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주 얼바니에서 살다 보면 미국은 참 신기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대통령도 뽑고 주지사도 뽑는 나라에서 정작 투표는 동네 교회 지하실에서 하니까요.
소파에 엎드려 휴대폰으로 투표소 위치를 검색하다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여기 얼바니 투표소는 올해도 어김없이 동네 교회입니다.
몇 년째 같은 곳인데 이제야 의문이 생겼습니다. 미국은 돈도 많은 나라면서 왜 선거 전용 건물 하나 제대로 안 만들어 놓은 걸까요?
알아보니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돈이 아까워서였습니다.
미국 연방 선거지원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중간선거 당시 전국에서 사용된 투표소는 9만 4천 곳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선거관리 사무실에 설치된 투표소는 극히 일부였습니다.
나머지는 학교, 교회, 주민센터, 소방서 등 평소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건물을 빌려 쓰는 구조였습니다.
생각해 보면 합리적이긴 합니다. 일 년에 며칠 사용하겠다고 건물을 따로 지으면 관리비에 전기세에 재산 유지비까지 들어갑니다.
저도 일 년에 한 번 손님 온다고 손님 전용 집을 따로 사지는 않습니다. 지금 집에 있는 손님방도 사실상 아마존 택배 보관실입니다.
그런데 뉴욕주 선거법까지 찾아보니 더 재미있었습니다.
뉴욕주 선거법 4-104조에는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면세 건물을 가능한 한 투표소로 활용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교회가 대표적인 면세 건물입니다.
그러니까 교회에서 투표하는 것이 단순히 목사님이 친절해서가 아니라 법과 행정적인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얼바니 카운티의 과거 조기투표소 목록에도 루터교회, 그리스정교회, 의용소방대 건물 등이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교회 정도면 아주 평범한 투표소에 속합니다.
과거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일반 가정집 차고에서도 투표를 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집 안의 오락실을 투표소로 제공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건 좀 부러웠습니다.
옆집 차고에서 투표한다면 슬리퍼 신고 나가서 투표하고 돌아오면 끝입니다. 운이 좋으면 집주인이 커피라도 한 잔 줄 것 같습니다.
물론 투표하러 갔다가 차고에 쌓인 물건을 보고 남의 집 정리 상태까지 평가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더 놀라운 사실도 있었습니다.
19세기 미국에서는 술집이 투표소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정당이 유권자에게 술을 제공하면서 표를 얻으려는 관행도 있었습니다.
요즘 기준으로 생각하면 기가 막힐 일입니다. 투표하러 갔다가 맥주 마시고, 집에 돌아와서는 누구를 찍었는지 기억도 못 할 것 같습니다.
다행히 미국은 1880년대 후반부터 비밀투표 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장소가 투표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있었습니다.
2008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학교에서 투표한 유권자들이 교육 관련 세금 인상안에 찬성하는 경향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쯤 되면 투표소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교회에서 투표한다고 모두 갑자기 신앙심이 깊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저부터도 교회 지하실에 들어가면 종교적인 생각보다 화장실이 어디 있는지 먼저 찾습니다.
결국 미국 투표소는 동네가 공간을 잠깐 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셈입니다.
학교는 강당을 내주고, 교회는 친교실을 내주고, 어떤 동네에서는 주민이 자기 집 차고까지 내줬습니다.
참 미국다운 방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가진 나라가 선거 날에는 동네 교회 접이식 테이블을 빌려 투표를 진행합니다.
참고로 올해 뉴욕주 조기투표는 11월 1일 끝났고, 본투표는 11월 3일 화요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입니다.
얼바니시 공식 안내에도 같은 시간이 나와 있습니다.
저는 화요일 아침에 투표하러 갈 생각입니다.


달토끼Run
MagicOcean

hot chocolate | 
치치키 시카고 트래인 | 
Noodle Noodle | 
Twist Kim | 
미국 기상청 뉴우스 | 
Tan Zoo | 
seadoll | 
Tennis City | 
Gold Bar | 
Day by day |
빛나는 우리들만의 세상 |
gardener 007 |
golfmaster |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
Who's watching? |
EndonE |
RockStar |
Casa Mia |
You Only Live Once |
열심히 달리는 CPA |
Joyce 77 |
Runner Kim |
마이타운 마이웨이 블로그 |
mymiami 스토리 |
Entip |
Tony Park |
달려라 DJ DC |
쌀집아저씨 BLOG |
Doori 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