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는 계속 느는데 왜 샌안토니오는 트래픽이 심하지 않을까? - San Antonio - 1

샌안토니오에서 오래 운전한 사람이라면 요즘 교통량이 확실히 늘었다는 걸 느낄 겁니다.

특히 출퇴근 시간의 281번, I-10, Loop 1604를 달려보면 10년 전과는 분위기가 꽤 다릅니다.

예전에는 281번을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막힌다는 느낌 자체가 별로 없었는데, 요즘은 평일 오후 4시만 넘어가도 차가 줄줄이 이어집니다.

10번과 연결되는 1604도 마찬가지입니다. I-10과 1604가 만나는 구간은 이제 시간대를 잘못 잡으면 제법 답답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샌안토니오에서 몇 년 살다 LA나 휴스턴에 가보면 생각이 바로 바뀐다는 겁니다.

"아, 샌안토니오는 아직 안 막히는 도시였구나."

그리고 캘리포니아 오후 405나 10번 프리웨이에 한번 들어가 보면 샌안토니오의 정체는 귀여운 수준으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휴스턴도 I-10, I-45, 610 주변에서 사고라도 하나 나면 교통량이 순식간에 엄청나게 쌓입니다.

뉴욕은 도로 정체에 다리와 터널이라는 병목까지 겹칩니다.

샌안토니오는 미국에서 7대 대도시인데 어떻게 이 정도로 버티는 걸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직접 운전하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역시 Loop 구조입니다.

샌안토니오 지도를 보면 도시를 둥글게 감싸는 Loop 410이 있고, 그 바깥을 다시 거대한 Loop 1604가 둘러싸고 있습니다.

여기에 I-10, I-35, I-37, US-281 같은 도로가 도심에서 바깥쪽으로 뻗어나갑니다. 마치 원을 겹처서 그려놓은 거미줄처럼 생겼습니다.

이 구조의 장점은 목적지로 가는 방법이 하나만 있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겁니다.

281이 막히면 1604를 타고 I-10 쪽으로 돌 수도 있고, 목적지에 따라 410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도시 중심부를 통과할 필요가 없는 차량은 아예 외곽의 1604를 이용해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특히 Loop 1604의 존재가 큽니다. 샌안토니오 북부가 Stone Oak, La Cantera, UTSA 쪽으로 팽창했는데도 모든 차량이 다운타운 방향으로 내려갈 필요가 없습니다.

북쪽 지역끼리 이동하는 차량을 1604가 옆으로 받아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Loop가 있다고 교통체증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샌안토니오가 계속 성장하면서 1604 주변에 주택과 쇼핑센터, 회사가 들어섰고 그 결과 1604 자체가 출퇴근 도로가 되어버렸습니다.

현재 진행되는 대규모 확장공사가 바로 그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도시 전체를 놓고 보면 아직 숨통이 트여 있습니다.

샌안토니오에서 "오늘 길 엄청 막혔다"고 해도 10분 정도 지나면 다시 시속 60~70마일로 달리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LA에서는 그 20분이 한 시간으로 늘어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즘 281이나 1604를 운전하면서 "샌안토니오도 이제 교통지옥이 다 됐네"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LA에 한번 다녀오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샌안토니오도 분명 10년 전보다 많이 막힙니다. 앞으로 인구가 계속 늘면 지금보다 더 심해질 겁니다.

하지만 410과 1604라는 두 개의 거대한 고리, 그 사이를 연결하는 방사형 고속도로망은 이 도시가 커지는 동안 교통량을 분산시키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결국 샌안토니오의 Loop는 LA나 휴스턴 같은 교통체증을 매일 겪지 않게 해주는, 샌안토니오 도로망의 숨은 공신이라고 할 만합니다.