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랜도라고 하면 아직도 디즈니월드부터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저도 처음에는 관광객들이 놀러 가는 도시라는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여기서 실제로 사람들이 어떻게 사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생활하는 입장에서 들여다보면 관광지 올랜도와 주거지 올랜도는 상당히 다릅니다. 그리고 몇 달만 살아봐도 "아, 나는 여기 체질이네" 하는 사람과 "여기는 정말 못 살겠다" 하는 사람이 제법 확실하게 갈려요.
우선 운전하는 것을 크게 싫어하지 않는 분이라면 올랜도 생활에 적응하기가 편합니다. 장 보러 갈 때도 차, 아이 학교 데려다줄 때도 차, 외식하러 갈 때도 차예요. LYNX 버스와 SunRail이 있기는 하지만 뉴욕처럼 차 없이 웬만한 생활이 해결되는 도시라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반대로 차 타고 20~30분 움직이는 것을 별일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생활 반경이 상당히 넓어져요.
날씨도 중요합니다. 여름에는 정말 덥고 습해요. 밖에 10분만 서 있어도 "아이고, 에어컨 있는 데로 들어가자"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대신 추운 겨울을 정말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장점이지요. 눈 치울 일도 거의 없고 두꺼운 겨울옷을 몇 달씩 입고 다닐 필요도 없습니다. 사계절과 단풍, 눈 오는 겨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요.
아이 있는 집에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세미놀 카운티나 오렌지 카운티의 일부 좋은 학군을 잘 골라 들어가면 교육과 주거환경을 함께 챙길 수 있어요. 다만 올랜도라고 아무 데나 집을 구하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생활권에서도 학교 배정과 동네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아이가 있다면 집보다 학군을 먼저 보는 편이 낫습니다.
직업으로 보면 의료, 바이오, 시뮬레이션, 방산, 기술 관련 분야에 있는 분들도 관심을 가져볼 만해요. 특히 레이크 노나 일대는 의료 관련 시설과 개발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리모트 워커라면 더 재미있는 선택이 될 수 있고요. 뉴욕이나 LA 회사 월급을 받으면서 플로리다에서 생활할 수 있다면 주거비와 공간 면에서 체감되는 차이가 꽤 큽니다. 플로리다는 개인 주 소득세가 없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고요.
반대로 한국 사람 많은 곳에서 살아야 마음이 놓이는 분에게는 조금 아쉬워요. 한국 식당과 마트, 교회 등 한인 생활권은 있지만 LA 코리아타운이나 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처럼 나가면 한국말이 들리는 정도는 아닙니다. 한국 음식 하나 먹으러 가는데 차로 한참 움직이는 것도 싫다면 불편할 수 있어요.
허리케인도 생각해야 합니다. 올랜도는 내륙에 있어 해안 도시와 위험 양상이 다르지만 허리케인 영향에서 자유로운 곳은 아니에요. 6월부터 11월까지는 날씨를 신경 쓰게 되고 강한 폭풍이 접근하면 물과 비상용품도 챙겨야 합니다.
결국 올랜도는 모든 사람에게 좋은 도시가 아니에요. 운전 괜찮고, 더위 견딜 만하고, 넓은 생활공간을 좋아하고, 대도시 한복판의 북적거림이 꼭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 잘 맞습니다. 반대로 차 없이 걸어 다니는 생활, 촘촘한 한인타운, 선선한 여름과 사계절을 원한다면 답답할 수 있어요.
디즈니월드가 가까워서 올랜도에 사는 게 아닙니다. 살아보면 오히려 디즈니는 가끔 생각나는 곳이고, 매일 중요한 것은 집과 학교, 직장, 마트 그리고 에어컨이에요. 결국 올랜도가 좋은 도시냐보다 내 생활방식이 올랜도와 맞느냐를 먼저 따져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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