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원 vs 현지 채용, 같은 회사 다른 대우의 진짜 이유 - Torrance - 1

얼마 전에 아는 동생이랑 커피를 마셨어요. 한국 대기업 미국 법인에서 일한 지 몇 년 된 친구인데, 앉자마자 한숨부터 쉬더라고.

옆자리 주재원 과장은 회사가 집 렌트 보태주고, 애들 학비 보태주고, 차까지 나온대요. 자기는 같은 팀, 같은 일인데 연봉 하나에 401k 매칭이 전부라는 거죠.

아 진짜로, 이 얘기는 이 동네 한인 직장인이면 한 번쯤 다 들어봤을 겁니다. 나도 예전에 비슷한 회사 다니면서 똑같은 속앓이를 했었고요.

그래서 오늘은 감정 말고 구조부터 좀 풀어보려고 해요. 왜 이렇게 다르게 굴러가는지, 그리고 그게 법적으로 어디까지 괜찮은 건지.

먼저 주재원이 어떤 신분으로 오는지부터 보죠. 보통은 E-2 투자자 비자나 L-1 주재원 비자로 들어옵니다.

E-2는 한미 간 조약을 근거로 한 비자예요. 1956년 11월 서울에서 서명되고 1957년 11월에 발효된 한미 우호통상항해조약이 바탕입니다.

이 조약 8조 1항에 재밌는 문구가 있어요. 상대국 회사가 자기들이 고른 임원, 회계사, 기술 전문가를 데려다 쓸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본사가 자기 사람을 골라 보내는 것 자체는 조약이 열어준 길이에요. 여기까지는 뭐 이해가 갑니다.

그럼 대우 차이는 왜 생기냐. 주재원 패키지는 원래 해외 근무에 따르는 비용을 메워주는 성격이라 그래요.

집, 자녀 학비, 귀국 항공권, 해외근무 수당 같은 게 붙는 게 흔합니다. 노무 전문 로펌들도 이걸 합치면 같은 자리를 현지에서 뽑을 때보다 훨씬 비싸게 먹힌다고 설명하죠.

문제는 현지 채용 직원 눈에는 이게 그냥 국적 따라 갈리는 특혜로 보인다는 거예요. 솔직히 나도 그렇게 느꼈었고.

미국 연방법 Title VII는 출신 국가를 이유로 한 고용 차별을 금지합니다. 직원 15명 이상 회사에 적용되고, 캘리포니아 주법인 FEHA는 5명 이상이면 적용돼요.

여기서 꼭 알아둘 판례가 하나 있습니다. 1982년 6월 15일 연방대법원이 만장일치로 판결한 Sumitomo Shoji America 대 Avagliano 사건이에요.

일본 상사의 뉴욕 법인이 관리직과 영업직에 일본인 남성만 쓴다며 현지 여직원들이 소송을 냈어요. 회사는 일본과의 통상조약을 방패로 들었고요.

대법원 결론은 간단했습니다. 미국에서 설립된 자회사는 미국 회사라서, 조약을 들어 Title VII 심사를 피할 수 없다는 거였죠.

그렇다고 주재원 대우가 다 불법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회사 쪽은 보통 두 가지로 방어해요.

하나는 업무상 필요성이고, 다른 하나는 주재원과 현지 직원이 애초에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월급을 본사가 주는지, 본사 상사에게 보고하는지, 본사가 평가하는지 같은 걸 법원이 들여다본다고 해요.

결국 그림은 이렇습니다. 해외근무 비용을 메워주는 패키지는 꽤 방어가 되는데, 똑같은 일을 하면서 승진이나 기본급이 국적 따라 갈리면 얘기가 달라지죠.

자, 그럼 현지 채용 직원 입장에서 당장 챙길 건 뭘까요. 나라면 제일 먼저 내가 exempt로 분류된 게 맞는지부터 봅니다.

캘리포니아는 2026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16.90달러라서, 화이트칼라 exempt 연봉 하한이 70,304달러예요. 연봉이 여기 못 미치면 오버타임 대상입니다.

연봉만 넘는다고 끝도 아니에요. 실제로 하는 일이 관리, 행정, 전문직 요건에 맞아야 exempt가 됩니다.

한국 회사 특유의 야근 문화 때문에 이 부분에서 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요. 직함만 매니저고 실제론 시키는 일만 하는 자리면 한 번 따져볼 만합니다.

그리고 기록은 무조건 남기세요. 승진에서 밀렸을 때 누가 어떤 기준으로 됐는지, 이메일이나 메모로 날짜와 함께 적어두는 겁니다. 오퍼레터와 직무기술서도 꼭 보관해 두시고요.

하나 더 덧붙이면, 주재원들도 마냥 편한 건 아니에요. 2025년 9월 조지아 배터리 공장 단속 때 475명이 붙잡혔는데 그중 한국인이 300명이 넘었죠.

그 뒤로 비자 문제가 한미 간 협의 테이블에 올랐고, 파견 나오는 사람들 불안도 커졌어요. 가족 데리고 몇 년 살다 발령 나면 다시 짐 싸야 하는 처지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나는 주재원 개인을 미워할 일은 아니라고 봐요. 화살은 회사의 인사 설계로 가야 맞습니다.

예전에 내가 다른 글에서 그냥 받아들이는 게 속 편하다고 쓴 적이 있어요. 지금 보니 그건 좀 비겁한 소리였더라고요.

같은 사무실에서 같은 일을 하는 사람한테는 같은 기준이 적용돼야 합니다. 그게 이 나라 법이 지키려는 최소한이고, 사람 대접의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혹시 지금 억울한 상황이라면 혼자 끙끙대지 말고 캘리포니아 민권국(CRD)에 문의하거나 노동법 변호사 상담부터 받아보세요. 기록을 들고 가면 얘기가 훨씬 빨리 풀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