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전에 크리스마스 선물 예산부터 정하는 집들의 비밀 - Burlington - 1

12월 초 카드 명세서를 열어보고 숨이 턱 막히는 집이 의외로 많다.

실제로 올해 선물 예산 관련 조사를 보면 숫자가 꽤 뛰었다. 한 카드사 조사에서는 올해 평균 선물 예산이 1107달러로 나왔는데, 이는 작년보다 182달러나 늘어난 수치다.

다른 조사 기관은 1007달러라는 숫자를 내놓았고, 또 다른 곳은 764달러로 더 낮게 잡았다. 조사마다 방식이 달라 차이는 크지만, 중산층 가정만 놓고 보면 847달러 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소득에 따른 차이도 뚜렷하다. 연소득 5만달러 미만 가정은 651달러를, 10만달러 이상 가정은 1479달러를 계획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중간 소득 가정은 847달러 정도로 그 사이에 자리한다.

자녀가 있는 가정과 없는 가정의 차이도 뚜렷하다. 한 조사에서는 자녀가 있는 가정의 예상 지출이 875달러, 자녀가 없는 가정은 635달러로 나타나 240달러 가까이 차이가 벌어졌다.

문제는 이 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선물 비용을 신용카드에 기대는 집이 적지 않은데, 한 조사에 따르면 카드로 결제한 사람 중 절반 가까이는 청구서가 날아와도 한 번에 다 갚지 못한다고 답했다.

더 놀라운 건 이 중 상당수가 이자율 20퍼센트가 넘는 카드로 빚을 떠안는다는 점이다. 3개월 넘게 갚아나가야 한다고 답한 사람도 전체의 63퍼센트에 달했다.

특히 매장에서 즉석으로 발급해주는 리테일 전용 카드는 더 위험하다. 최근 조사에서 매장 전용 카드의 평균 이자율은 30퍼센트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일반 신용카드 평균 이자율인 21퍼센트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격차가 더 크다. 18세에서 34세 사이는 64퍼센트가 연말연시 빚을 예상한다고 답했는데, 65세 이상에서는 그 비율이 23퍼센트로 뚝 떨어진다. 젊을수록 계획 없이 카드부터 긁는 경우가 많다는 뜻으로 읽힌다.

올해 조사에서는 소비자 열 명 중 여덟 명꼴로 어떤 형태든 예산 전략을 세우겠다고 답했다. 특별한 비법이라기보다 이미 많은 집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래서 어떤 가정들은 아예 11월이 오기 전에 예산부터 정해버린다. 방법은 단순하다. 크리스마스까지 남은 개월 수로 목표 금액을 나누는 것뿐이다.

예를 들어 600달러가 목표라면 넉 달로 나눠 매달 150달러씩만 따로 떼어두면 된다. 300달러가 목표라면 매달 75달러씩이면 충분하다.

12월에 한꺼번에 마련하려면 부담이 크지만, 가을부터 나눠 모으면 체감이 훨씬 가벼워진다. 명절 분위기에 휩쓸려 즉흥적으로 지르는 소비도 눈에 띄게 줄어든다.

블랙프라이데이 세일도 마찬가지다. 예산이 미리 정해져 있으면 할인 문구에 혹해서 원래 계획에 없던 물건까지 담는 일이 줄어든다. 할인율이 아무리 커도 필요 없던 물건은 결국 지출일 뿐이다.

레이어웨이 제도를 활용하는 집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매장에 물건을 맡겨두고 정해진 기간 동안 나눠 낸 뒤 완납하면 찾아가는 방식이라, 이자 부담이나 카드빚 없이도 큰 품목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물가나 관세 탓을 하기는 쉽지만, 결국 각 가정이 지출 순서를 어떻게 정하느냐가 더 크게 작용한다고 본다. 외부 요인을 탓하기 전에 우리 집 소비 습관부터 점검해보는 편이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이 방식이 마음에 든다. 20퍼센트 넘는 이자를 내며 해가 바뀌도록 빚을 갚느니, 미리 정해둔 금액 안에서 여유 있게 고르는 쪽이 훨씬 낫다고 본다.

예산을 정할 때는 총액만 잡지 말고 받을 사람 한 명 한 명에게 한도를 미리 매겨두는 편이 낫다. 이름을 적어두고 옆에 금액을 써두면 매장에서 마음이 흔들릴 때도 기준이 분명해진다.

은행이나 신협에서 운영하는 크리스마스 클럽 계좌도 눈여겨볼 만하다. 매달 정해진 금액이 자동으로 빠져나가 따로 모이고, 12월에야 찾을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중간에 다른 데 써버릴 걱정이 없다.

선물 내용물도 굳이 비쌀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근처 카페 기프트카드나 직접 구운 쿠키 한 상자도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충분히 정성으로 느껴진다.

기프트카드를 선물로 고르는 집도 상당히 많아졌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4퍼센트에서 38퍼센트가 기프트카드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답했는데, 받는 사람이 원하는 물건을 직접 고를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 없는 선택지로 자리잡은 듯하다.

싸다고 아무거나 사는 것보다는 오래 쓸 수 있는 물건 하나를 고르는 편이 낫다는 생각도 든다. 금방 버려질 물건에 돈을 쓰는 것보다는 결국 그쪽이 더 알뜰한 선택이다.

선물은 마음을 전하는 수단이지 빚을 늘리는 이유가 될 필요는 없다. 예산을 미리 정해두는 습관 하나만으로도 새해 첫 카드값 스트레스는 확실히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