 공식 기록이 이유를 딱 잘라 말해주진 않지만, 지도를 펴보면 어느 정도 짐작이 갑니다.
바로 옆 포트리를 지나면 조지워싱턴 브리지가 있고, 다리 건너면 맨해튼입니다. 뉴욕에서 일하거나 장사하면서 집값은 조금이라도 덜 내고 싶은 사람에게 이만한 자리가 흔치 않았을 거예요.
2000년대 들어서는 학력 높은 한인 전문직들이 버겐 카운티로 많이 옮겨왔습니다. 제 짐작이지만, 한인들이 주변 동네로 퍼질수록 팰팍은 장보고 밥 먹으러 모이는 중심지 역할을 더 굳힌 것 같아요.
사람이 모이니 가게가 생기고, 가게가 생기니 또 사람이 모입니다. 주식으로 치면 복리가 제대로 굴러간 셈이죠. 제 포트폴리오는 그 복리를 반대 방향으로 경험 중이지만요.
숫자가 커지자 정치도 따라 바뀌었습니다. 크리스토퍼 정은 2014년 1월 시의원 공석에 임명되면서 시의회에 들어왔어요.
그는 2018년 민주당 시장 예비선거에서 현직 제임스 로툰도를 재검표 끝에 8표 차로 이겼습니다. 그리고 2019년 팰팍 첫 한인 시장으로 취임했죠.
그 선거 직후 현직 시장 가족이 한인 불법투표를 주장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고, 시장이 사과했습니다. 시의회가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입장을 내기도 했어요.
2022년 예비선거에서는 한인 후보 둘이 맞붙어 폴 김 시의원이 616표 대 451표로 이겼습니다. 김 시장은 2023년 1월부터 시장을 맡고 있어요.
8표 차 이야기를 들으면 투표 안 하는 사람들 생각이 납니다. 매수 버튼 한 번 늦게 눌러서 놓친 상한가보다 훨씬 아까운 게 그 한 표예요.
이 동네는 한인 역사에서 상징적인 장소도 품고 있습니다. 2010년 10월 공공도서관 앞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기림비가 세워졌어요.
미국 안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첫 기림비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2년 5월 일본 측 대표단이 철거를 요청했지만 버러 당국은 받아들이지 않았고요.
한쪽에서는 외교 문제로 번질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도서관 앞 작은 돌판 하나가 이 동네 사람들이 어디서 왔는지를 조용히 말해주는 건 분명해요.
물론 좋은 얘기만 있는 건 아닙니다. 주차는 여전히 전쟁이고, 주말 저녁 브로드 애비뉴는 차 반 사람 반이에요.
영어 한마디 안 해도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자 약점이라는 말도 자주 듣습니다. 원래 살던 주민들과의 거리감도 완전히 사라졌다고 하긴 어렵고요.
그래도 저는 이 동네가 꽤 괜찮은 성적표를 받았다고 봅니다. 30년 남짓한 시간에 상가를 일구고, 시장을 내고, 역사까지 기록했으니까요.
주식은 오르면 숫자만 남지만, 동네는 오르면 사람이 남습니다. 국밥집 사장님 얼굴, 학원 앞 아이들, 도서관 앞 기림비 같은 것들 말이에요.
오후 장도 별 기대는 없습니다. 그래도 퇴근길에 브로드 애비뉴 빵집에 들러 단팥빵 하나 사 들고 가면, 오늘 손실쯤은 조용히 넘길 수 있을 것 같네요.

206정거장
냉면속파인애플



Tan Zoo | 
hot chocolate | 
치치키 시카고 트래인 | 
Noodle Noodle | 
Twist Kim | 
postcard | 
마가린 대비마마와 | 
mygoddess blog | 
eatontown blog | 
Once in a Lifetime |
빛나는 우리들만의 세상 |
gardener 007 |
golfmaster |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
Who's watching? |
EndonE |
RockStar |
Casa Mia |
You Only Live Once |
열심히 달리는 CPA |
Joyce 77 |
Runner Kim |
마이타운 마이웨이 블로그 |
mymiami 스토리 |
Entip |
Tony Park |
장클로드분당 블로그 |
달려라 DJ DC |
쌀집아저씨 BLOG |
Doori 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