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물건 미국에 가져오면 장사될까, 수입장사의 현실 - Atlanta - 1

아틀란타에서 지내다 보면 한국 제품을 미국에 가져와 팔아보겠다는 분들을 종종 만납니다.

제 지인 중에도 화장품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 스킨케어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기 시작한 사람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씩 아마존에서 팔아서 별것 아닌 것처럼 보였는데 아마존에서 자리잡고 직판도 생기니까 수입 물량이 늘어서 문제가 달라지더군요.

통관 서류 하나 잘못되면 화물이 묶이고, 성분과 라벨 문제 해결에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무역업을 해보고 싶다는 사람에게 저는 처음부터 종류를 많이 벌이지 말라고 합니다.

화장품이면 잘 팔릴 만한 제품 한두 개, 식품이면 한두 품목부터 시작하는 게 낫습니다.

수입은 많이 가져오면 무조건 싸지는 장사가 아닙니다. 재고가 쌓이고 통관에서 문제가 생기면 싸게 들여온 의미가 없어집니다.

미국에서 사업하려면 LLC 같은 사업체를 만들고 EIN을 받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지만, 그것만 있다고 수입 준비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통관에서는 누가 Importer of Record가 될 것인지 정하고, 제품의 HTS 품목분류와 원산지, 신고가격, 관세율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또 일반적으로 2,500달러를 초과하는 상업 화물은 정식 통관 절차가 적용되고 세관 본드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한 번 수입할 때 사용하는 Single Transaction Bond와 반복적으로 수입하는 업체가 사용하는 Continuous Bond가 있습니다.

연속 본드는 최소 5만 달러의 보증금액이 일반적인 출발점인데, 여기서 5만 달러를 매년 현금으로 낸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로는 보증회사에 보험료 성격의 비용을 내고 본드를 발급받는 방식입니다.

특히 화장품은 2022년 제정된 MoCRA 이후 시설 등록, 제품 리스팅, 안전성 입증, 라벨 등 확인할 사항이 많아졌습니다.

한국에서 잘 팔리는 제품이라고 포장 그대로 미국에 가져와 팔아도 된다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식품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에 들어오는 식품은 시설 등록, 사전신고(Prior Notice), 영문 라벨, 알레르기 유발 성분 표시 등 품목별 규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문제가 발견되면 검사나 억류가 발생할 수 있고 그동안 창고료까지 계속 붙을 수 있습니다.

물류비도 초보자들이 많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컨테이너 하나를 채울 정도가 아니면 보통 LCL이라고 하는 혼재화물을 이용하게 되는데, 한국에서 미국까지 오는 해상운임만 계산하면 안 됩니다. 터미널 비용, 서류비, 통관 수수료, 창고료, 항구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운송하는 비용까지 합쳐야 실제 원가가 나옵니다.

물건값은 괜찮았는데 미국 창고에 도착시키고 계산해 보니 남는 게 없다는 이야기가 그래서 나옵니다.

관세도 제품마다 다릅니다. 한미 FTA 적용 여부만 보고 무조건 무관세라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해야 하고, 최근 미국의 추가 관세 정책까지 포함해 실제 수입 시점의 세율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제품 이름이 아니라 정확한 HTS 코드입니다.

그래서 처음 시작한다면 관세사(Customs Broker)를 이용하는 비용을 아까워하지 않는 게 낫다고 봅니다.

제품 하나 잘못 분류해서 통관이 지연되고 창고료가 붙는 비용을 생각하면 처음부터 전문가에게 HTS 코드와 필요한 서류를 확인받는 편이 훨씬 쌉니다.

무역업이라고 하면 한국에서 좋은 물건 찾아서 미국에 가져오면 되는 사업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해보면 절반은 물건이고 나머지 절반은 서류입니다.

첫 주문부터 크게 하지 말고 한두 품목으로 통관 과정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게 좋습니다. EIN, 수입자 정보, 세관 본드, HTS 코드, FDA 규정, 원산지, 관세, 물류비까지 한번 제대로 통과해 보면 두 번째 수입부터는 훨씬 감이 잡힙니다.

결국 미국 수입업은 물건이 미국 국경을 합법적으로 넘어와 판매될 때까지의 과정을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느냐가 더 중요한 관건인 비즈니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