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도를 놓고 보면 아래로 길게 뻗은 반도 모양의 플로리다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플로리다 주도 큰 주라는 인식이 생기기 쉬운데, 막상 텍사스 같은 덩치 큰 주 옆에 놓아 보면 확 차이가 난다.

텍사스는 플로리다 주보다 4배 이상 크다고 한다. 텍사스 옆에 플로리다를 끼워 넣으면 "어? 이렇게 작았나?" 싶은 느낌이 들 정도이다.

다만 여름 휴양지 이미지, 디즈니월드, 마이애미, 은퇴 도시, 키웨스트 같은 강렬한 키워드 때문에 머릿속에서 크기가 과장돼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작은 주라는 말은 아니다. 면적만 놓고 보면 미국 22위권 정도니 충분히 넓은 편이다. 단지 우리가 생각하는 '남부의 거대한 땅' 이미지에 비하면 의외로 중간 정도 크기라는 느낌이다.

플로리다를 지형 자체는 의외로 낮고 평평한 편이다.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 이상, 대부분 땅이 해수면과 비슷한 높이에 있어 늪지대, 늪, 습지가 많다. 그래서 비가 많이 오거나 허리케인이라도 오면 물이 넘치기 쉬운 구조다. 반면 내륙 깊숙한 산맥이나 높은 구릉이 거의 없어 전반적으로 평탄한 풍경이 이어진다.

그래도 눈에 띄는 고지대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플로리다 북서쪽 팬핸들 지역에 있는 Britton Hill이라는 곳이 플로리다에서 가장 높은 지점인데 해발이 105m 정도다.

미국 50개 주 최고점 비교하면 가장 낮은 최고봉이라 조금 웃음이 나올 지점이기도 하다. 산이라고 하기엔 민망할 만큼 평온한 언덕이고, 차로도 바로 올라갈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플로리다 자체가 위아래로 길쭉해 보이는 탓에 지도에서 세로는 길어 보이는데 좌우 넓이는 그만큼 크지 않다.


또 대부분 해안선이 중심이라 사람도 해안에 몰려있고, 내륙 깊숙한 곳은 상대적으로 인상에 덜 남는다.

중앙부에는 Lake Wales Ridge라는 모래 언덕 지대가 길게 뻗어 있는데, 여긴 오래전 해치고 물이 드나들며 남긴 지형이라 해안가보다 조금 높고 배수가 잘된다.

그 안에 Sugarloaf Mountain이라는 언덕이 있는데 해발 약 95m 정도라 펜인슐라 지역에서는 비교적 높다고 여겨진다. 언덕 꼭대기에서 아래를 보면 주변이 거의 평지라 오히려 더 높게 느껴진다.

결국 기억 속에서 '사람이 모여 있는 밝은 도시들'만 키워지니 앞뒤 없이 거대한 지역으로 착각하기 쉽다.

플로리다에서 마이애미, 탬파, 올랜도까지 이동 사진 보면 끝없는 휴양 천국이 펼쳐져 있고, 은퇴자 천국이라며 겨울마다 북부 사람들이 몰려 내려온다. 이런 스토리가 붙으니 자연스레 이미지가 팽창된다.

플로리다는 산악 풍경보다 일자 평지와 해안 평원, 늪지 생태계가 특징인 땅이다. 고도 변화가 거의 없어서 드라이브하다 보면 끝없이 이어지는 평지 속에서 갑자기 호수나 습지가 툭 튀어나오는 식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플로리다는 폭이 넓은 대신 위쪽 팬핸들 지역은 길게 누워 있는 구조라 생각보다 공간 활용이 복잡하고, 중간부 습지나 보호구역, 호수 지역이 넓게 자리해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의 체감 크기는 더 줄어든다.

지도만 보면 넓어 보이지만 실제 생활권은 해안선을 따라 가늘게 이어져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다.

결국 플로리다는 크기보다 이미지가 더 큰 주다. 따뜻한 날씨, 해변, 관광지, 은퇴 문화가 그 이미지를 확장시켜 놓았다.

막상 지도 위 현실과 머릿속 이미지를 나란히 두면, "생각보다 작네?" 하고 웃게 된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라이프스타일과 에너지는 지도의 면적보다 훨씬 크다.

그래서인지 플로리다는 물리적 크기보다 심리적 크기가 더 큰 곳이라는 표현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