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빙을 알아보다가 조금 놀라운 자료를 하나 봤어요.
WalletHub가 미국 도시들의 자연재해 위험을 비교한 연구에서 Irving이 자연재해 위험이 가장 높은 도시 1위로 분류됐다는 내용입니다.
더 재미있는 건 바로 옆 Grand Prairie가 2위, Arlington이 3위였다는 거예요.
"아니, DFW가 허리케인 직격탄 맞는 해안도 아닌데 왜?"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이 동네 날씨를 경험해보면 이해가 됩니다.
어빙의 문제는 한 가지 재해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severe thunderstorm부터 우박, 돌발 홍수, 토네이도, 강풍에 여름철 극심한 폭염까지 여러 위험이 겹칩니다. 아침에는 멀쩡했는데 오후부터 하늘이 시커멓게 변하고 휴대전화에서 Severe Thunderstorm Warning이 울리는 날도 있어요.
텍사스 처음 온 사람은 깜짝 놀라지만 오래 산 사람들은 일단 레이더부터 봅니다.
제일 무서운 건 역시 토네이도죠. 어빙에서도 EF-1 토네이도가 실제로 확인된 사례가 있습니다. 최대 풍속이 100mph를 넘는 수준이면 "조금 센 바람" 정도가 아니에요. 건물 지붕이 손상되고 나무가 쓰러지고 자동차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토네이도가 오클라호마나 텍사스 시골에서만 생기는 줄 알았다면 그 생각부터 바꿔야 해요. DFW처럼 건물이 빽빽한 대도시권이라고 피해가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어빙에서 현실적으로 자주 신경 쓰이는 게 우박이에요. 텍사스 우박은 우리가 한국에서 보던 콩알만 한 우박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심한 날에는 골프공보다 큰 우박이 떨어지기도 하고 과거에는 4인치가 넘는 크기가 보고된 적도 있습니다. 이 정도면 자동차 보닛과 지붕이 움푹움푹 들어가고 유리도 손상될 수 있어요.
그래서 이 동네에서 집 구할 때 garage가 괜히 중요한 게 아닙니다. 아파트를 구하더라도 covered parking이나 garage가 있으면 마음이 훨씬 편해요. 일기예보에 hail 이야기가 나오면 야외에 세워둔 차부터 걱정하게 됩니다. 차 한 대 수리비 생각하면 월 주차비가 아깝지 않을 수도 있어요.
홍수도 무시하면 안 됩니다. DFW는 짧은 시간에 비가 집중되면 도로 일부가 빠르게 잠길 수 있어요. 특히 물이 차 있는 도로를 보고 "SUV니까 이 정도는 지나가겠지" 하는 게 정말 위험합니다. 물의 깊이도 알 수 없고 도로 상태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렇다고 어빙이 무서워서 못 살 도시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중요한 건 이 지역의 날씨 특성을 알고 사는 거예요. 휴대전화 긴급재난 알림을 켜두고, 집에서는 토네이도 경보가 울렸을 때 창문에서 떨어진 가장 안쪽 공간이 어디인지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차는 가능하면 지붕 있는 곳에 두고 폭우 때 침수된 도로는 돌아가는 게 맞고요.
텍사스 날씨는 "설마 나한테 무슨 일이 있겠어"보다 미리 준비하는 사람이 편합니다. 어빙에서 자연재해 대비라는 건 거창한 생존 준비가 아니라 기상 알림 확인하고, 차 넣어두고, 피할 장소 하나 알아두는 생활습관에 더 가깝습니다.

짱구왜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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