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틀랜타 날씨를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나는 "여름은 제대로 덥고, 겨울은 생각보다 겨울 같다"고 말하고 싶다.
여름은 덥고 습하며 겨울은 비교적 온화한 미국 남부 날씨다.
그래도 애틀랜타는 해발 300미터가 넘는 곳에 있어서 플로리다나 남부 해안 도시와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문제는 역시 여름이다. 6월부터 8월까지 낮 기온이 섭씨 30도를 훌쩍 넘는 날이 흔하다. 그런데 숫자보다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건 습도다.
밖에 나가면 뜨거운 공기가 몸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든다. 한국의 한여름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아, 이 느낌 알겠다" 싶을 것이다.
재미있는 건 실내다. 미국 남부답게 에어컨을 정말 세게 튼다. 밖에서는 땀을 닦다가 식당이나 마트에 들어가면 갑자기 팔이 서늘해진다.
그래서 한여름인데도 차에 얇은 긴팔 하나 넣어두는 게 의외로 쓸모가 많다.
여름 오후에는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천둥과 번개가 치고 비가 쏟아지는 날도 있다. 조금 전까지 멀쩡했는데 갑자기 장대비가 내린다. 그러다가 한 시간쯤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지기도 한다. 애틀랜타에 오래 살면 이런 변덕에도 익숙해진다.
겨울은 북부 도시와 비교하면 상당히 편하다. 낮 기온이 영상인 날이 많고 시카고처럼 몇 달 동안 눈과 싸우는 곳은 아니다.
그런데 애틀랜타에서 진짜 무서운 건 많은 눈이 아니라 아주 조금 내리는 눈이다.
2014년의 유명한 Atlanta Snowjam 이야기는 지금도 나온다.

눈과 얼음 때문에 도로가 엉키면서 사람들이 고속도로에 몇 시간씩 갇히고 차를 버리고 걸어가는 일까지 벌어졌다.
북부에서 온 사람이라면 "이 정도 눈 가지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눈이 자주 오는 도시와 그렇지 않은 도시는 준비 자체가 다르다. 특히 애틀랜타는 언덕도 많아서 도로가 얼어버리면 운전하기가 만만치 않다.
그래서 눈 예보가 나오면 사람들이 마트에서 우유와 빵부터 사 간다는 농담 아닌 농담도 있다.
내가 애틀랜타 날씨에서 가장 좋아하는 계절을 고르라면 봄과 가을이다.
봄에는 도시 전체가 갑자기 초록색으로 변한다. 꽃이 피고 나무에 새잎이 올라오면서 "여기가 이렇게 예쁜 도시였나?" 싶어진다. 다만 꽃가루가 엄청난 시기가 있어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낭만적인 봄이 아니라 재채기의 계절이 될 수도 있다.
가을도 좋다. 특히 10월 말에서 11월 초가 되면 기온이 선선해지고 단풍까지 들어 운전만 하고 다녀도 기분이 좋아진다.
결국 애틀랜타의 날씨는 완벽하지 않다.
여름에는 덥고 습하고, 오후에는 천둥이 치고, 봄에는 토네이도 경보가 뜰 때도 있고, 겨울에는 가끔 눈 때문에 도시 전체가 긴장한다.
그래도 사계절이 분명하면서 혹독한 겨울은 피할 수 있다는 게 애틀랜타 기후의 매력인 것 같다.
몇 년 살아보면 날씨 예보를 보는 습관도 조금 달라진다.
여름에는 "오늘 몇 도지?"보다 "오늘 오후에 비 오나?"를 먼저 보고, 겨울에 눈송이 표시 하나가 뜨면 "내일 아침 운전 괜찮을까?"부터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날씨에 맞춰 생활하는 것도 애틀랜타에 사는 재미 중 하나다.

젤리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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