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렌탈용 집을 사보겠다는 분과 같이 매물을 하나 계산해 본 적이 있습니다.
집값은 30만 달러 정도였습니다. 예상 월세는 1,600달러 정도였고요.
계산기를 두드리더니 그러더군요.
"이 정도면 1년에 6% 넘게 나오는 거네요. 괜찮은 것 아닌가요?"
맞기는 합니다.
그런데 그건 아직 아무것도 안 뺀 숫자입니다.
이 부분을 처음 부동산 투자하는 분들이 많이 헷갈립니다.
2026년 8월 기준 샌안토니오 평균 렌트는 약 1,600달러입니다. 주택 중위 매매가는 약 30만 달러 수준이고요.
그러면 30만 달러짜리 집을 사서 월 1,600달러를 받는다고 해보죠.
1년에 들어오는 렌트는 19,200달러입니다.
19,200달러를 집값 30만 달러로 나누면 약 6.4%가 나옵니다.
이게 Gross Yield, 쉽게 말하면 총수익률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럴듯합니다.
문제는 집 한 채 가지고 있다고 월세 1,600달러가 전부 내 돈이 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텍사스는 재산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벡사 카운티 실효 재산세율을 약 1.7% 정도로 보면 30만 달러짜리 집에서 1년에 대략 4,500~5,000달러 정도를 생각해야 합니다.
보험도 들어야죠.
에어컨 고장 나면 고쳐줘야죠.
세입자가 나가고 한두 달 비면 월세도 안 들어옵니다. 관리회사에 맡긴다면 관리비도 나갑니다.
그래서 대충 계산할 때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50% Rule입니다.
월세로 들어오는 돈의 절반 정도는 이런 운영비용으로 나갈 수 있다고 보수적으로 잡아보는 겁니다.
연간 렌트가 19,200달러니까 절반인 9,600달러가 남습니다.
이걸 NOI, 순영업소득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Cap Rate는 약 3.2%까지 내려갑니다.
아까 6.4%였는데 이것저것 빼니까 3.2%가 된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있습니다.
아직 모기지를 안 뺐습니다.
이 부분에서 처음 투자하는 분들이 또 한번 놀랍니다.
예를 들어 25%를 다운하고 나머지 75%를 7%대 금리로 빌렸다고 해보죠.
30만 달러짜리 집이면 대출이 약 22만5천 달러입니다.
그 정도를 30년 모기지로 빌리면 매달 원리금이 상당합니다.
앞에서 계산한 NOI보다 연간 모기지 상환액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느냐.
월세를 꼬박꼬박 받아도 내 주머니에서 돈을 더 넣어야 합니다.
"세입자가 내 모기지를 대신 내준다"고 생각하고 샀는데 실제로는 내가 세입자 주거비를 조금 보태주는 이상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 겁니다.
1% Rule로 봐도 한번 계산해볼 수 있습니다.
30만 달러짜리 집이면 월세가 3,000달러 정도 나와야 1%입니다.
그런데 월세가 1,600달러라면 약 0.53%입니다.
요즘 샌안토니오의 평범한 집에서 1% Rule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고 이런 집은 사면 안 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부동산 수익은 매달 내 통장에 남는 돈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모기지를 갚으면 그중 일부는 원금 상환으로 들어갑니다. 그만큼 내 집 지분이 늘어납니다.
10년 뒤 집값이 올랐다면 시세차익도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는 조심해야 합니다.
집값은 반드시 오른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현금흐름과 장기적인 자산 증가를 따로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샌안토니오는 LA나 뉴욕에 비하면 30만 달러 안팎에서도 집을 찾아볼 수 있으니 진입하기 쉬워 보입니다.
그런데 집값이 싸다고 유지비까지 싼 건 아닙니다.
재산세가 있고 보험료가 있습니다. 여름에 에어컨 한번 크게 나가면 몇천 달러가 그냥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학군 좋은 동네는 또 집값이 올라갑니다.
한국 부모들은 아무래도 학교를 많이 보니까 학군 좋은 지역을 찾게 되는데, 그런 곳은 집값이 높아지면서 렌트 수익률이 오히려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 상담했던 분도 결국 다운페이먼트를 조금 더 넣기로 했습니다.
수익률을 멋있게 보이게 만드는 것보다 매달 내 주머니에서 돈이 안 나가는 구조를 만드는 게 마음 편하겠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저도 첫 렌탈이라면 그 부분을 중요하게 볼 것 같습니다.
결국 30만 달러짜리 집에서 월세 1,600달러 받는다고 해서 계산이 끝나는 게 아닙니다.
6.4%라는 숫자를 보고 좋아하기 전에 재산세 빼고, 보험 빼고, 수리비 빼고, 공실도 잡고, 마지막으로 모기지까지 빼봐야 합니다.
그렇게 다 빼고도 얼마가 남는지.
렌탈 부동산은 결국 그 숫자부터 보고 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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